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소속 강진원, 강진 민심 업고 징검다리 4선 정당보다 인물론 택한 민심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
| 2026년 06월 05일(금) 11:22 |
|
민심은 당보다 인물 택했다
강 당선자는 최종 개표에서 1만 2584표, 58.53%를 얻었다. 차영수 후보는 8914표, 41.46%에 그쳤다. 두 후보의 격차는 3670표였다. 강진은 선거 전부터 전남의 대표 격전지로 꼽혔다. 강 당선자는 더불어민주당 경선 참여를 추진했지만, 지난해 12월 불법 당원 모집 논란으로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고, 경선 진입이 막히자 탈당해 무소속으로 나섰다. 민주당은 차영수 후보를 확정하고 조직력을 집중했다. 그러나 결과는 무소속의 승리였다. 지역 정치의 관성보다 군민의 직접 선택이 더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 당선자는 당선 뒤 “군수는 군민의 손으로 직접 선택해야 한다는 뜻이 확인됐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 성공과 민주당 쇄신을 함께 거론하며, 이번 선거를 공천 과정에 대한 민심의 판단으로 규정했다.
강 당선자는 강진 작천면 출신으로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중앙과 지방 행정을 두루 거쳤다. 군수 재임 경험도 길다. 이런 이력은 이번 선거에서 ‘검증된 일꾼’이라는 이미지로 이어졌다. 다만 무소속 군수로 다시 출발해야 하는 현실도 분명하다. 군정은 혼자 움직일 수 없다. 통합특별시, 중앙정부, 의회와의 협력이 강진의 다음 성과를 좌우한다.
뜨거운 투표율이 만든 승부
이번 선거에서 강진군의 최종 투표율은 76.92%로 집계됐다. 사전투표율도 52.16%에 이르렀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강진군수 선거 투표율 72.80%를 넘어선 수치다. 높은 투표율은 갈라진 민심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군민들이 이번 선거를 자기 삶의 문제로 받아들였다는 뜻이기도 하다. 누가 군정을 맡느냐에 따라 강진의 교통, 일자리, 농어업, 복지 방향이 달라진다고 본 것이다. 작은 군의 선거였지만 의미는 작지 않았다. 전남 정치의 오래된 구조 속에서도 유권자는 필요하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선거 과정은 거칠었다. 고소·고발과 의혹 공방이 이어졌고, 민주당 지도부와 국회의원들도 강진을 잇따라 찾았다. 그러나 막판 흐름은 흔들리지 않았다. 강 당선자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를 앞섰고, 실제 투표에서도 격차를 벌렸다. 현직 군수로 쌓은 인지도와 행정 경험, 농어촌 지역에서 강한 생활형 정책 이미지가 표심을 붙잡은 것으로 보인다. 강진 군민은 이번 투표로 “누가 더 강진을 잘 아는가”라는 질문에 답했다.
강진 발전축, 교통과 산업
강 당선자의 새 임기는 강진의 공간 지도가 바뀌는 시기와 맞물린다. 오는 7월 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이 추진되고, 오는 연말 광주~강진 고속도로 개통도 예정돼 있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남해선 철도 강진역까지 더해지면 강진은 더 이상 먼 농촌이 아니라 광주권과 남해안권을 잇는 길목이 된다. 교통망은 관광객을 불러오고, 농수산물 판로를 넓히며, 청년이 오갈 수 있는 시간을 줄인다. 기회인 동시에 시험이다. 길이 열리면 사람이 들어오지만, 소비와 인재가 밖으로 빠질 수도 있다.
강 당선자는 이를 막기 위해 체류형 관광, AI 데이터센터 유치, 광주~강진 경제공동체, 농어민 기본소득 등을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농어민수당 인상과 가구당 농어민 기본소득 지급, 스마트농업과 청년농 지원, 빈집 정비와 청년 주거 확대도 약속했다. 큰 구상은 분명하다. 문제는 실행이다. AI 산업은 부지, 전력, 통신망, 민간 투자라는 조건을 갖춰야 한다. 기본소득과 복지 확대는 재원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 관광도 스쳐 가는 방문객만으로는 부족하다. 숙박, 음식, 축제, 농수산물 판매가 한데 묶여야 돈이 지역에 남는다. 군민이 준 표는 공약의 이름이 아니라 결과를 요구하는 표다.
통합은 새 군정의 첫 숙제
강진의 새 군정은 승리의 여운보다 통합의 과제가 앞선다. 선거가 치열했던 만큼 지역 안에는 상처도 남았다. 강 당선자는 이를 의식하듯 당선 1일 차부터 군수 업무에 복귀했다. 현직 군수로서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곧바로 군정 현안과 대외 업무를 챙기며 새 임기의 출발점을 현장에 뒀다. 선거는 끝났지만 군정은 멈출 수 없다는 메시지였다.
강 당선자도 화해와 통합을 강조했다. 군수 선거에서 이긴 사람은 한 명이지만, 군정의 대상은 모든 군민이다. 차영수 후보를 지지한 군민의 뜻도 정책 안으로 품어야 한다. 의회와의 관계, 통합특별시 체제에서의 예산 확보, 중앙정부 사업 대응도 더 치밀해져야 한다. 특히 통합특별시 출범 뒤 강진이 중심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농어업, 관광, 교통, 산업 분야의 요구를 초기에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
무소속 당선은 자유를 주지만 부담도 준다. 정당 울타리 없이 성과를 내려면 더 넓게 만나고 더 빨리 설득해야 한다. 강 당선자가 말한 ‘새로운 강진시대’는 구호로 열리지 않는다. 광주와 가까워진 강진, 철도와 고속도로가 만나는 강진, 농어업과 관광과 첨단산업을 함께 키우는 강진을 실제로 보여줘야 한다. 이 결과는 강 당선자에게 면죄부가 아니라 더 큰 책임으로 돌아온다. 높은 지지는 곧 빠른 성과 요구다. 선거 열기를 군정의 힘으로 바꾸지 못하면 무소속 돌풍은 오래가지 못한다. 그래서 첫 인사와 첫 예산, 첫 현안 대응이 새 군정의 방향을 가를 기준이 될 전망이다. 강진 군민은 뜨겁게 선택했다. 이제 강 당선자가 성과로 답할 차례다. 그 시간이 시작됐다.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