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인구문제 해법…화순군 ‘만원주택’ 선도 구복규 군수 빅히트…방향성 맞고, 물꼬 텄고, 빠르게 확산 2% 부족, 좋은 정책 ‘준비 부족과 소홀’ 신뢰도 손상 장명철 기자 hoahn01@hanmail.net

2024년 08월 01일(목) 10:22

구복규 화순 군수

화순군 행정의 ‘선도와 모범’ 사례로 꼽히는 ‘만원임대주택’이 저출생과 인구문제 그리고 도시 소멸을 해결하는 여러 방법 중 하나로 호평을 받고 있지만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여 혁신적 정책이지만 디테일을 챙기지 못했다는 입주자들의 불평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5월 화순군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에서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만원임대주택 추첨식이 있었다. 당첨된 예비 입주자들의 표정은 밝아 보였다. 하지만 기존 만원임대주택 입주자들은 임대주택 운영과 서비스에 불만족이 높았다.

청년 및 신혼 부부 만원 임대주택 입주자 추첨

희망에 찬 예비 입주자들에게도 문제는 금방 찾아왔다. 지난달 28일 화순군 만원임대주택 예비 입주자들은 임대 계약일 일주일 전에 입주일이 갑자기 연기되는 혼란이 있었다. 화순군과 부영주택이 리모델링 비용 부담 문제를 두고 합의를 하지 못하면서 일정이 연기되었기 때문이다. 화순군의 만원임대주택 운영부서가 사전에 충분한 준비를 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문제점으로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주예정자들이 입게 되었고 좋은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정책신뢰도가 떨어지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또 다른 문제는 아파트 관리 부분에서의 문제점이다. 만원임대주택으로 인하여 부영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거주민 A 씨는 에어컨 설치 문제로 관리사무소와 실랑이를 벌였다. 에어컨 실외기를 창 바깥으로 설치를 할 수 없다는 부분 때문이다. 거주민 A 씨는 외부 설치를 할 수 없다면 실외기를 베란다에 설치할 수밖에 없는데 베란다에 설치를 하게 된다면 베란다 이용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부영아파트 측은 관리규약에 따르면 현재 아파트가 오래되어 외부 설치의 경우 추락의 위험이 있어 허락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금호타운의 경우 서약서를 작성할 경우 외부 설치를 허용해 주고 있다. 입주자들은 부영아파트 측이 ‘관리편의주의’로 자사 위주로 관리규약을 적용한다며 임대업자인 부영측에서 근본적 안전 방안을 마련한 관리규약을 만들어 줄 것을 요구하면서 화순군의 적극적인 행정으로 입주민의 이익과 권리가 보장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대중교통의 문제도 있다. 화순군의 만원임대주택 정책은 청년층을 끌어드린다는 명확한 목적이 존재하는데 청년층 중 차량 소지자의 비율이 낮기 때문에 대중교통이 편리해야 만원임대주택이 더욱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

현재 화순군과 광주의 대중교통편은 30분마다 한 대로 배차간격이 설정되어 있다. 광주뿐 아니라 순천, 광양 여수 쪽인 전라남도 동부 쪽으로 가는 대중교통편도 많이 불편하다. 대중교통 간격을 조금 더 좁힌다면 차량이 없는 청년층들에게 만원임대주택 정책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화순 부영아파트 전경

화순읍 시내권을 중심으로 했을 때 광주로 가는 마지막 승강장이라고 할 수 있는 ‘공공도서관 승강장’까지 순환버스(10~15분 간격) 운행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제안도 나왔다.

구복규 군수의 빅히트 정책인 ‘만원임대주택’이 성공하고 타 지자체에 모범과 전형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디테일의 완성을 통해 정책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엽적인 문제점이 있기는 하지만 화순군의 만원임대주택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실제로 화순군은 지난해 10월 말까지 20개월 연속 매월 60명씩 줄어드는 인구 감소가 이어졌는데, 같은 해 11월 말 기준은 전월 대비 21명이 증가하는 성과를 보였다.

특히 20~29세까지의 젊은 층 인구 변화가 두드러졌는데 전 달에 비해 27명이나 증가했다. 지자체에서는 만원 임대주택의 효과가 컸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인정받아 화순군은 2024 로컬 콘텐츠 페스타에서 종합대상을 수상하였다.

100호 공급 중, 타 지역 유입 세대 총 44세대, 출처_화순군청

외부에서 전입하는 인원들에 대한 혜택도 화순군은 이미 준비하고 있다. ‘전남 청년 근속 장려금 지원 사업’을 통해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들에게 1~4년 차까지 연차별 지원을 해주고 있으며 주민 전입 장려금 지원으로 전입만 하더라도 6개월이 경과되면 5만 원, 18개월이 경과되면 10만 원, 36개월이 경과되면 또 10만 원으로 도합 25만 원을 전입만 하더라도 지원해 주고 있다.

화순군에서 성공한 정책사업 모델로 자리 잡은 만원 임대주택의 경우 이제는 서울을 비롯해 전국의 타 지자체로 확산하는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 인천시는 내년부터 신혼부부에게 하루 임대료가 1천원인 ‘천원주택’을 연간 1천호 규모로 공급한다. 전남도 또한 인구 감소 지역인 고흥·보성·진도·신안군에 ‘전남형 만원주택’ 1천호를 짓기로 했다. 강원 태백시도 기존 임대 아파트를 활용해 ‘만원임대주택’ 공급 대열에 합류했다. 서울시는 신혼부부용 ‘반값전세’카드를 꺼냈다.

만원 임대주택이란 월 1만 원의 임대료로 20평형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민간기업 부영주택이 운영하는 기존 임대 아파트를 화순군이 전세로 빌려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월 1만 원에 재임대하는 방식이다. 기본 2년 계약이며 최대 2회 연장이 가능하여 최장 6년까지 살 수 있는 제도이다.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성공한 정책이라고 평가받는 만원 임대주택이 지속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위에서 지적한 몇 가지 문제점을 해결할 필요성이 있다. 화순군청의 주도적인 지휘 아래 부영아파트와 입주민들의 끊임없는 소통과 이해가 필요하다. 또한 여러 폭넓은 행정서비스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만원임대주택 근처 상권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을 같이 추진하거나 대중교통편을 좀더 편리하게 한다면 만원 임대주택의 효과를 더 크게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