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원, 예산·재난 대응으로 담양 군정 다시 세웠다

농촌 정주기반 새판 다시 짰다
호우 복구예산 1230억 확보
원상복구 넘어 예방행정 전환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2026년 05월 06일(수) 18:25
정철원 담양군수.[사진=담양군]
정철원 담양군수의 군정 성과는 짧은 임기라는 조건 속에서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지난해 4월 재선거로 취임한 정 군수는 군정 공백을 수습하는 동시에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야 했다. 그가 선택한 방향은 분명했다. 중앙정부와 전남도를 상대로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고, 재난 현장에서는 복구를 넘어 예방 중심의 행정 체계를 세우는 일이었다. 농촌협약 369억 원, 집중호우 복구비 1230억 원, 은빛급식센터를 통한 취약 어르신 급식 지원은 정 군수의 군정이 구호보다 실행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재선거로 출발한 군정은 조직 안정과 성과 창출을 동시에 요구받았다. 정 군수는 이 시간을 행정 공백의 연장선이 아니라, 군정의 우선순위를 다시 세우는 압축 시험대로 삼았다.

◇ 짧은 임기, 예산으로 군정 동력 확보

정 군수의 대표 성과는 농림축산식품부와의 농촌협약이다. 담양군은 이 협약을 통해 2029년까지 5년 동안 총 369억 원을 투입하는 농촌개발 사업의 기반을 마련했다. 국비 185억 원이 포함된 이번 사업은 무정·금성·월산·수북면을 1단계, 봉산·대전면을 2단계로 나눠 추진된다. 기초생활거점 조성과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가 핵심이다.

이 사업은 단순한 마을 시설 정비가 아니다. 보육, 교육, 문화, 체육, 보건, 교통 등 주민 생활과 맞닿은 서비스를 권역별로 보강하는 데 초점이 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농촌에서 정주 여건은 지역의 생존 조건이다. 정 군수는 취임 직후부터 중앙부처 사업을 군정 동력으로 끌어오는 데 집중했고, 농촌협약은 그 첫 번째 가시적 성과로 평가된다.

담양읍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은빛급식센터도 주민 체감도가 큰 정책이다. 센터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350여 명에게 도시락과 무료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농촌의 고령층 문제는 단순 복지 대상 확대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식사, 안부 확인, 돌봄 공백 보완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은빛급식센터는 이 같은 현실을 행정 서비스 안으로 끌어들인 사례다.

◇ 호우 피해 앞에서 드러난 현장 행정

정 군수의 행정력이 가장 크게 부각된 계기는 지난해 7월 집중호우였다. 담양은 당시 시간당 80㎜가 넘는 폭우와 500㎜를 웃도는 누적 강우로 큰 피해를 입었다. 공공시설과 사유시설 피해가 이어지면서 담양군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다. 피해 규모가 컸던 만큼 복구비 확보가 군정의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담양군은 최종적으로 총 1230억 원의 복구비를 확보했다. 이 가운데 공공시설 복구비가 1167억 원에 달한다. 수해 이후 정 군수는 행정안전부 재난안전대책본부와 복구지원국 등을 찾아 피해 상황을 설명하고, 단순 응급복구가 아닌 항구복구 필요성을 건의했다. 그 결과 대규모 복구 재원이 확정되며 군민 안전망을 다시 세울 기반을 마련했다.

재난 이후 단체장의 역할은 피해 현장을 찾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피해 원인을 확인하고, 중앙부처를 설득하고, 복구 방향을 주민 안전 중심으로 바꾸는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 정 군수에게 ‘위기 때 움직이는 군수’라는 평가가 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예산 확보는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재난 이후 지역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시간을 앞당기는 일이다.

◇ 무너진 시설 넘어 재해 예방으로 전환

담양군의 호우 복구는 무너진 시설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수준에 머물지 않았다. 하천 단면 확장, 제방 높이 조정, 배수관 확대, 펌프장 자동제어 시스템 도입, 배수펌프장과 양수장 전원 이중화 등이 함께 추진됐다. 같은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기반시설의 취약 지점을 손보는 방식이다.

이는 기후위기 시대의 지방행정이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과거 재난 복구는 빠른 원상회복에 치우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집중호우의 강도와 빈도가 달라진 상황에서는 복구 자체가 예방 투자가 돼야 한다. 담양군이 항구복구와 예방형 복구를 함께 내세운 것은 행정 방향의 전환으로 볼 수 있다.

정 군수의 치적을 단순히 ‘예산을 많이 확보했다’는 말로만 정리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농촌협약은 생활권을 바꾸는 투자이고, 호우 복구비는 안전 기반을 다시 짜는 재원이다. 은빛급식센터는 고령 주민의 일상을 지키는 복지망이다. 서로 다른 사업처럼 보이지만 공통점은 분명하다. 주민이 사는 공간을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만드는 일이다.

◇ 군정 정상화 넘어 실행력 시험대

정 군수 앞의 과제도 적지 않다. 농촌협약은 오는 2029년까지 이어지는 장기 사업인 만큼 면별 추진 속도와 생활서비스 체감도를 높여야 한다. 호우 복구사업은 예산 확보 이후가 더 중요하다. 공사 과정의 안전 관리, 주민 불편 최소화, 반복 침수지역 개선 효과를 실제로 확인해야 한다. 은빛급식센터 역시 고령 인구 증가에 맞춰 지속 가능성을 따져야 한다.

다만 취임 이후 정 군수가 보여준 군정 운영 방식은 분명한 흐름을 남겼다. 정치적 구호보다 예산 확보에 집중했고, 복구보다 예방을 앞세웠으며, 복지 정책을 생활 현장에 붙였다. 짧은 임기 안에 군정 정상화와 성과 창출을 동시에 요구받은 상황에서 정 군수는 행정의 우선순위를 비교적 선명하게 제시했다. 담양군정의 다음 평가는 확보한 예산을 얼마나 촘촘하게 집행하고, 군민의 생활 변화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향후 평가는 이 예산이 실제 생활 변화와 안전 체감으로 이어지는지에 모일 수밖에 없다.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이 기사는 이슈전남광주 홈페이지(issuegj.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issuegj.co.kr/article.php?aid=3732197806
프린트 시간 : 2026년 10월 19일 19:5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