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 무안 공항 이전, 깊어지는 고심 ‘진퇴양난’ 이용섭

사회
광주 - 무안 공항 이전, 깊어지는 고심 ‘진퇴양난’ 이용섭
명분 위한 정치 꼼수?… 이 시장, 권익위 뒤로 숨었을까
이용섭 시장, “종합적으로 고려해 늦지 않게 결정할 것”
  • 입력 : 2020. 11.19(목) 13:13
  • 윤석민 기자
역시나였다. 여론조사를 통한 광주시민 80%의 선택은 ‘민간공항 이전은 군 공항 이전과 연계해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예견했던 결과였다. 이번 조사가 이용섭 시장의 ‘빠져나갈 궁리’를 찾기 위한 ‘뻔한 정치적인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광주시 측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며 입장을 밝혔다.

광주시민권익위원회는 지난 12일, 시민 2500명을 대상으로 도출된 ‘광주 민간공항 및 군공항 이전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권고문을 이용섭 시장에게 전달했다.

해당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간공항의 적절한 이전 시기에 대해 시민들은 ‘군 공항과 동시 이전’ 30.1%, ‘군 공항 이전부지에 대한 전남도와의 합의가 이루어질 때’ 49.4%로 나타나, 광주시민 10명 중 8명은 군·민간공항 이전은 군 공항 이전과 연계해 추진해야 한다고 답했다. 위 결과를 토대로 권익위는 “광주시는 2021년 광주 민간공항을 무안공항으로 이전·통합하는 계획을 유보하고, 향후 민간공항의 이전 시기는 군 공항 이전 부지에 대해 광주시와 전남도가 명확한 합의를 이룬 후에 결정해야 한다”라고 권고했다.


▶ 명분을 위한 꼼수?…이 시장, 권익위 뒤로 숨었나

일각에선 이번 여론조사가 2018년 8월 광주시, 전남도, 무안군의 3자 협약을 파기하려는 ‘명분을 위한 꼼수’ 라는 매우 냉담한 평가도 나온다. 이 시장 자신은 권익위 뒤로 숨어 출구 전략을 구상한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군 공항 이전 사업이 지지부진해 민간 공항 이전·통합 계획까지 찬반 논란이 있다’는 등 질문 문구가 선입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광주시측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광주시 김이강 대변인은 “(이용섭)시장님의 지시와는 무관하다”며 “(시 홈페이지) 바로소통광주에 시민들의 의견이 올라와서 50명 이상의 동의가 있으면 토론에 부칠 수 있다. 그 토론에 100명 이상의 시민이 참여하여 결론을 내면 시민권익위원회에서 그에 따른 응답을 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권익위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하게 된 것이다”고 해명했다.


▶ 다가오는 선택의 시간

선택의 시간이 다가온 이 시장은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권고안을 수용하자니 시·도 상생 분위기나 행정 신뢰도에 치명적인 손상이 생길 것이고, 약속을 지키자니 광주시민 80%의 의견을 거스르는 의미가 될 수 있다.

현재 이 시장은 선택을 위한 숙고에 들어갔을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은 “건의 내용이 오면 시민 의견, 전남도와의 상생, 광주·전남의 번영 등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늦지않게 결정 사항을 발표하겠다”고 언급해 그 결단까지 시간은 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 본인이 초래한 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 시장은 지난 6월 초 “시도민의 약속인 만큼 지켜져야 한다”며 민간 공항 이전 추진 의지를 피력했지만, 다시 9월에는 “시민 생각, 광주·전남의 미래와 상생, 국방부와 전남도의 자세 등을 종합해서 때가 되면 입장을 밝히겠다”고 여지를 뒀다.

이 시장은 지난 13일 SNS를 통해 ‘시민들의 뜻을 받들면서 광주·전남 상생과 공동 번영의 길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전라남도가 조금만 협력해 준다면 해법을 찾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며 조심스레 전남도에 도움을 요청하는 손을 내밀었다.
윤석민 기자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