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수소도시·기본소득 결합⋯ 에너지 이익 군민과 나눈다

수소도시 산업기반 착착 키우고
발전이익 군민환원 체계 넓히고
미래성과 생활체감 연결 더하고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2026년 03월 26일(목) 10:48
에너지 기본소득 도시 비전선포식 개최
영광군이 에너지 정책의 축을 바꾸고 있다. 발전설비 확충과 산업단지 조성에 머물지 않고, 에너지로 생긴 이익을 군민 삶으로 돌려주는 구조까지 함께 설계하고 있어서다. 청정수소 기반 수소도시와 RE100 산업단지로 미래 산업 기반을 세우고, 에너지 기본소득과 발전이익 공유제로 주민 환원 체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장세일 영광군수도 에너지 기본소득 도시 비전선포식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수익을 군민과 공유하는 지속가능한 소득 체계 구축 의지를 밝혔다.

산업도시 넘어 소득도시로

영광군은 올해 군정의 한 축을 에너지 대전환에 맞췄다. 2026년도 주요업무계획 보고회에서는 청정수소 기반 수소도시 조성, RE100 산업단지 구축, 비대면 섬 닥터 운영 등을 포함한 141개 역점 시책을 제시했다. 그중에서도 수소도시와 RE100 산업단지는 영광의 미래를 다시 짜는 핵심 카드다. 보고회는 2025년 추진 성과를 점검하고 2026년 주요사업을 구체화하는 자리로 열렸고, 군은 정책 완성도와 군민 체감 성과를 함께 높이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

영광은 이미 원전과 풍력, 태양광 등 대규모 에너지 생산 기반을 갖춘 지역이다. 군은 여기에 수소와 RE100을 더해 단순한 발전기지가 아니라 생산과 실증, 산업 유치, 연관 기업 집적이 함께 이뤄지는 에너지 산업 거점으로 체질을 바꾸려 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영광이 전기를 생산하는 공간이었다면, 앞으로의 영광은 에너지를 산업과 소득으로 바꾸는 지역이 되겠다는 것이다. 이 방향은 대규모 에너지 인프라를 지역 성장 전략과 군민 환원 구조로 동시에 연결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수소·RE100, 성장 축 세운다

수소산업 구상은 이미 밑그림을 넘어 사업화 단계로 들어섰다. 영광군은 지난해 4월 수소산업 육성계획 최종보고회를 열고 수소특화 국가산단 조성, 수소도시 조성, 청정수소 공급망 구축을 담은 중장기 로드맵을 확정했다. 로드맵은 2025년 기획을 시작으로 2035년까지 핵심 인프라를 구축하고, 2040년까지 친환경 에너지 허브로 도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장세일 영광군수는 “이번 최종보고회를 통해 영광군이 대한민국 수소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미래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는 지속 가능한 정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2월 2027년도 국고 현안사업 발굴 보고회에서는 청정수소 기반 수소도시 조성 사업을 총사업비 400억 원 규모의 신규 핵심사업으로 제시했다. 방향 설정을 끝내고 국비 확보와 세부 사업화 단계로 넘어간 셈이다.

영광군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2027년도 국비 확보는 군의 현안 해결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핵심 과제”라며 “도와 중앙부처 협의를 내실 있게 추진해 최대한 많은 국비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RE100 산업단지 구상도 같은 흐름이다. 재생에너지 생산 기반을 기업 유치 경쟁력으로 연결해 탄소중립형 전력을 원하는 기업을 끌어들이고, 지역 산업 구조를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발전이익, 군민 삶으로 돌린다

영광군 정책이 더 주목되는 이유는 산업 유치에서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군은 지난 6일 에너지 기본소득 도시 비전선포식을 열고 재생에너지 발전이익을 군민과 함께 나누는 영광형 기본소득 로드맵을 공식화했다. 해상풍력발전사업자 협의체와 발전이익 공유제 추진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장 군수는 이날 비전 선언문을 통해 재생에너지 발전수익을 군민과 공유하는 지속가능한 소득 체계 구축 의지를 대내외에 밝혔다. 재생에너지 확대가 외부 사업자 수익으로만 끝나는 구조를 줄이고, 지역 주민이 실질적 수혜자가 되는 체계를 만들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관련 제도 정비도 진행 중이다. 군은 조례 제정과 실행계획 수립 등을 통해 기본소득 모델을 구체화해 나갈 방침이다. 재생에너지 공유화 기금 설치와 운용을 위한 제도 정비, 개발이익 공유 체계를 뒷받침할 장치 마련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이는 단순 복지 확대와는 결이 다르다. 지역에서 생산된 에너지의 경제적 가치를 군민이 공유하는 구조라는 점에서다. 에너지 개발의 부담은 지역이 지고 이익은 밖으로 빠져나간다는 오래된 불균형을 줄이려는 시도라는 점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성패 가를 건 결국 실행력

영광군의 구상은 분명하다. 수소도시와 RE100 산업단지는 기업과 일자리, 산업 기반을 키우는 장기 전략이고, 에너지 기본소득과 발전이익 공유제는 군민이 성과를 직접 체감하게 하는 환원 장치다. 산업은 커졌는데 주민 삶은 그대로라는 지역의 오래된 불만을 줄이려면 두 축이 함께 가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주요업무계획 보고회에서도 정책 완성도와 실질 성과 창출이 강조된 배경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실행력이다. 수소도시와 RE100 산업단지는 대규모 재정과 중앙정부 협의, 기업 참여가 필요한 사업이고, 에너지 기본소득 역시 재원 구조와 지급 방식, 수혜 범위, 주민 수용성을 치밀하게 설계해야 한다. 조례와 선언만으로는 군민 체감 성과를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영광군의 시도는 분명한 의미가 있다. 산업 유치에 머물던 기존 에너지정책에서 벗어나 생산, 산업, 주민 환원을 하나의 정책 체계로 묶고 있기 때문이다. 영광이 내세운 ‘에너지 소득도시’ 구상은 결국 한 가지 질문으로 모인다. 에너지 전환의 이익을 누가 가질 것인가. 영광군은 그 답을 군민에게 돌리겠다고 선언했다. 그 선언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영광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영광군 수소산업 육성계획 수립 연구용역 최종보고회. [사진=영광군]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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