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원 “담양 예산 1조” 출사표⋯ 통합시대 선점론 전면화

통합특별시 선점론 부각
예산 1조·인구 반등 제시
행정 연속성 복원 승부수

hoahn01@hanmail.net
2026년 03월 16일(월) 16:22
박종원 후보. [사진=박종원 후보 측]
전남도의회 박종원 의원이 담양군수 선거 출마를 공식화하며 “담양 예산 1조 원 시대”를 전면에 내걸었다. 박 의원은 광주·전남 통합이라는 거대한 행정 재편과 AI 산업 전환기를 담양 도약의 결정적 기회로 규정하고, 광역교통망 확충과 첨단산업 유치, 스마트농업 전환, 정원도시 조성 등을 묶은 대형 공약을 제시했다. 담양이 더는 주변부에 머물지 않고 광주 생활권과 미래산업의 접점으로 올라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예산 1조 원, 정주인구 7만, 생활인구 100만 등은 현재 수치가 아니라 박 의원이 제시한 목표치인 만큼, 실현 가능성을 둘러싼 검증도 함께 뒤따를 전망이다.

박 의원의 출마 선언은 단순한 인물 경쟁보다 시대 변화의 선점 여부를 앞세운 데 특징이 있다. 그는 오는 7월 1일 출범을 목표로 정부와 광주광역시, 전라남도가 통합특별시 준비 절차에 들어간 상황에서 담양이 초반 6개월 대응에 실패하면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고 봤다. 실제 행정안전부와 광주·전남은 지난 6일 출범준비회의를 열고 조직·재정·자치법규 통합 등 단계별 이행안을 공유했다. 박 의원이 이 지점을 파고들며 “지금이 골든타임”을 강조한 것은, 통합 이후 담양의 위상을 두고 벌어질 지역 간 경쟁 구도를 선거 프레임으로 끌어오려는 시도로 읽힌다.

통합 변수 앞세워 “담양 주도 성장” 제안
박 의원이 내세운 핵심 메시지는 분명하다. 광주와 가장 가까운 담양의 지리적 이점을 통합시대 성장 엔진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광역교통망을 넓히고 달빛내륙철도와 연계한 관광·물류 허브를 만들며, 담양의 행정·재정 권한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통합에 편승하는 수준이 아니라 통합의 실익을 가장 많이 가져오는 군수가 되겠다는 정치적 약속이다.

이 구상은 담양의 기존 강점과도 맞닿아 있다. 담양은 이미 전남 인구감소지역 가운데 생활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집계된 바 있다. 행정안전부·통계청의 2024년 2분기 생활인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담양군 생활인구는 41만9946명으로, 등록인구의 8배 수준이었다. 관광과 체류형 소비, 광주 인접성이 결합한 결과다. 박 의원이 이 흐름을 더 키워 생활인구 100만 시대를 열겠다고 한 것은 이런 현실 위에 정치적 상상력을 덧입힌 셈이다. 다만 현재 공식 확인된 생활인구는 40만 명 안팎이어서, 100만은 선언적 비전으로 보는 게 맞다.

“멈춰 선 담양” 진단⋯현 군정과 차별화
박 의원은 출마 선언문에서 현 군정을 겨냥해 “담양의 시계가 멈춰 섰다”고 진단했다. 주요 사업의 연속성이 흔들리고 공모사업 대응력이 약화했으며 미래 전략이 흐릿해졌다는 비판이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미신청, 스마트팜 공모 탈락, 고층 아파트 심의 논란 등을 잇따라 거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선거 초반부터 ‘안정적 계승’보다 ‘행정 복원’과 ‘전면 쇄신’ 이미지를 강하게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일부는 사실관계가 확인된다. 담양군은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에 응모하지 않았고,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들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또 담양 삼다리 일원의 29층 아파트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둘러싸고 지역사회 논란이 이어진 것도 확인된다. 반면 박 의원이 언급한 모든 공모사업의 책임과 원인을 단정적으로 연결하려면 추가 검증이 더 필요하다. 선거 국면에서 제기되는 비판인 만큼, 향후 군과 상대 후보 측의 반론도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다.

8대 프로젝트 승부수⋯농업·산업·관광 한꺼번에
박 의원이 제시한 8대 프로젝트는 행정·인구·농업·산업·생태·문화경제·교육·복지를 한꺼번에 묶은 종합 개발 청사진에 가깝다. 가장 눈에 띄는 축은 AI 스마트 농산업 실증도시와 반도체 융복합 밸리 구상이다. 담양을 전통 농업군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 농생명 산업 거점으로 바꾸고, 광주 첨단지구와 연결된 주거·산업 배후지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공공기관 이전, 봉산 제2산단 특화 개발, 청년 창업 공간 조성 등을 결합해 산업지형을 바꾸겠다고 했다.

관광과 문화 분야에서는 죽녹원, 관방제림, 메타세쿼이아길, 추월산, 가마골 등을 하나의 정원도시 벨트로 연결하고 국제 정원박람회급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구상은 최근 담양군이 내년 남도정원 비엔날레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한 상황과도 맞물린다. 담양군은 지난 13일 비엔날레 기본계획 용역 착수보고회를 열고 내년 본행사를 목표로 준비에 들어갔다. 박 의원은 여기에 더해 원도심 예술창작 클러스터, 야간관광, 권역별 관광 특화전략까지 제시하며 담양 경제를 ‘스쳐가는 관광’이 아닌 ‘머무는 경제’로 바꾸겠다고 했다.

공약의 크기만큼 재원 조달이 관건
이번 출마 선언의 정치적 장점은 메시지가 선명하다는 데 있다. 통합시대, AI 전환, 인구 감소, 지역경제 정체라는 복합 위기를 한꺼번에 꿰어 “담양 주도 성장”이라는 한 문장으로 압축했다. 군의원과 도의원을 지낸 4선 지방의원 경력도 조직과 행정 이해도 측면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광주 생활권과 담양의 생태·문화 자산을 동시에 강조한 점은 중도층과 생활정치 수요층에도 일정한 호소력을 가질 수 있다.

반면 한계도 뚜렷하다. 담양군의 올해 1회 추경 기준 예산 규모는 5667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1조 원 시대로 가려면 국·도비 확보, 대규모 공모사업 선정, 산업 유치, 세입 확대가 동시에 맞물려야 한다. 정주인구 7만 역시 현재 담양군 등록인구 수준과 비교하면 큰 폭의 증가를 전제로 한 목표다. 결국 박 의원의 출마 선언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던진 단계이지, ‘어떻게 가능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재원 설계와 우선순위가 더 촘촘하게 따라붙어야 완성도를 얻을 수 있다.

박 의원의 출마 선언은 담양군수 선거를 단순한 인물 대결이 아니라 통합시대 담양의 좌표를 정하는 선택으로 끌어올리려는 시도다. 선거전은 이제 “누가 더 익숙한가”보다 “누가 더 큰 판을 짜고 실제로 가져올 수 있는가”의 경쟁으로 흐를 가능성이 커졌다. 박종원이라는 이름이 이 구도에서 얼마나 설득력을 얻을지는, 앞으로 공약의 구체성과 현실성, 그리고 현 군정 비판의 정확성을 얼마나 더 입증하느냐에 달려 있다. 담양군수 선거의 첫 장면은 분명하게 열렸다. 이제 군민은 구호가 아니라 실행 능력을 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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