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없는 군수 선거, 민주당 우세 속 3파전

임지락 준비된 실무행정
정연지 기득권 정치심판
김회수 경영형 군정승부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2026년 05월 29일(금) 14:03
화순군수 후보에 등록한 기호1번 민주당 임지락 후보, 기호5번 무소속 정연지 후보, 기호6번 무소속 김회수 후보(왼쪽부터 기호순). [사진=각 후보 측]
6·3 지방선거 화순군수 선거전은 현직 군수의 불출마로 출발부터 무주공산 구도가 됐다. 더불어민주당 임지락 후보와 무소속 정연지·김회수 후보가 맞붙는 3파전이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민주당 후보의 우세를 점치는 분위기가 강하다. 다만 승부의 핵심은 단순한 정당 구도가 아니다. 임 후보가 경선 후유증을 얼마나 빠르게 수습하느냐, 두 무소속 후보가 민주당 독점 구도에 대한 견제 심리를 얼마나 모으느냐가 막판 표심의 방향을 가를 변수로 떠올랐다.
이번 선거는 한 후보가 현직 군정을 직접 이어받는 선거가 아니라, 비어 있는 군정의 방향을 새로 정하는 선거라는 점에서도 무게가 다르다. 유권자들은 정당의 안정감, 생활 현장의 체감도, 대형 공약의 실행 가능성을 함께 저울질하고 있다.

민주당 강세 속 본선 구도

화순은 전남에서도 민주당 지지 기반이 두터운 지역으로 꼽힌다. 지방선거 때마다 민주당 공천은 본선 경쟁력의 핵심으로 받아들여졌고, 이번 선거 역시 임지락 후보가 조직력과 인물론을 동시에 앞세우는 흐름이다. 지역 정가에서 임 후보 우세론이 나오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현직 군수가 빠진 선거지만, 민주당의 지역 조직과 기초·광역 선거 후보군이 함께 움직이는 구조는 여전히 강한 힘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번 선거가 과거처럼 일방적인 흐름으로만 전개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민주당 경선 과정의 잡음은 본선의 불씨로 남아 있다. 임 후보는 지난달 말 민주당 화순군수 후보로 확정된 뒤 본선에 들어섰지만, 경선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얼마나 빨리 씻어내느냐가 우세론을 실제 득표로 연결하는 첫 관문이다. 선거 막판에는 조직의 크기보다 결속의 밀도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 경선에서 갈라진 표심이 투표장까지 남느냐, 아니면 민주당 후보 중심으로 재결집하느냐가 판세의 첫 번째 관전 포인트다.

임지락, 예산과 현장 앞세워

임 후보는 자신을 ‘연습 없는 군정’을 맡길 수 있는 후보로 규정한다. 지난 30년간 현장을 지켜온 정치인으로 예산의 흐름과 민생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점을 전면에 세웠다. 군의원과 도의원 경험은 임 후보가 내세우는 가장 큰 자산이다. 주민 민원과 군 단위 행정, 전남도 예산 구조를 함께 이해하고 있다는 메시지다.
공약의 무게는 성장 기반에 실려 있다. 광주와 화순, 순천을 잇는 광역 교통망 구상은 화순을 광주 배후도시를 넘어 물류·교통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화순 백신특구 고도화와 바이오·의료산업 육성은 기존 산업 기반을 다음 성장동력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에 가깝다. 교육·취업·주거·문화·육아를 잇는 정주 정책과 웰니스 산업 구상도 성장 전략의 한 축이다. 농업 혁신과 농가 소득 증대 공약도 생활경제와 맞물려 있다.
임 후보에게 남은 과제는 명확하다. 준비된 후보라는 평가를 얻으려면 공약의 방향뿐 아니라 재원, 일정, 중앙·전남도 협력 방안까지 설득해야 한다. 민주당 후보라는 우위에 기대기보다, 군민이 체감할 실행 계획을 보여줘야 한다는 뜻이다.

정연지, 견제 표심 파고들어

정연지 후보는 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나서며 선거의 대립 축을 분명히 했다. 정 후보가 내세우는 핵심은 풀뿌리 생활정치와 기득권 정치 심판이다. 민주당 간판만 달면 당선된다는 지역 정치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은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 누적된 피로감을 겨냥한다.
정 후보의 공약은 생활 현안에 가깝다. 화순 출신 대학생 장학금 지급 확대, 대중교통 전면 무상화, 노인·장애인 복지 예산 확대를 통해 교육·교통·복지의 불평등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현역 군의원으로 활동하며 주민 현장에서 들은 요구를 군정에 담겠다는 점도 강조한다.
다만 정 후보가 넘어야 할 벽은 만만치 않다. 비판과 견제의 선명성은 강점이지만, 군수 선거에서는 행정 전체를 조정하고 예산을 집행할 능력까지 검증받아야 한다. 반민주당 정서가 실제 대안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정 후보의 승부처다.

김회수, 파격 공약으로 차별화

김회수 후보는 기업 경영인 출신이라는 이력을 앞세워 경영형 군수론을 내걸었다. 행정 관료형 리더십보다 경영자적 판단과 실행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 후보는 정당 조직이나 진영 구도보다 정책과 실력으로 승부하겠다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공약은 군민 평생연금제다. 화순군민 6만 명에게 매월 50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구상은 선거전에서 가장 파격적인 제안으로 꼽힌다. 여기에 복합 관광문화단지 조성, 능주 스마트팜 대단지 구축, 화순읍 주차장 확충과 전선 지중화 사업 등을 함께 제시했다.
김 후보의 강점은 기존 정치권과 다른 상상력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반대로 가장 큰 검증 지점도 여기에 있다. 군민 평생연금의 재원, 법적 근거, 지속 가능성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설명하느냐에 따라 공약의 힘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파격은 관심을 끌지만, 군정은 숫자로 설득돼야 하기 때문이다.

막판 변수는 통합과 현실성

이번 화순군수 선거는 민주당 우세 구도 속에서도 변수는 적지 않다. 임 후보가 민주당 지지층을 빠르게 결집시키면 선거 흐름은 안정적으로 굳어질 수 있다. 반대로 경선 후유증이 길어지고 무소속 후보들이 견제 표심을 나눠 흡수하면 막판 긴장감은 커질 수 있다. 특히 무소속 후보 2명이 동시에 완주하는 구도는 민주당 견제 표심을 넓히는 효과와 나누는 효과를 함께 낳을 수 있다.
군민들이 묻는 것은 분명하다. 누가 더 큰 구호를 외치느냐가 아니라 누가 화순의 다음 4년을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느냐다. 광역교통, 바이오산업, 교육·교통 복지, 군민연금처럼 후보들의 공약은 모두 군민 삶과 맞닿아 있다. 선거 막판 표심은 결국 정당의 힘, 인물의 신뢰, 공약의 현실성을 함께 따져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의 조직력이 굳히기로 이어질지, 무소속의 문제 제기가 균열을 만들지, 화순 표심은 이제 마지막 선택의 문턱에 서 있다. 남은 기간 후보들의 말보다 공약의 숫자와 실행 경로가 더 엄격한 검증대에 오를 전망이다. 마지막 유세의 밀도도 또 다른 판세 변수가 될 수 있다.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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