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모빌리티 허브, 영광의 질주는 계속된다 K-모빌리티 산업 초석을 다진 10년 뚝심 규제자유특구, 기업 투자·혁신의 기폭제 K-모빌리티, 엑스포 통해 수출길 활짝 김태리 기자 hoahn01@hanmail.net

2025년 11월 05일(수) 15:19

e-모빌리티엑스포 / 출처 영광21

전라남도 영광군이 10여 년간의 꾸준하고 흔들림 없는 투자와 혁신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e-모빌리티(e-Mobility) 산업의 명실상부한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한적한 농업 지역이었던 영광이 미래 모빌리티의 전진기지로 탈바꿈한 성공 스토리는 단순히 기업을 유치하는 수준을 넘어, 관련 산업 생태계를 자생적으로 창조하고 나아가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선도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광군의 담대한 도전은 이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초석 다진 10년, e-모빌리티 도시를 세우다
영광군의 e-모빌리티 신화는 지난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 e-모빌리티 산업을 일찌감치 선정한 영광군은 지난 10년간 약 3,500억 원 규모의 국고 사업을 유치하는 저력을 보였다. 이를 통해 대마전기자동차산업단지 일대에 50만 평에 달하는 거대한 산업 기반을 조성했다. 이는 단순한 부지 조성을 넘어, 산업의 씨앗을 뿌리고 싹을 틔우기 위한 전방위적인 노력의 결실이었다.
이곳에는 한국자동차연구원 전남본부를 필두로 e-모빌리티 기업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지식산업센터, 그리고 제품의 안정성과 신뢰도를 검증하는 미래차 전자기파 인증센터 등 핵심 연구 및 지원 시설이 체계적으로 들어섰다. 특히 주목할 점은 연구개발(R&D)부터 부품 시생산, 제품 인증, 기업 컨설팅, 전문 인력양성까지 전 과정을 한 곳에서 유기적으로 해결하는 '원스톱 지원체계'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강력한 인프라와 지원 시스템은 관련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로 인식되었고, 그 결과 대풍EV, HB, SK시그넷 등 22개의 유망 e-모빌리티 기업이 영광에 둥지를 틀며 기술 개발과 사업화의 기반을 성공적으로 다졌다.

혁신의 날개를 달게 한 규제자유특구
산업 기반을 다진 영광군이 본격적인 비상을 시작한 것은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e-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면서부터다. 이는 e-모빌리티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던 낡은 규제의 빗장을 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특구 운영을 통해 그동안 실증이 불가능했던 다양한 신기술들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전기자전거의 자전거 전용도로 주행이 허용되었고, 개인형 이동장치의 핵심인 모터 출력 제한이 완화되었으며, 농업용 동력운반차의 적재량 규제가 풀리는 등 총 6건의 핵심 규제가 해소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러한 규제 혁신은 기업들에게 새로운 사업 기회의 문을 활짝 열어주었다. 이는 곧장 투자 유치라는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2020년 한 해에만 KST일렉트릭, 성지에스코 등 5개 기업과 총 643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 협약이 체결되었으며, 이를 통해 238명의 신규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되는 등 규제 개선이 기업 투자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성공적으로 증명해냈다.

세계로 무대를 넓히는 영광 e-모빌리티
탄탄한 내수 기반을 다진 영광군은 시선을 해외로 돌려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폭발적인 성장 잠재력을 지닌 동남아시아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인도네시아 전기이륜차산업협회(AISMOLI) 등과 4자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동남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러한 노력은 지난 6월, 영광군이 직접 시장 개척단을 이끌고 인도네시아를 방문하면서 실질적인 결실을 보았다. 현지에서 발리 정부 및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수출상담회를 개최한 결과, 관내 9개 기업이 참여해 총 48건, 약 118억 원 규모의 수출 상담을 진행했으며, 이 중 4개 사는 현장에서 약 36억 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매년 개최되는 '영광 e-모빌리티 엑스포'는 이러한 글로벌 확장의 핵심적인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2024년 엑스포에는 22개국 160여 개 기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으며, 나흘간 1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다. 엑스포 기간 중 진행된 수출상담회를 통해 총 1,744만 달러(약 240억 원)의 수출 계약이 추진되는 등 국내 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명실상부한 e-모빌리티 전문 산업 박람회로 자리매김했다.
영광군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국토교통부의 '지역개발 공모사업' 투자선도지구로 최종 선정되어 국비 100억 원을 추가로 확보, e-모빌리티 클러스터 고도화에 나선다. 이를 통해 제2산단을 조성하고, 인력양성센터와 해외수출지원단을 갖춘 복합단지, 체험 및 경진대회 트랙이 포함된 특화공원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10년의 열정과 노력으로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새 지평을 연 영광군은 산업과 일자리, 인프라가 연계되는 선순환 체계를 더욱 강화하여 대한민국 e-모빌리티 중심지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전망이다.

e-모빌리티연구센터 / 출처 영광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