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군수 선거, 조상래·박웅두 1년8개월 만의 재대결

현직 안정론과 변화론 맞대결
정원 관광 농촌혁신 공약경쟁
공유재산 의혹공방도 막판변수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2026년 05월 29일(금) 14:09
조상래 더불어민주당 곡성군수 후보(왼쪽), 박웅두 조국혁신당 곡성군수 후보(오른쪽). [사진=각 후보 측]
6·3 지방선거 전남 곡성군수 선거가 더불어민주당 조상래 후보와 조국혁신당 박웅두 후보의 양자 대결로 치러진다. 두 후보는 지난 2024년 10·16 재선거 이후 1년8개월 만에 다시 맞붙는다. 이번 선거는 현직 군수인 조 후보의 군정 연속론과 박 후보의 농촌 혁신론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구도다. 여기에 공유재산 거주 의혹을 둘러싼 공방까지 더해지며 정책 검증과 도덕성 논란이 함께 선거판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군민들은 어느 후보가 곡성의 인구 감소, 농업 위기, 의료·돌봄 공백, 관광 활성화 문제에 더 현실적인 답을 내놓는지 살피고 있다.

양자 대결로 좁혀진 선거

곡성군수 선거는 한때 3자 구도 가능성이 거론됐다. 그러나 조국혁신당 박웅두 후보와 무소속 이성로 후보가 단일화 절차를 거치면서 구도는 조상래 후보와 박웅두 후보의 맞대결로 정리됐다. 박 후보는 단일화를 통해 민주당에 맞서는 표심을 한곳으로 모을 발판을 마련했다. 조 후보는 현직 군수로서 행정 경험과 군정의 안정성을 앞세우게 됐다.
군민 입장에서는 익숙한 두 후보를 다시 비교하는 선거가 됐다. 조 후보와 박 후보는 지난 2024년 재선거에서도 맞붙었다. 그때의 선택이 짧은 임기의 군정을 맡길 사람을 고르는 일이었다면, 이번 선택은 앞으로 4년 동안 곡성을 이끌 방향을 정하는 일에 가깝다. 그래서 선거의 무게는 더 커졌다. 누가 더 큰 목소리를 내느냐보다 누가 더 현실적인 해법을 내놓느냐가 판단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곡성은 전남 농촌 지역이 안고 있는 고민을 그대로 보여주는 곳이다. 젊은 인구는 줄고, 농촌 일손은 부족하며, 어르신 돌봄과 의료 수요는 커지고 있다. 관광 자원은 있지만 지역 상권 전체로 돈이 도는 구조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이번 선거가 단순한 정당 대결을 넘어 ‘곡성의 다음 설계도’를 고르는 선거로 읽히는 이유다.

조상래, 안정 속 확장론

조상래 후보는 현 군수라는 점을 바탕으로 ‘끊김 없는 군정’을 강조한다. 전 군민 버스 무료화, 농번기 공동급식, 소아과 진료 재개, 마을 주치의 등 생활 정책을 전면에 세우며 이미 시작한 사업을 더 넓겠다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정원과 관광을 곡성의 새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구상도 핵심이다. 섬진강 기차마을, 장미, 수상레포츠, 정원 산업을 묶어 머무는 관광도시를 만들겠다는 흐름이다.
조 후보의 강점은 행정의 연속성이다. 군정을 맡아 본 경험이 있고, 진행 중인 사업을 설명할 수 있다. 특히 작은 군 단위 행정에서는 예산 확보와 사업 절차를 아는 경험이 중요하다. 주민들은 공약의 크기보다 실제로 추진될 수 있는지를 먼저 본다. 조 후보가 안정론을 앞세우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다만 현직 후보에게는 성과만큼 책임도 함께 따른다. 추진한 정책이 실제 주민 생활에 어떤 변화를 줬는지,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지, 관광 정책이 농가와 상권의 소득으로 이어질지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안정론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해왔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다”는 말이 군민의 체감으로 이어져야 한다.

박웅두, 변화와 농촌 혁신

박웅두 후보는 변화와 혁신을 앞세운다. 농민운동과 정책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기본소득, 신재생에너지, 치유농업, 지역경제 선순환을 주요 의제로 내세운다. 박 후보는 인구 감소와 농촌 소멸 위기를 단순한 복지 문제가 아니라 경제 구조의 문제로 본다. 돈이 지역 안에서 돌고, 농업이 관광·돌봄·에너지와 이어져야 곡성이 지속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박 후보에게 단일화는 중요한 정치적 계기다. 흩어질 수 있던 반민주당 성향의 표를 모을 수 있는 통로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일화의 효과는 자동으로 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이성로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얼마나 함께 움직일지, 변화론이 불안감보다 기대감으로 받아들여질지가 관건이다. 박 후보가 넘어야 할 산은 분명하다. “바꾸자”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기본소득과 에너지 공약이 어떤 재원과 절차로 가능한지 쉽게 설명해야 한다.
박 후보의 경쟁력은 문제 제기에 있다. 농촌이 지금 방식으로 버티기 어렵다는 위기감은 적지 않다. 하지만 위기감만으로 행정은 굴러가지 않는다. 새로운 제도는 예산, 법적 근거, 주민 동의가 함께 가야 한다. 박 후보가 변화의 필요성과 실행 방법을 동시에 설득할 수 있느냐가 선거 막판 중요한 과제가 됐다.

의혹 공방, 검증이 우선

이번 선거의 또 다른 쟁점은 조 후보의 공유재산 거주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다. 박 후보 측은 조 후보가 곡성군이 매입한 주택에 임대료 없이 거주했다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하며 법적 조치를 거론했다. 조 후보 측은 민간인 시절 계약과 협의 경위가 있는 사안이라며 추측성 비방에는 강하게 대응하겠다고 맞섰다. 현재로서는 양측의 주장과 반박이 맞서는 단계인 만큼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다.
선거에서 의혹 검증은 필요하다. 공직 후보자는 공공재산, 행정 절차, 이해충돌 문제에서 더 엄격한 기준을 받아야 한다. 동시에 검증은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 확인되지 않은 표현이 앞서면 선거는 정책 경쟁에서 멀어진다. 유권자도 후보의 주장만 볼 것이 아니라 어떤 자료가 제시됐는지, 상대의 반박은 무엇인지 함께 따져봐야 한다.
곡성군수 선거의 마지막 기준은 결국 군민의 삶이다. 버스, 병원, 농사, 일자리, 관광 수입처럼 생활과 맞닿은 문제를 누가 더 정확히 보고, 더 실행 가능한 답을 내놓느냐가 중요하다. 이번 선거는 두 후보의 재대결이지만, 결론은 과거의 승패가 아니라 앞으로의 약속에서 갈린다. 군민에게 필요한 것은 구호보다 실행이고, 공격보다 검증이며, 큰 그림보다 내 삶을 바꾸는 작은 변화다.
그만큼 남은 기간 두 후보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상대를 낮추는 말보다 자기 공약을 쉬운 말로 설명하고, 지킬 수 있는 약속과 어려운 약속을 구분해 보여주는 것이다. 사전투표와 본투표에 참여하는 군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판단이 곡성의 4년을 정하게 된다.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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