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인권도시 연대로 민주주의 위기 맞선다

세계인권도시포럼 개막
유엔 인권최고대표 첫 참석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2026년 05월 15일(금) 09:40
2026 세계인권도시포럼 개막식이 진행되고 있다.
광주광역시가 권위주의와 포퓰리즘 확산 속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의 위기를 진단하고 도시 차원의 국제 연대 방안을 모색하는 세계 인권도시포럼을 열었다.

광주광역시는 지난 14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권위주의와 포퓰리즘에 대항하는 인권도시’를 주제로 ‘2026 세계인권도시포럼’을 개막했다. 올해로 16회를 맞은 포럼은 광주광역시와 유네스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공동 주최했으며 15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포럼에는 국내외 인권도시와 국제기구, 시민사회, 연구기관 관계자 등 1000여 명이 참여했다. 포럼은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권위주의와 포퓰리즘이 민주주의와 인권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고 지방정부와 시민사회 차원의 대응 전략, 국제 연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개회식에는 강기정 시장과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 국내외 인권 전문가, 시민사회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세계인권도시포럼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기정 시장은 개회사에서 ‘광주는 5·18민주화운동을 통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꽃피워낸 도시’라며 ‘오월정신을 바탕으로 자유와 인권, 정의와 연대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앞장서 왔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곳곳에서 권위주의와 포퓰리즘 확산으로 민주주의와 인권이 위협받는 지금 도시의 역할과 국제 연대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광주는 연대와 시민 참여의 보편적 가치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상징’이라며 ‘광주 시민들의 용기와 희생은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큰 영향을 주었고 세계 시민들에게도 깊은 영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권도시는 권위주의와 포퓰리즘에 맞서는 민주주의의 방파제’라며 인권과 평등, 포용을 도시 회복력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해법으로 제시했다.

전체회의에서는 모르텐 샤에름 전 유럽연합 기본권청 국장이 기조발제를 맡아 민주주의 회복은 지역사회와 도시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권도시가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시민사회의 참여를 넓혀 비자유주의적 흐름에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강성현 성공회대 교수는 ‘끝나지 않은 1980’을 주제로 5·18과 오늘날 민주주의 위기를 연결해 분석했다. 강 교수는 ‘광주는 1980년 끝난 것이 아니라 오늘의 민주주의 위기 속에서도 계속되고 있다’며 인권도시는 국가폭력에 대한 역사적 성찰과 실천적 대응의 공간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진 이태원참사진상규명특별조사위원회 사무처장은 권위주의 정치가 소수자와 이주민에 대한 혐오를 통치 기제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혐오와 차별이 민주주의를 약화시키고 공동체를 분열시키는 만큼 시민 연대와 인권 감수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은 개회식, 전체회의, 주제회의, 특별회의, 네트워크회의, 인권투어 등 6개 분야 19개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지난 13일 전남대학교와 조선대학교가 참여한 특별회의에서는 ‘인공지능 시대 인권’을 의제로 개인정보 보호, 알고리즘 편향, 디지털 격차 등 도시 차원의 인권 기준과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어린이·청소년, 여성, 장애, 스포츠, 인권마을 등 분야별 인권 현안 토론과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포용도시연합 회의, 전국 광역지자체 인권위원회협의회, 전국 지자체 인권보호관협의회, 인권활동가 네트워크 회의도 15일까지 이어진다.

한편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개회식에 앞서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윤상원·문재학 열사 묘역 등을 참배하고 오월영령을 추모했다.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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