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복구비 1,230억 끌어낸 정철원 군수의 발품 강주성 기자 hoahn01@hanmail.net

2025년 08월 25일(월) 13:05

담양 정철원 군수와 행안부 안전에방정책실장이 호우피해지역 현장 및 복구상황을 점검 하고있다

지난 7월 기록적인 폭우로 막대한 피해를 본 담양군이 전라남도 내 최대 규모인 1,230억 원에 달하는 특별재난지역 복구비를 확보했다. 이는 확정된 피해액 409억 원의 세 배가 넘는 금액으로, 단순 복구를 넘어 항구적인 안전 시스템을 구축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철원 군수를 필두로 한 담양군의 전방위적인 노력이 이끌어낸 성과지만, 이제 군민의 시선은 확보된 재원을 얼마나 신속하고 투명하게 집행해 실질적인 일상 회복을 이끌어낼 것인지, 그 과정과 결과에 쏠리고 있다. 1,230억 원이라는 숫자의 무게만큼, 담양군은 이제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전례 없는 재난, 발로 뛴 대응이 이끌어낸 ‘도내 최대’ 복구비
이번 복구비 확보 과정은 그야말로 ‘총력전’이었다. 담양군은 7월 집중호우로 공공시설과 사유재산을 포함해 총 409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피해를 봤다. 피해 규모가 막대했던 만큼, 복구 방향을 설정하는 초기 단계부터 군의 움직임은 기민했다. 정철원 군수는 피해 발생 직후부터 중앙부처와 전라남도를 수시로 오가며 지원을 호소했다.

특히 행정안전부를 직접 방문해 재난안전대책본부장, 안전예방정책실장 등 재난 대응 핵심 관계자들을 만나 피해 현황 심각성을 알리고 전방위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중앙합동조사단이 현장을 찾았을 때는 직접 피해 지역을 안내하며 단순한 원상 복구가 아닌,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에게는 재난 예방 시스템 강화를 위해 CCTV 확충 예산 5억 원을 별도로 건의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펼쳤다.

이러한 필사적인 노력은 ‘개선 복구’ 개념을 관철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개선 복구는 재발 방지를 위해 기존 시설물 규격이나 능력을 향상하는 방식으로, 일반적인 피해 복구보다 훨씬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 담양군은 피해 지역 하천 세 곳(오례천, 어사천, 가사천)을 개선 복구 사업 대상지로 확정받는 성과를 거뒀다. 그 결과 최종 확보된 복구비는 1,230억 원으로, 이는 전남 지역 시군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재난 극복을 위한 담양군의 절박함과 논리적인 설득이 중앙정부와 전라남도를 움직인 결과로 평가된다.

정철원 군수가 행안부 재난안전대책본부와 복구지원국을 방문하고있다

1,230억 원의 무게… 신속·투명한 집행이 관건
도내 최대 규모 복구비 확보라는 낭보는 분명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막대한 재원이 투입되는 만큼, 군민들은 복구 사업이 얼마나 빠르고 투명하게 진행되는지를 예리하게 지켜볼 것이다. 가장 큰 관심사는 개선 복구 사업으로 확정된 3개 하천 정비다. 항구적인 안전을 담보할 핵심 사업이지만, 설계부터 보상, 착공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담양군은 관련 행정절차를 최대한 단축하고, 사업 추진 타임라인을 군민에게 명확히 공개하며 소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전 설계 검토, 국고보조금 집행 계획 등을 투명하게 공유함으로써 행정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신속성과 투명성은 이재민을 위한 직접 지원금 집행 과정에서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담양군은 주택 침수, 농경지 유실 등으로 고통받는 군민을 위해 재난지원금과 위로금 등 63억 원 규모 생활안정 지원금을 ‘성립전 예산’으로 우선 집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성립전 예산 편성은 의회 의결을 기다리지 않고 긴급한 필요에 따라 예산을 먼저 사용하는 제도로, 신속한 지원을 위한 군의 의지를 보여준다.

관건은 이 지원금이 한시라도 빨리, 그리고 공정하게 피해 군민 손에 쥐어지는 것이다. 주택, 상가, 농림 피해 등 유형별 지원 물량과 단가를 명확히 공개하고, 지원 대상에서 누락되거나 지원 규모에 이의를 제기하는 민원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절차 역시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 63억 원이라는 돈이 단순한 숫자를 넘어, 재난으로 무너진 군민의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희망의 마중물이 되기 위해서는 속도와 공정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만 한다.

담양 정철원군수가 환경부 국비지원을 위한 수해폐기물현장을 실사하고있다

군민 눈물을 닦아줄 실질적 지원, 세심한 행정이 필요하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서 담양군민은 복구비 외에도 다양한 간접 지원 혜택을 받게 된다. 일반 재난지역에 적용되는 24개 항목에 더해, 건강보험료·전기요금·통신요금·도시가스요금 감면과 TV수신료 면제 등 13개 항목이 추가로 적용된다. 당장 생계가 막막한 피해 주민들에게 이러한 공공요금 감면은 가뭄의 단비와도 같다.

이러한 혜택이 ‘그림의 떡’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행정의 역할이다. 군은 각종 지원 제도를 군민들이 몰라서 신청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신청 절차를 최대한 간소화해야 한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나 정보 접근에 취약한 계층을 위해서는 직접 찾아가는 행정 서비스도 고려해볼 만하다. 세심하고 따뜻한 행정이야말로 재난으로 상처받은 군민의 마음을 위로하고, 공동체 회복을 앞당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담양군은 전례 없는 재난 앞에서 좌절하지 않고, 발 빠른 대응으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토대를 마련했다. 1,230억 원은 단순한 복구 비용을 넘어, 더 안전하고 살기 좋은 담양을 만들라는 군민의 준엄한 명령이다. 이제 담양군은 확보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항구적인 재난 예방 시스템을 구축하고, 피해 군민의 아픔을 보듬는 성숙한 행정 능력을 증명해야 할 때다. 이번 재난 복구 과정이 ‘전화위복’의 성공적인 사례로 기록될 수 있을지는 전적으로 담양군의 향후 행보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