“우리도 앞으로 집을 지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페인트 칠하고, 바닥 장판 깔고 전구 다는 것을 직접 해보니 재미있어요”. 넙도초등학교서리분교장(교장 강진순) 1, 5학년 5명 아이들은 4~7월에 걸쳐 공간꾸미기 프로젝트를 하면서 자신이 상상했던 것이 현실이 되는 것에 신나했다.

서리분교는 2020년 유치원 아이들 4명의 입학으로 병설유치원이 개원하였고 올해 초등학교는 1개의 학급에서 2개의 학급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늘어나는 학생수와는 다르게 교실은 부족하고 학생들에게는 놀 공간이 부족하다는게 현실로 다가왔다. 이런 상황 중에 수년 간 창고로 사용되었던 과학실을 학생, 학부모, 교직원이 함께 공간 프로젝트를 통해 놀이공간으로 만들어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건물이 너무 오래되어서 녹이 많이 슬었고 오랫동안 방치된 물건이 많이 쌓여 있어서 새로운 공간으로 창조된다는 것에 의구심이 들었지만 여러 학부모님께서 트럭을 몰고 와서 곰팡이가 피고 먼지투성이 된 물건을 번쩍 들어 정리해 주시는 4월 28일, 그 날 공간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학생들은 실제 공간 크기를 측정하고 벽면에는 원하는 색상 페인트를 칠하고 그 위에 그림을 그리고 달과 별과 같은 예쁜 전등도 달고 핑크색 쇼파, 보드게임장, 책꽂이 등등 여러 소품들을 직접 배치하였다. 전등을 달고 TV를 설치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때는 건축 및 전기 설계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고 학부모님께도 의견을 여쭈어 보면서 놀이 공간은 점점 윤곽을 드러나게 되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놀이공간 이름은 공모를 통해 “바닷속의 서리분교”라 불리게 되었고 7월 6일(수) 공간프로젝트 성과발표회에 학생, 학부모, 교직원이 모여 중앙 벽면에 복어, 해파리, 바닷가재, 다시마 등등 바닷속 생물을 그림으로 채워가며 섬마을 놀이공간이 새롭게 탄생되었다. 완성된 모습에 아이들은 “진짜 바닷속에 온 기분이 들어요”라며 환호성을 질렀다. 3개월에 걸친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는 오늘 이 자리는 서로 축하하고 격려하면서 하나, 둘, 셋 구호에 맞춰 테이프 컷팅식으로 놀이공간 탄생이라는 큰 의미가 더해졌다.

공간꾸미기 성과발표회를 축하해주러 오신 본교 조영철 선생님은 “기적의 도서관처럼 아이들이 기적을 이뤄낸 것 같다. 마음껏 놀면서 꿈이 자라는 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하셨다.

학생 놀이공간은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과정 하나하나가 학생, 학부모, 교직원이 함께 머리를 맞대며 고민했다는 점에서 민주적 의사결정과 의사소통 능력이 한껏 발휘되어 의미가 남다르며 서리분교 학생들의 아름답고 행복한 미래가 시작되는 장소로 활용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