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남광주특별시장 경선⋯ 허위 득표율 문건 파장

비공개 경선 틈 파고든 가짜 수치⋯ 공정성·신뢰 동시 흔들

hoahn01@hanmail.net
2026년 03월 23일(월) 15:12
민형배 민주당 전남광주특별시장 경선후보, 긴급 기자회견. [사진=민형배 후보 측]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경선이 정체불명의 ‘허위 득표율 문건’ 유포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 예비경선 결과 발표 직후 후보별 권리당원 득표율과 순위를 담았다는 문건이 온라인과 지역 정치권에 빠르게 퍼지면서, 경선의 공정성과 신뢰를 함께 흔들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는 해당 문건을 “명백한 허위 사실”로 규정하고 무관용 대응 방침을 밝혔다.

문제의 문건은 지난 20일 민주당이 예비경선 통과자만 발표한 직후부터 확산했다. 유포된 자료는 하나가 아니었다. 서로 다른 수치와 순위를 담은 2~3개 버전이 나돌았고, 일부는 최근 여론조사 수치까지 끼워 넣어 본경선 예상 득표율처럼 다시 가공됐다. 소수점 이하 수치까지 적어 실제 자료처럼 꾸민 문건도 퍼졌다. 짧은 시간 안에 카카오톡 단체방과 SNS를 타고 번지면서 특정 후보에게는 불리한 이미지가, 다른 후보에게는 유리한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후보 진영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민형배 후보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허위 득표율 문자를 “선거 테러”라고 규정하며 중앙당의 즉각 대응을 촉구했다. 민 후보 측은 허위 문자 유포에 조직적으로 가담한 것으로 보이는 7명에 대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경찰과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신정훈 후보 측도 사실과 다른 문건이 나도는 것은 중대한 문제라며 중앙당 차원의 조치를 요구했다.
가짜뉴스 몸살 (CG). [사진=연합뉴스TV]

이번 사안이 더 무겁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민주당 경선 구조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번 예비경선은 후보별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각 후보 측 개표참관인도 비공개 서약을 했고, 후보별로 본인 득표만 확인할 수 있어 다른 후보의 실제 수치는 알 수 없는 구조였다. 이런 상황에서 구체적인 퍼센트까지 적힌 문건이 돌자, 일부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사실 여부를 따지기보다 자신이 믿고 싶은 정보만 받아들이는 확증편향이 더 강해졌다는 우려도 나왔다.

민주당 중앙당선관위는 22일 입장문을 내고 왜곡된 정보로 선거가 혼탁해지고 있다며, 비공개 원칙을 악용한 허위 득표율 문자 유포를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후보자 측이 의도적으로 허위 득표율 문자메시지를 발표한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경고했다. 당의 공식 발표 뒤 무분별한 확산은 다소 잦아들었지만, 이미 경선판에 남긴 상처는 작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지라시 유포로 넘겨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크다. 허위 정보가 표심을 흔들고 특정 후보에 대한 인상을 바꾸는 순간, 경선은 정책 경쟁이 아니라 심리전과 이미지전으로 기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쟁점은 두 가지다. 누가 이 문건을 만들고 퍼뜨렸는지, 또 왜 이런 허위 정보가 선거판을 뒤흔들 만큼 쉽게 먹혀들었는지다. 공천 과정의 불투명성을 줄이고 허위정보 유포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묻지 않으면 비슷한 혼탁은 언제든 되풀이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병근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공천 과정이 여전히 투명하지 않고 베일에 싸여 있다며, 이런 허위사실 유포를 막으려면 경선 과정과 결과 공개를 더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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