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양군, 골목경제 살리고 복지 넓혀 미래 성장판 연다 골목 상권에 힘을 더한다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
| 2026년 06월 08일(월) 10: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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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의 이름은 다르지만 방향은 하나다. 주민 생활의 빈틈을 줄이고, 지역의 돈줄이 밖으로 새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다. 인구가 줄고 고령화가 빨라지는 농촌 군에서 경제와 복지는 따로 갈 수 없다. 가게가 버텨야 마을이 살고, 어르신과 아이가 돌봄을 받아야 젊은 세대도 지역에 남는다. 담양군이 생활형 경제정책과 현장형 복지정책을 함께 앞세운 이유다.
골목경제 제도권으로
지역경제 정책의 핵심은 작은 가게를 제도 안으로 끌어들이는 일이다. 담양군은 올해 상반기 박물관거리, 슬로시티창평, 고서, 담양중앙 2번가, 담양중앙 3번가 등 5곳을 골목형상점가로 더 지정했다. 이로써 담양의 골목형상점가는 기존 담양중앙, 쓰담길, 프로방스, 죽녹원 북문, 국수거리까지 모두 10곳, 898개 점포로 늘었다. 전통시장 틀 밖에 있어 지원을 받기 어려웠던 거리 상권을 정책의 울타리 안으로 넣은 셈이다.
골목형상점가가 되면 온누리상품권 가맹 등록이 가능해진다. 정부와 전남도 공모사업에도 도전할 수 있다. 공동 마케팅, 상권 환경개선, 특화사업 지원도 받을 수 있다. 관광객이 찾는 거리와 주민이 매일 쓰는 생활상권을 함께 살리겠다는 뜻이다. 담양은 죽녹원과 메타세쿼이아길 등 관광 자원이 강한 지역이다. 그러나 관광객이 특정 장소만 보고 떠나면 지역 상권이 고르게 살아나기 어렵다. 골목형상점가 확대는 관광 동선을 골목으로 넓히고, 소비를 작은 가게로 잇는 정책이다. 관건은 현장의 체감이다. 상품권 가맹점이 늘고, 상인회가 함께 움직이며, 주민이 가까운 가게에서 편하게 쓸 수 있어야 효과가 커진다.
가족 돌봄을 정책으로
복지정책은 가족의 어깨에만 놓였던 돌봄을 행정이 나눠 짊어지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3대 효도수당은 그 상징이다. 80세 이상 어르신을 부양하는 3대 이상 가정의 부양자에게 설과 추석에 각각 20만 원씩 준다. 한 해 최대 40만 원이다. 가구원 모두가 담양군에 1년 이상 살아야 하는 조건도 붙었다. 금액보다 중요한 것은 메시지다. 어르신을 모시는 일을 개인의 희생으로만 보지 않겠다는 뜻이다. 세대가 함께 사는 가정이 줄어드는 현실에서 이 수당은 효를 말로만 강조하지 않고 제도로 받치는 첫걸음이다.
손자녀 돌봄수당은 아이 키우기 부담을 줄이는 정책이다. 부모 소득이 기준중위소득 150% 이하인 가정에서 생후 24~35개월 손자녀를 조부모가 월 40시간 이상 돌보면 월 3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맞벌이 가정과 양육 공백 가정에는 작지 않은 도움이다. 조부모 돌봄을 사적인 일로만 두지 않고, 지역사회 돌봄의 한 축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아이를 돌보는 손길에 작은 보상을 더하고, 젊은 부모가 지역에 머물 이유를 만드는 정책이기도 하다. 아이를 맡길 곳이 있고, 어르신을 모시는 가정이 존중받을 때 정주는 현실이 된다.
집 가까운 복지 확대
세 번째 축은 정주 환경이다. 담양형 복지는 병원 동행 서비스 확대로 더 촘촘해지고 있다. 농촌에서는 병원에 가는 일 자체가 큰 부담이다. 버스 시간을 맞추기 어렵고, 보호자가 없으면 진료 절차를 따라가기 힘든 어르신도 많다. 병원 동행은 이런 빈틈을 메운다. 단순히 차를 태워주는 일이 아니다. 병원까지 함께 가고, 진료와 약 처방 과정을 살피며, 집으로 돌아온 뒤 필요한 돌봄까지 잇는 생활 안전망이다.
군은 지역사회 통합돌봄도 본격화하고 있다. 주거 환경 개선, 병원 동행, 도시락 지원, 퇴원환자 돌봄 등을 한 줄로 묶는 방식이다. 여러 기관을 따로 찾아다니던 불편을 줄이고, 상담부터 서비스 연결, 사후관리까지 한 번에 돕는 체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올해는 퇴원환자 돌봄을 강화해 병원과 지역 돌봄을 잇는 연결고리를 키운다. 고령 1인 가구와 노인 부부 가구가 늘어나는 담양에서는 복지가 곧 정주 정책이다. 살던 마을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군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을 먼저 찾아내는 일도 중요하다. 몰라서 신청하지 못하는 사람이 줄어야 복지의 체감도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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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정사업과 유치전 구분
미래사업은 기대와 검증이 함께 필요하다. 국제명상센터는 추월산 일원에 추진되는 치유·힐링 관광 기반이다. 자연과 쉼을 찾는 관광 흐름에 맞춰 담양의 이미지를 넓힐 수 있는 사업이다. 기존 죽녹원과 메타세쿼이아길에 머물던 관광 동선을 산림, 명상, 체류형 관광으로 확장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관광객이 오래 머물수록 숙박, 음식, 체험 소비가 늘어난다. 미래사업이 지역경제와 만나는 지점이다.
경마공원은 성격이 다르다. 담양군은 전북 순창군과 함께 공동 유치에 나섰다. 일자리와 세수 효과가 기대되지만 아직 확정된 사업은 아니다. 사행산업 논란, 교통망, 주민 수용성, 환경 부담까지 따져야 한다. 그래서 행정의 설명 책임이 더 크다. 기대 효과만 앞세우면 갈등이 커질 수 있다.
담양의 정책은 지금 두 길 위에 서 있다. 하나는 군민 삶을 바로 받치는 생활정책이고, 다른 하나는 미래 먹거리를 찾는 성장정책이다. 성패는 발표보다 실행에 달렸다. 주민이 쉽게 신청하고, 실제로 이용하고, 동네 가게가 매출 변화를 느낄 때 정책은 힘을 얻는다. 그 변화가 쌓일 때 담양의 새 방향도 분명해진다.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다. 한 번의 지정과 한 번의 지원으로 끝나면 변화는 짧다. 상권, 돌봄, 관광을 해마다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고쳐야 담양형 정책은 이름이 아니라 성과로 남는다. 군민의 눈높이가 기준이다.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