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위해 온몸 던진 40년, 김병원 전 회장 프랑스 훈장 수훈

사회
농민 위해 온몸 던진 40년, 김병원 전 회장 프랑스 훈장 수훈
수십년 농민 위해 흘린 ‘땀’… 훈장이라는 결실로
26살 말단 직원에서 농민 섬기는 회장 자리 올라
농민·직원과 공감대 형성하는 ‘신경영’ 실천
“훈장 수여, 농민과 농협인이 함께 이룬 성과"
  • 입력 : 2020. 11.19(목) 12:45
  • 유우현·윤석민 기자
김병원 전 농협중앙회장이 재임 기간 중 한국과 프랑스의농업·금융 분야 발전에 헌신한 공로로, 프랑스 정부로부터 농업공로훈장 기사장을 지난달 20일 주한 프랑스 대사관에서 받았다.

김병원 전 농협중앙회장이 재임 기간 중 한국과 프랑스의 농업·금융 분야 발전에 헌신한 공로로, 프랑스 정부로부터 농업공로훈장 기사장을 지난달 20일 주한 프랑스 대사관에서 받았다.

또한 포괄적 양해각서 체결 이후 크레디 아그리콜 그룹과 한국 농협금융 합작회사인 아문디(Amundi) 자산운용사는 24조 원의 수탁고를 48조 원으로 급성장시키는 등 한국과 프랑스 양국의 농업·금융산업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


▶ 농민의 아들, 300만 농민을 위한 낮은 자리로

김병원 전 회장은 1953년 10월 5일 전라남도 나주에서 태어났다.

1978년 농협에 입사한 뒤 나주 남평농협 전무를 거쳐 나주 남평농협 조합장을 (13·14·15) 연임했다. 2013년에 NH 무역대표이사를 지냈다. 2015년에는 농협 양곡 대표이사를 지냈다.

2016년 제5대 민선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출마, 당선되어 민선 전환 이후 첫 호남 출신 중앙회장이라는 특이 이력을 가지고 있다.

농업과 농촌의 대안 마련을 위한 초지일관된 인생역정을 통해 3수 끝에 농협중앙회장 당선에 성공할 정도로 집념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김병원 전 회장은 “목적은 세상에서 가장 값진 동기부여다”며 뚜렷한 목적의식이 있었기에 호남 최초의 농협중앙회장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회장 취임 이후 협동조합으로서의 ‘정체성’과, 잃어버린 농협의 ‘정체성’찾기를 강조했다. 그때까지 직원들은 시중은행 혹은 대형 유통업체 따라잡기에만 급급했고, 사람들은 농협을 그저 ‘은행’ 혹은 ‘농산물 판매처’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농가소득 5000만원’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전념했다. 농가 추곡수매 희망물량 전량수매 등 쌀 공급량 조절을 통해 쌀 가격을 19만원대로 회복시킨 것이 농협중앙회장 재임 시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이를 위해 그는 농가소득을 높일 방법으로는 상승하는 생산비를 낮추는 것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에 있던 농협 자회사들의 본사를 없애고 모두 현지로 내려보냈다. 그렇게 줄인 돈으로 비료·농약 가격을 인하했다. 또 대량 구매 등을통해 농약과 사료 가격 인하를 유도했다.


▶ 구둣발로 지구 4바퀴 뛰어… ‘현장경영’에 답이 있다.

“답은 현장에 있다”. 김 전 회장의 ‘신경영’은 이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변화의 시작은 회장의 ‘소통’이었다. ‘소통’을 하기 위해 현장을 오간 거리만 25만 km가 넘는다. 지구 4바퀴가 넘는 거리다. 1만 5000여 명이 넘는 직원들과 무박 2일 토론에서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며 거리감을 좁혔다.

김 전 회장은 회장에 당선되며 임기 4년 중 2년을 200만 조합원 곁에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리고 약속한 대로 피해를 입어 실의에 빠진 농민에게로 달려갔다. 위로의 말뿐 아니라 계열사를 총동원해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았다. 특판을 통한 판로 확보를, 신규대출 시 추가 우대금리를 적용할수 있도록 했다.

김 전 회장은 “천성이 권위주의적인 것과 거리가 멀다”며 지위가 만드는 권위주의를 굉장히 경계했다고 전해진다. 농협중앙회장은 농민을 위한 자리이고, 곧 타인을 위한 자리라는 생각에 스스로 낮아지기위해 노력했다고. 이를 위해 출근할 때 임직원들이 로비에 나와 90도로 인사하던 관행을 없앴으며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기도 하는 등 소탈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김 전 회장은 “잘못된 관행을 끊어내 농협이 농민을 위해 일하는 조직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며 “이렇게 절감한 비용은 모두 농민과 농촌을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로부터 농업공로훈장 기사장을 받는 김병원 전 회장.


▶ 24조 유공 ‘파스퇴르 훈장’… “농민과 농협인들께 드린다.”

작년 12월 임직원들 박수 속에 퇴임한 김병원 전 회장은 한국생명과학기술연구원을 설립, 각계 전문가그룹과 함께 대한민국 농업과 농촌의 지속가능한 대안 마련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2003년 농협발전유공으로 대통령 표창, 2007년 대한민국 철탑산업훈장, 2009년 자랑스러운 전남인 상, 2019년 ‘협동조합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로치데일 공정개척자 대상을 받아 한국 농업인의 자긍심을 세계에 드높였다.

그리고 지난 10월 20일 프랑스 농업공로훈장을 받았다. 이 훈장은 생물학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로 꼽히는 생물학자 루이 파스퇴르도 수상했다.

김 전 회장은 수상 소감에서 “농협중앙회장 재임 기간 동안 중앙정부와 국회를 비롯해 전국을 무대로 현장 중심의 농정활동을 펼쳐, 우리 농업·농촌의 혁신을 이루어 냈는데, 프랑스 정부의 이러한 훈장 수여는 우리 농민들과 10만 농협인이 함께 이루어 낸 성과”라며“이 훈장을 농업·농촌을 지켜내고 있는 농민과 농협인들께드린다”라고 밝혔다.

한편 김병원 전 회장은 1999년 광주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2001년 전남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과 석사학위, 2004년 농업개발학과 석사학위, 2010년 동 대학원에서 ‘한국 농가의 양극화 실태에 관한 연구’ 논문으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학위 취득하며, 부모님과 함께 기념사진
유우현·윤석민 기자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