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인프라로 미래를 디자인하다 국도 숙원 해결, 선제적 재난 대응 유망 기업 유치, 곡성의 내일을 열다 체류와 정주를 잇는 새로운 관계 설계 유우현 기자 hoahn01@hanmail.net

2025년 09월 15일(월) 16:50

조성래 곡성군수(우측),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좌측)이 곡성군의 주요 현안 논의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위기라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한 대한민국 농촌 현실 속에서, 곡성군이 생활, 산업, 정주 인프라라는 세 가지 핵심 축을 동력으로 삼아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담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조상래 군수가 직접 중앙부처를 오가며 지역의 해묵은 현안 해결에 나서는 한편,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산업단지 분양과 새로운 인구 유입 모델인 정주 여건 개선에 속도를 내면서 군정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는 단기적인 성과에 그치지 않고, 각 정책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시너지를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장기적인 포석으로 풀이된다.

군민의 일상을 지키는 ‘생활·안전 인프라’ 확충
지역 발전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는 군민의 안전이다. 조상래 군수는 지난 8월 28일 행정안전부를 직접 방문하여 구 국도27호선의 위험구간 정비 사업을 최우선 과제로 다뤄줄 것을 강력히 건의했다. 잦은 급커브와 협소한 도로 폭으로 인해 만성적인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된 이 구간은 주민들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다. 조 군수는 단순한 도로 개보수를 넘어, 폭염과 집중호우 등 기후위기 현상에 대비하기 위한 입체적인 수해 대응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함께 역설하며 국비 지원의 당위성을 설득했다.

특히, 도로 선형 개량과 배수 시설 정비를 동시에 추진해 교통사고와 상습 정체를 한 번에 해결해야 한다는 논리는, 한정된 예산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려는 중앙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부합한다. 이는 행정안전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생활인구’ 활성화 정책과도 직결된다. 곡성군이 보유한 풍부한 관광자원을 기반으로 체류형 방문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들의 이동 편의성과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안전한 도로와 재난 걱정 없는 환경은 방문객의 만족도를 높여 재방문을 유도하고, 나아가 곡성을 제2의 생활 거점으로 고려하게 만드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지역경제의 심장이 될 ‘산업기반 인프라’ 구축
안정적인 일자리는 인구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핵심 동력이다. 곡성군은 지난 9월 초 대구국제식품산업전에서 ‘운곡특화 농공단지’ 분양을 위한 대대적인 홍보 활동을 펼쳤다. 총 10만 6,539㎡의 산업부지에 25개 필지를 공급하는 이번 분양은, 곡성군이 청정한 전남지역에서 재배한 농산물이라는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식품제조업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군은 박람회 현장에서 물류 접근성, 청정한 원재료 조달의 용이성 등을 제시하며 잠재 투자자들의 즉각적인 관심을 유도했다.

이에 앞서 군은 관내 식품기업들을 초청한 간담회를 통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수요자 중심의 접근을 시도했다. 특히 타 광역시·도에서 이전하거나 증설 투자하는 기업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책도 공개됐다. 군은 전라남도와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투자금 20억 원 이상, 상시 고용 인원 10명 이상의 요건을 갖춘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설비 투자금의 15% 이내(최대 35% 한도)에서 보조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초기 투자 부담 완화를 위해 입지 보조금과 시설 보조금을 각각 최대 50억 원까지 제공하며, 고용 및 교육 훈련과 근로 생활 개선을 위해서도 각각 최대 10억 원과 3억 원의 보조금이 추가로 지원된다. 이는 단순한 부지 분양을 넘어, 기업과 행정이 함께 성장하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떠나는 농촌에서 머무는 농촌으로, ‘정주 인프라’ 혁신
곡성군은 관계인구를 정주인구로 전환하기 위한 혁신적인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시즌제로 운영되는 체류형 프로그램 ‘워크빌리지 in 곡성’이다. 일(Work)과 휴가(Vacation)를 결합한 ‘워케이션’ 개념을 도입한 이 프로그램은 청년 및 원격근무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참가자들은 곡성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업무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의 숙박, 식음, 문화 시설을 이용하며 지역 경제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 이러한 반복적인 체류 경험은 자연스럽게 지역에 대한 애착으로 이어져, 주거 탐색과 정주로까지 이어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군은 기업 및 팀 단위의 장기 체류 수요를 겨냥한 ‘러스틱타운’을 조성하고 있다. 이는 주거, 업무 기능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복합 커뮤니티 공간으로, 원격 및 하이브리드 근무라는 새로운 시대의 흐름에 최적화된 모델이다. 군은 이처럼 매력적인 주거 및 업무 환경을 제공하고, 앞서 언급한 안전한 생활 인프라와 안정적인 일자리 인프라를 결합하여 인구 유입의 매력을 입체적으로 구성한다는 전략이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거버넌스, ‘섬진강유역환경청’ 신설 촉구
인프라 구축과 함께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행정 거버넌스 개편도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곡성군의회는 지난 9월 5일, 2020년 대규모 수해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섬진강유역환경청 신설 촉구 및 유치 건의안’을 채택했다. 현재 전라남도 섬진강 수계는 광주에 위치한 영산강유역환경청이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광주와 제주, 전남·전북, 경남 일부 지역을 포함해 섬진강·영산강·탐진강을 동시에 관리하다 보니 섬진강에 대한 행정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건의안은 섬진강 수계의 특성에 맞는 독립적인 전담 행정조직을 신설하여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상시적인 관리 체계를 구축하자는 지역 사회의 절박한 요구를 담고 있다. 군은 지리적·생태적 중심지라는 강점을 내세워 환경청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결론적으로 곡성군의 최근 행보는 생활 안전, 산업 기반, 정주 여건이라는 세 축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갈 때 지역의 체감 변화가 가장 빠르게 나타난다는 확신에 기반하고 있다. 향후 중앙부처와의 협의 결과와 연말 예산 편성이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군민의 안전을 확보하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며, 살고 싶은 환경을 조성하려는 곡성군의 다각적인 노력이 실질적인 결실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