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광, 에너지 소득도시로 산업지형 바꾼다 에너지 소득도시 가속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
| 2026년 06월 08일(월) 10: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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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이익을 군민 소득으로
출발점은 에너지 기본소득이다. 영광군은 지난 3월 6일 영광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에너지 기본소득 도시 비전선포식’을 열고 재생에너지 발전 이익을 군민과 나누는 정책 추진을 공식화했다. 태양광과 해상풍력에서 나온 경제적 가치를 기금으로 쌓고, 이를 군민에게 기본소득처럼 돌려주는 방식이다.
이 정책은 기존 복지와 성격이 다르다. 세금을 나눠 주는 지원사업이 아니라, 지역에서 생산된 에너지의 이익을 지역 안에서 다시 순환시키는 구조다. 발전 사업 이익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흐름을 줄이고, 군민 생활비와 지역 소비를 함께 받치는 장치로 삼겠다는 뜻이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소비 기반이 약해진 농어촌 지역에는 이 같은 소득 순환 모델이 더 큰 의미를 갖는다.
군은 해상풍력발전 사업자 협의체와 발전 이익 공유제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마을 단위 태양광 발전소도 중요한 축이다. 지난 2025년 4개 마을에서 시작한 태양광 발전소 운영을 올해 10개 마을로 넓힐 계획이다. 마을 수익은 공동기금으로 쌓여 마을회관 운영비, 공동급식, 주민 공동사업 등에 쓰인다. 일부 마을은 연간 1000만 원 이상 소득도 기대된다.
전남형 기본소득도 생활 안정 정책으로 함께 추진된다. 영광군 신청 안내에는 지급액이 1인당 50만 원으로 제시돼 있다. 영광사랑카드로 지급해 지역 가맹점 소비를 늘리는 방식이다. 에너지 기본소득이 중장기 소득 모델이라면, 전남형 기본소득은 당장 군민 생활과 골목경제를 받치는 단기 정책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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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RE100으로 기업 부른다
영광군의 산업 전환은 수소와 RE100으로 이어진다. 군은 총사업비 14조3000억 원 규모의 19개 핵심 전략사업을 광역 경제권과 연계해 추진하고 있다. 중심에는 2조7000억 원 규모의 청정수소 생산 및 실증 클러스터 구상이 있다. 해상풍력과 태양광 전기로 수소를 만들고, 저장하고, 산업에 쓰는 흐름을 지역 안에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내년 국고 건의 사업에도 수소도시 구상이 담겼다. 영광군은 지난 2월 26일 ‘2027년도 국고건의 현안사업 2차 발굴 보고회’에서 총 44건, 1조757억 원 규모의 사업을 점검했다. 이 가운데 청정수소 기반 수소도시 조성 사업은 400억 원 규모의 신규 현안사업으로 제시됐다. 다만 이는 정부 예산 반영을 목표로 한 건의 단계다. 확정 사업처럼 보기보다 국비 확보와 부처 협의가 남은 과제로 봐야 한다.
RE100 산업단지도 같은 맥락이다. RE100은 기업이 쓰는 전기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국제 흐름이다. 영광군은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앞세워 전기를 많이 쓰는 기업, 데이터센터, 친환경 제조기업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에는 RE100 산업단지 후보지 선정과 기본구상 용역에 착수했다. 현재는 입지와 사업성, 기업 수요를 따지는 단계다.
이 전략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기업은 싼 땅만 보고 움직이지 않는다. 전력, 물류, 인력, 시험·인증 기반을 함께 본다.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쓰려는 기업 수요가 커질수록, 전기를 생산하는 지역이 산업을 유치할 가능성도 커진다. 영광군이 수소와 RE100을 따로 보지 않고 한 축으로 묶는 이유다.
모빌리티 시험·인증 거점으로
대마전기차산업단지는 영광의 미래 산업을 실제 기업 활동으로 연결할 현장이다. 영광군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 ‘미래 모빌리티 전자파 잔향실 시험평가 구축 사업’ 공모에 선정돼 국비 67억5000만 원을 확보했다. 전남도 발표 기준으로는 오는 7월부터 오는 2029년까지 총사업비 183억 원을 투입해 대마전기차산업단지에 전자파 잔향실 시험·평가센터를 구축한다.
전자파 잔향실은 자율주행차, 전기차, 수소차가 실제 도로에서 만나는 복잡한 전파 환경을 시험하는 시설이다. 카메라, 레이더, 통신장비가 많은 미래차는 전자파 간섭이 생기면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시험·인증 시설은 기업이 제품을 개발하고 시장에 내놓기 위한 필수 기반이다.
기업 지원도 붙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전남도, 영광군은 ‘2026년 2차 영광군 지역소멸대응 e-모빌리티산업 활성화 지원사업’을 통해 영광군 소재 e-모빌리티 관련 중소기업을 지원한다. 신청 기간은 지난달 6일부터 오는 12일까지이며, 기업당 연 최대 3개 과제, 총 9000만 원 이내 지원이 가능하다. 시제품 제작, 마케팅, 판로 개척, 지식재산권 확보 등이 대상이다.
관건은 실행력과 주민 신뢰
영광군의 전략은 분명하다. 에너지를 만들고, 그 이익을 나누며, 그 전기로 기업을 부르고, 미래차 시험·인증 기반까지 갖추는 것이다. 이 흐름이 자리 잡으면 영광은 전력 생산지라는 기존 이미지를 넘어 수소와 RE100, e-모빌리티 산업이 모이는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과제도 작지 않다. 수소도시와 RE100 산업단지는 아직 국비 확보, 후보지 검토, 민간투자 유치가 남아 있다. 해상풍력 확대 과정에서는 주민 수용성과 환경 문제도 함께 풀어야 한다. 기본소득 역시 재원 조성 방식과 지급 기준이 명확해야 군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영광의 승부처는 선언보다 실행이다. 사업마다 일정과 재원, 책임 부서를 분명히 공개하고 주민 설명을 넓히는 일도 필요하다. 군민에게 돌아갈 몫이 보여야 사업 추진도 힘을 얻는다. 계획을 예산과 제도로 연결하고, 이익을 군민이 체감할 때 에너지 전환은 지역의 미래 산업으로 완성된다.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