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광군, 기본소득·생활정책으로 지역순환 넓힌다 에너지 수익 공유, 기본소득 제도화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
| 2026년 05월 13일(수) 17: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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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수익, 군민 소득으로
영광군의 가장 큰 방향 전환은 에너지 정책을 발전사업 유치에 머물게 하지 않고 군민 소득 구조와 연결하려는 시도다. 군은 올해 ‘에너지 기본소득 도시’ 비전을 공식화하고, 신재생에너지 발전 이익을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구조를 제시했다. 해상풍력 발전사업자 협의체와 상생 업무협약을 맺은 것도 이 구상의 연장선이다.
이 정책은 영광군이 가진 입지와 맞닿아 있다. 해상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자원을 단순한 산업 기반으로 보지 않고, 인구감소지역의 생활 안정 재원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기본소득 기본조례와 기본소득위원회 등 제도 기반을 마련한 만큼 앞으로는 구호보다 실행 방식이 중요해졌다. 발전 수익을 어떤 기준으로 산정할지, 군민에게 어떤 방식으로 배분할지, 지역 내 소비와 어떻게 연결할지가 향후 쟁점이다.
영광형 기본소득은 지역소멸 대응 정책으로 주목받을 수 있지만, 재원 지속성과 형평성 검증을 피하기 어렵다. 발전사업자 협약이 곧 안정적 배당 재원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조례, 협약, 수익 산정, 지급 방식, 군민 합의가 단계적으로 맞물려야 한다. 군정의 과제는 비전 선포 이후 실제 지급 모델을 얼마나 투명하게 설계하느냐에 있다.
지역화폐로 소비 회복 유도
민생 정책의 중심에는 영광사랑상품권이 놓였다. 영광군은 올해 영광사랑상품권 할인 판매를 연중 추진하고 있다. 개인별 구매 한도는 지류형 월 20만 원, 카드형 월 50만 원이며, 지류형은 연중 10% 할인율을 적용한다. 카드형은 1~2월 12%, 3~12월 10%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지역화폐 정책은 민생경제회복지원금과도 맞물려 있다. 영광군은 지난해 전 군민을 대상으로 민생경제회복지원금을 지급했고, 2차분은 1인당 50만 원을 영광사랑카드로 지급했다. 사용 기한은 다음달 30일까지로 설정해 지원금이 지역 안에서 소비되도록 했다.
이 정책의 초점은 일회성 지원보다 소비의 방향을 지역 상권으로 붙잡는 데 있다. 군민에게는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는 장치이고, 소상공인에게는 매출을 떠받치는 안전판이다. 상품권 할인과 카드형 인센티브, 민생지원금 사용처 제한은 모두 재정 투입이 관내 가맹점 소비로 이어지도록 설계된 장치다. 앞으로의 과제는 사용 기한이 끝난 뒤에도 소비 흐름이 지역 안에 남도록 가맹점 확대와 이용 편의성을 높이는 일이다.
진료공백 줄이고 예방 강화
생활정책의 또 다른 축은 보건의료다. 영광군은 공중보건의사 감소에 대응해 보건지소 기능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영광군은 지난 11일부터 보건복지부 시범사업에 맞춰 관내 보건지소와 보건진료소 운영체계를 조정했다. 백수읍과 낙월면 보건지소는 기존 진료체계를 유지하고, 민간의료기관이 없는 대마·묘량·불갑·군서·군남면 등 5개 면은 통합형 보건지소로 전환했다. 염산면 보건지소는 건강증진형으로 바꿔 예방과 건강관리 기능을 강화했다.
이번 개편은 농어촌에서 병원과 의사를 이용하기 어려워진 현실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공중보건의사가 줄어들면 면 지역 주민들은 가벼운 진료를 받기 위해서도 더 멀리 이동해야 한다. 특히 고령층이 많은 농촌에서는 작은 진료 공백도 큰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영광군은 보건지소 기능을 조정해 꼭 필요한 진료는 유지하고, 질병 예방과 건강관리 기능은 더 강화하겠다는 방향을 잡았다.
공공심야약국 운영도 같은 흐름이다. 영광군은 지난 2월부터 공공심야약국 2곳을 지정해 매일 오후 8시부터 11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지난 3월 말까지 누적 이용 건수는 320건으로 집계됐다. 감기약, 해열진통제, 소화제 등 경증 질환 의약품 수요가 많았고, 소아와 노인 등 의료취약계층 이용 비율도 확인됐다. 야간 의료 이용이 쉽지 않은 농촌 지역에서는 늦은 시간 약을 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주민 불안을 덜어주는 생활 안전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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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농업도 생활경제로 연결
관광 정책은 체류형 소비 확대에 맞춰졌다. 영광군은 올해 ‘영광 쉼표 여행’ 사업을 시작해 관광객이 지역 내 숙박, 식사, 체험 등에 쓴 여행경비의 50%에서 최대 70%까지 지원한다. 1인당 20만 원을 소비하면 최대 10만 원, 가족 단위 관광객은 5인까지 최대 50만 원, 청년 관광객은 1인당 최대 14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이 사업은 관광객 유치뿐만 아니라 지역 소비 회전에 방점이 있다. 단순히 방문객 숫자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숙박·음식·체험·특산품 구매로 이어지는 소비 흐름을 지역 안에 남기겠다는 전략이다. 영광을 스쳐 가는 여행지가 아니라 하루 이상 머물며 쓰는 여행지로 바꾸려는 것이다. 특히 여행경비 일부를 돌려주는 방식은 관광객에게는 부담을 낮추고, 지역 상권에는 실제 매출을 만들어 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농업 분야에서는 청년농업인 영농정착 지원과 지역 특화작목 경쟁력 강화가 함께 추진되고 있다. 청년농업인 영농정착 지원사업은 만 18세 이상 40세 미만, 독립경영 3년 이하 또는 예정자를 대상으로 농업 진입과 정착을 돕는 제도다. 최근에는 모싯잎송편의 주요 원료인 옥당동부 품종 개발 방향 협의회도 열렸다. 재배 안정성과 품질 균일화, 산업적 활용도를 높여 지역 특화자원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취지다.
올해 영광군 정책은 군민 생활과 지역경제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기본소득으로, 지역화폐는 골목상권으로, 보건지소는 의료 공백 해소로, 관광지원은 소상공인 소비로 이어진다. 남은 과제는 정책을 오래 지속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기본소득, 지역화폐, 보건의료, 체류형 관광이 힘을 얻으려면 예산과 운영체계가 안정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영광군정의 평가는 사업의 숫자가 아니라, 돈과 서비스가 지역 안에서 얼마나 오래 순환하느냐에 달려 있다.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