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복지·진로설계까지… 광주·전남 공교육 대전환

기본교육·AI체제 더 넓혀
복지·진로설계 함께 키운다
맞춤지원·교원역량 키운다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2026년 04월 10일(금) 11:02
올해 진행된 디지털 미디어‧AI 리터러시 교원 직무연수. [사진=전남교육청]
광주광역시교육청과 전라남도교육청이 올해 공교육의 중심축을 다시 세우고 있다. 광주는 ‘기본교육’과 AI 기반 수업 체제, 교육복지를 앞세워 도시형 공교육 모델을 다듬고, 전남은 글로컬 교육과 학생교육수당, AI 기반 진로교육, 교원 디지털 역량 강화를 묶어 농산어촌 교육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 교육청 모두 AI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현장에서 더 무게가 실리는 대목은 결국 복지와 기초학력, 진로 설계, 교사 수업 역량, 학습 안전망을 얼마나 촘촘히 안착시키느냐다.

기본교육 앞세운 광주, AI 교육 거점 본격화

광주교육청이 올해 내건 기조는 “기본교육, 다양한 실력이 미래다”다. 성적 경쟁만 좇기보다 학생 한 명 한 명의 기본학력과 생활, 관계 회복, 미래 역량을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방향이다. 이 기조의 상징 사업은 AI교육원이다. 광주 AI교육원은 총사업비 407억 원을 들여 북구 오치동에 조성됐고, 학생 대상 전시·체험·교육 프로그램은 물론 교원·시민 대상 AI 역량 강화 연수와 AI융합교육 연구 기능까지 맡는 거점으로 설계됐다.

여기에 광주교육청은 3월 말부터 초·중·고·특수학교 교원 280여 명을 대상으로 상반기 생성형 AI 역량 강화 연수도 운영하고 있다. 최신 AI 도구를 활용한 수업자료 제작, 행정 효율화, 초급·중급·심화 과정, 실습 지원용 헬프 세션까지 묶어 교실 현장 적용성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광주가 말하는 ‘기본교육’이 더는 기초학력에만 머물지 않고 AI 활용 수업과 디지털 미래역량까지 포괄하는 쪽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교육복지 확대도 광주교육의 또 다른 축이다. 학생교육비 지원사업 ‘꿈드리미’는 올해부터 전체 중·고등학생으로 대상을 넓혔다. 지원 규모는 중학생 연 60만 원, 고등학생 연 100만 원이다. 교재와 학용품, 체험활동 등 학교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보전해 공교육의 문턱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광주는 AI 투자와 복지를 따로 떼지 않고, 미래교육과 교육기회 보장을 함께 끌고 가는 방식으로 기본교육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전남은 글로컬·AI 진로교육에 교원연수 더해

전남교육청의 올해 키워드는 ‘글로컬’과 ‘공생’이다. 학생 수 감소와 작은학교 문제를 안고 있는 전남은 교육정책을 학교 운영 차원을 넘어 지역 생존 전략과 연결해 왔다. 이런 흐름은 지난 3일 순천만생태문화교육원에서 열린 ‘2026 진로교육 콘퍼런스’에서 한층 또렷해졌다. 전남교육청은 이 자리에서 학교 교육과정 기반 진로교육 내실화, 학생 맞춤형 진로 성장 프로그램 확대, 교원 진로교육 역량 강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AI 산업 확대에 맞춘 미래 진로교육 전환, 교육과정 연계형 진로수업, 글로컬 신산업 창업체험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이 아이디어 기획부터 AI 설계, 시제품 제작, 발표까지 전 과정을 경험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여기에 교원 대상 디지털 미디어·AI 리터러시 역량 강화까지 본격화하면서 전남교육의 AI 전환은 한층 입체적인 모습을 갖추게 됐다. 전남교육연수포털에는 ‘2026 교원 AI·디지털 기반 수업 역량 강화 직무연수’가 여수·나주·담양 등에서 10차시 혼합 과정으로 편성돼 있고, 오는 14일부터 순차 운영되는 일정이 올라와 있다. 학생 대상 AI 기반 진로교육을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교사들이 디지털 환경에서 미디어 문해력과 AI 활용 역량을 함께 높여 수업 현장에 적용하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전남교육의 디지털 전환이 학생 프로그램을 넘어 교실 수업 체제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남학생교육수당도 여전히 전남교육의 중심축이다. 전남교육청은 학생교육수당을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학습 복지를 높이는 대표 정책으로 운용하고 있다. 수당이 학습 기회를 넓히는 기반이라면, AI 기반 진로교육과 교원 직무연수 확대는 그 위에 학생의 미래 설계와 교사의 수업 혁신 역량을 더하는 다음 단계다. 전남교육이 복지와 진로, 교원 연수, 지역 산업 변화를 하나의 정책선으로 묶어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경계선지능·난독 지원, 학습안전망으로

올해 더 주목할 변화는 복지의 외연이 생활비 지원을 넘어 학습 안전망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남교육청은 지난달 26일 경계선지능 학생과 난독 학생에 대한 ‘올 케어’ 지원 강화를 공식화했다. 초등 저학년부터 읽기곤란 학생을 조기 선별하고, 전문기관 연계 심층 진단과 언어치료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경계선지능 학생은 학습종합클리닉센터 심층검사와 맞춤형 지원을 연계하고,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조직과 지원교사 배치 체계도 운영 중이다. 학습 부진을 개인 책임이 아니라 공교육이 끝까지 책임져야 할 안전망의 문제로 돌려세운 셈이다.

광주교육 역시 같은 흐름에서 움직이고 있다. 기본교육 강화와 교육복지 확장은 결국 배움에서 밀려나는 학생을 줄이겠다는 뜻과 맞닿아 있다. AI교육원이 미래역량을 키우는 거점이라면, 꿈드리미와 맞춤형 지원은 학생을 학교 안에 붙들어 두는 기반이다. 광주와 전남이 서로 다른 여건 속에서도 ‘모든 학생을 끝까지 책임지는 학교’를 공통 과제로 삼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교육통합 논의, 다음 장 여는 변수로 부상

광주·전남교육의 다음 변수는 교육행정 통합 논의다. 두 교육청은 지난 1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전남·광주 교육행정 통합의 안정적 추진을 위한 정부 재정지원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국비 지원 없는 형식적 통합은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통합 인센티브의 시행령 반영과 교육재정 지원 특례 명문화를 요구했다.

통합 논의는 아직 결론 단계가 아니지만, 향후 예산과 학교 배치, 교육복지, 미래교육 모델 전반을 다시 짜는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AI교육과 복지, 진로, 학습안전망을 어떻게 하나의 통합 교육체계로 엮어낼지가 광주·전남 공교육의 다음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올해 광주·전남교육의 경쟁력은 구호의 화려함보다 학생 개개인의 삶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서느냐에 달려 있다. 광주의 AI교육원과 꿈드리미, 전남의 학생교육수당과 AI 기반 진로교육, 교원 디지털 미디어·AI 리터러시 연수, 경계선지능·난독 학생 지원은 서로 다른 사업처럼 보이지만 바닥에는 같은 질문이 놓여 있다. 학교가 과연 모든 학생을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느냐는 질문이다. 올해 광주·전남 공교육의 성적표는 예산 규모보다도, 배움의 속도가 느린 아이와 교육비가 부담스러운 가정, 진로 설계에 막막함을 느끼는 학생, 수업 전환을 준비하는 교사, 지역 소멸의 가장자리에 선 학교를 얼마나 지켜냈는가로 판가름 날 가능성이 크다.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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