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만한 광주시, 까칠한 GGM, 미숙한 시의회 GGM 행보, 광주형일자리 정신 정면으로 배치 유우현·윤석민 기자 hoahn01@hanmail.net |
| 2020년 11월 19일(목) 09: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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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무수한 의혹들을 불러 일으킨 ‘광주형일자리’ GGM을 둘러싼 주요 키워드다.
보은인사 의혹부터 대표의 출석거부 논란까지 바람 잘 날이 없다. 여기에 시의회 측이 행정감사에서 증인 채택에 신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자초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2일, 광주시의회(의장김용집)가 GGM(광주글로벌모터스) 대표 등 관련 인사들을 행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GGM 측이 “기본권 침해”라며 출석을 거부하고 나서 광주시가 술렁이고 있다.
당초 시의회 측은 출석을 요구한 GGM 박광태 대표와 박광식 부사장에게 GGM의 지역업체 홀대 문제 등을 따질 계획이었다. 하지만 GGM 측이 “증인 출석을 의결하고 채택하는 건 시의회 고유권한 일수 있지만 그 대상이 일반 시민, 민간인이어선 안 된다”며 “시민에게 증인 출석을 요구할때는 시민에게 먼저 양해를 구하는 게 기본이다”라고 출석을 거부하며 불편한 심경을 내비친 것. 또한 “그렇지 않고 증인 출석안을 의결하는 것은 시민의 명예에 대한 심각한 침해를 유발할 수 있다”며 “GGM은 상법상 주식회사로 균특법상 지자체 출자·출연기관 적용에서 배제되는 만큼 의회 출석의무가 없다”고 덧붙였다.
사실 GGM의 이와 같은 반응은 시의회측에서도 예견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의회 내부 자체 법률검토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박 대표와 박 부사장이 사무관계자 여부를 묻는 법률자문에서 ‘사무관계자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다수 의견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GGM, 광주형일자리 정신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같이 관련 법률 근거만을 들어 의회 출석을 거부한 ‘GGM’에 실망의 목소리가 크다. 그들의 주장처럼 상법상의 주식회사인 것은 분명 사실이나 GGM은 시민의 혈세가 투자돼 설립된 ‘광주형일자리’다. 지자체는 물론이고 시민을 대표하는 시의회와는 불가분의 관계일 수 밖에 없다. 사회적 연대정신은 광주형일자리의 대표적인 취지다.
김익주 광주시의원은 “483억원의 막대한 혈세가 들어간 글로벌모터스가 ‘상법’상의 주식회사라는 이유로 광주시와 광주시의회의 감시나 견제를 받지 않기 위해 자료 제출 등을 거부하고 있다”며 “이는 광주형일자리 사업의 취지와 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 이용섭 시장, 직무 태만일까
광주시와 이용섭 시장의 역할론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한 지역정가 관계자는 “이용섭 시장이 직무를 태만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GGM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에 시 집행부와 이 시장이 역할과 책임을 다 하지 못했다”라며 “이 시장이 밖으로는 ‘휴먼 뉴딜이다’, ‘노동존중 상생형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굉장히 자랑하지만, GGM에서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1대 주주인 광주시가 정확하게 견제와 점검을 해야하는데 거의 손을 놓은 상황이다”며 “이 시장과 광주시가 그런 모습을 보이니 실질적으로 의회에서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시의회와 GGM 중간에서 이 시장이 역할을 해줘야 하는 상황이다”고 일침했다.
▶ 집행부 내부에선…‘답답해’
한편 집행부 내부에선 현 상황에 답답함을 토로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한 지역정가 관계자는 “최근 집행부의 핵심참모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주무부처가 교통정리에 나서지 못해 본인들도 답답하다더라”며 “지금은 사퇴한, 그린카진흥원(GGM 1대 주주)의 배정찬 전 원장과 출석거부를 하는 관계자들 사이에서 집행부도 골머리를 앓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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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숙한 시의회…“지나치게 의욕과 열정만 앞섰다”
증인출석에 있어 미숙한 모습을 보여준 시의회도 광주형 일자리 정신의 구현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시민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시의회가 전문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아쉬움이다.
모 재선 시의원은 “의회가 지나치게 의욕과 열정이 너무 앞서 시민에게 무리한 출석 요구를 강행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맹장 수술 환자가 왔는데 맹장과 심장을 구분도 못하는 의사가 개복부터 하면 되겠냐”며 “법과 규정은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하지만, 일부 시의원들이 의욕과 열정이 너무 앞서 그런 요구를 했던 거 같다”라고 밝혔다. 또한 “구의원이든 시의원이든 국회의원이든 많은 공부를 해야 한다”며 “합리적이고 전문적인 모습보다는 의욕만 지나치게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특히 유일한 출석대상자인 그린카진흥원 배 전 원장에게는 출석요구서조차 본인에게 송달되지 않은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 ‘미숙한 시의회’라는 지적에 더욱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론 ‘시의회 감사의 한계’를 느껴 허탈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시의원은 “우리들도 이번 사건을 두고 변호사 자문 등 법률 검토를 충분히 했지만 오히려 시의회의 감사에 한계를 느낀다”며 “그저 ‘여기까지구나’라는 생각만 든다. 우리가 국회도 아니고 시의회다 보니까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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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광태 대표, ‘보은인사’ 한계?
일각에선 이번 사태가 소위 ‘보은인사’의 한계라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박 대표 선임 당시 광주시민단체·정치권에선 ‘보은성 코드 인사’라는 논란이 일었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박 대표의 측근과 참모들의 도움을 받은 이 시장이, ‘은혜 갚기’식 인사를 단행했다는 것. 이에 광주시 측은 입장문을 내고 “전문성, 리더십, 방향성이라는 기준에 따라 이뤄진 인사”라고 반박했지만 최근 GGM이 보여주는 일련의 행보들은 결국 ‘전문성이 떨어지는 인사’가 자초한 참사로 비춰진다.
지역 정치권 한 중진 인사는 “(박광태 대표는) 애초에 자동차 전문가나 제조기술 전문가도 아닌 사람”이라며 “비리로 구속까지 됐던 인물을 광주 시민의 혈세가 들어간 GGM 대표로 선임한 것에 심각한 의문이 든다. 차기 재선을 겨냥한 이 시장이 박광태 대표의 인적 네트워크를 한번 더 활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 ‘광주형’일자리? ‘현대형’일자리
한편 GGM 실질적인 운영의 주도권을 2대 주주인 현대자동차가 쥐고 흔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참여자치21은 최근 낸 성명서에서 “이미 GGM 부사장을 현대자동차 임원 출신으로 임명한 데 이어, 1대 주주인 그린카진흥원의 원장 자리에 또 한번 현대차 임원을 앉혔다”며 “이는 광주시의 부분적인 감시와 견제장치마저 무력화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구내식당 입찰공고의 경우 현대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에게 사업을 주기 위한 것이었다는 의혹이 있다”며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 역시 현대엔지니어링에 공사를 맡기려고 해 광주글로벌모터스 현 경영진이 특정 재벌기입 이익 추구에만 골몰한 것은 아닌지 의심 할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유우현·윤석민 기자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