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락표 화순 로드맵, 인수위서 첫발

백신산업 성장축 세운다
폐광경제 활로를 찾는다
농촌혁신 민생도 챙긴다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2026년 06월 18일(목) 09:37
임지락(오른쪽) 전남 화순군수 당선인. [사진=임지락 당선인]
임지락 화순군수 당선인이 민선9기 출범을 앞두고 군정 인수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 12일 화순군민회관에서 문을 연 인수위원회는 단순한 행정 인수 기구가 아니다. 선거 때 내건 약속을 실제 예산과 사업으로 옮기는 첫 관문이다. 백신·바이오산업, 폐광지역 개발, 농업·농촌 혁신, 광역교통망 구축이 새 군정의 중심축으로 떠올랐다. 군민이 체감할 첫 성과를 어디서 만들 것인가가 인수위의 핵심 질문이다.

전문성 앞세운 첫 진용

인수위는 산업경제, 지역개발, 농업농촌, 교육복지, 문화관광체육, 자치행정 등 6개 분과로 짜였다. 김종갑 위원장과 최옥경 부위원장을 중심으로 인수위원과 자문위원이 참여했다. 출범 보도 기준으로 인수위원은 위원장·부위원장을 포함해 15명, 자문위원은 19명이다. 선거 전 발표 때 나온 12명 구성과 숫자가 다른 만큼 최종 구성은 출범식 기준으로 보는 것이 맞다.
인수위의 첫 과제는 화순군 실과소 업무보고다. 사업별 예산, 추진 단계, 문제점을 먼저 살핀 뒤 현장 점검을 이어간다. 임 당선인은 인수위원들에게 정치적 고려보다 전문성과 공정성을 앞세웠다고 설명했다. 좋은 정책은 이어가고, 바꿔야 할 정책은 과감히 고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말은 민선8기 사업을 무조건 지우지 않겠다는 신호다. 동시에 군민이 바로 느낄 수 없는 사업은 다시 따져 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지난 6월 3일 지방선거에서 임 당선인은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화순군수에 당선됐다. 최종 보도 기준 득표율은 63%대로, 무소속 후보들을 크게 앞섰다. 선거 뒤 첫 메시지는 변화와 통합이었다. 그는 청년이 떠나지 않는 인구 10만 도시의 기반을 만들고,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군민과도 손잡겠다고 밝혔다. 새 군정이 초기에 신뢰를 얻으려면 군수실 공개, 직통 문자, 참여 예산 같은 소통 장치부터 눈에 보여야 한다.

백신특구, 성장판 다시 연다

가장 큰 축은 백신·바이오산업이다. 화순은 이미 백신산업특구를 갖고 있고, 지난 2024년 국가첨단전략산업 바이오 특화단지에도 이름을 올렸다. 정부 계획은 화순의 연구개발, 임상, 백신 제조 기반을 묶어 백신 생산과 면역치료 산업 생태계를 키우는 데 있다. 임 당선인의 공약도 이 흐름 위에 서 있다. 그는 광주~화순 광역철도와 전남을 잇는 교통망, 바이오·백신 특구 고도화, 국가산단과 바이오 캠퍼스 조성을 내세웠다.
관건은 속도다. 특화단지는 이름만으로 기업을 끌어오지 못한다. 연구기관, 병원, 기업, 대학이 함께 움직일 때 일자리가 생긴다. 인수위 산업경제 분과가 투자 유치, 인허가, 인력 양성, 정주 여건을 함께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당선인이 말한 인구 10만 도시도 결국 청년 일자리와 주거, 교육이 맞물릴 때 가능하다. 인수위가 첫 달에 그릴 산업 지도가 앞으로 4년 예산의 방향을 정하게 된다.

폐광 이후, 대체산업 승부처

폐광지역 개발은 민선9기 성패를 가를 또 다른 현안이다. 화순광업소 일대 경제진흥 개발사업은 지난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총사업비는 3579억 원 규모로 알려졌고, 바이오·식품 기반 농공단지와 스마트팜 단지 조성이 핵심이다. 오는 2028년 착공, 오는 2031년 완공 목표가 제시돼 있다. 닫힌 탄광을 새 산업 터전으로 바꾸는 사업인 만큼 주민 기대도 크다.
그러나 기대만으로는 부족하다. 폐광지역은 일자리와 상권, 인구가 함께 줄어든 곳이다. 새 단지가 들어서도 지역민 고용, 교통 접근성, 기업 입주가 따라오지 않으면 효과는 작아진다. 김종갑 인수위원장이 지방재정의 어려움을 언급하며 큰돈을 들이지 않고 군민에게 돌려줄 방안을 찾자고 한 것도 이 대목과 맞닿아 있다. 돈을 쓰는 사업보다 돈이 도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새 군정의 숙제다. 농업 혁신도 이와 맞물린다. 로컬푸드를 광역푸드로 넓히고, 스마트팜을 폐광 대체산업과 연결하면 농민 소득과 청년 일자리를 동시에 노릴 수 있다. 다만 생산, 유통, 판로가 함께 준비돼야 한다.

공약을 생활로 바꾸는 시험대

선거 공약은 넓다. 사통팔달 교통망, 바이오·의료 중심 도시, 로컬푸드에서 광역푸드로 넓히는 농업 혁신, 메디컬 스테이와 건강 관광, 투명한 군수실, 군민 직통 문자, 참여 예산 확대, 어르신 복지와 주차난 해소까지 담겼다. 인수위가 이 공약들을 모두 같은 무게로 밀어붙이기는 어렵다. 우선순위를 정하고, 4년 안에 성과를 낼 사업과 장기 사업을 나눠야 한다.
특히 초기 100일은 중요하다. 첫 예산 편성 방향, 중앙정부 공모사업 대응, 통합특별시와의 협력 창구를 이때 잡아야 한다. 인수위가 각 분과 의견을 따로 모으는 데 그치면 힘은 약해진다. 산업, 농업, 복지, 관광을 한 장의 실행표로 묶어야 한다. 군민에게는 언제, 어디서, 무엇이 달라지는지 쉽게 알려야 한다. 지방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만큼 새 건물보다 기존 시설 활용, 큰 행사보다 일자리 효과, 선언보다 실행 가능성을 앞에 두는 선택도 필요하다. 그래서 인수위의 판단은 취임식 문구보다 첫 예산안에서 더 분명히 드러날 전망이다. 군민의 눈은 이 지점을 향하고 있다. 평가는 빠를 수밖에 없다.
민선9기 화순군정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이라는 큰 변화 속에서 시작된다. 특별시는 오는 7월 1일 시행 법령을 앞두고 있다. 화순은 광주와 가까운 지리, 백신산업 기반, 폐광 대체산업이라는 세 장의 카드를 쥐고 있다. 문제는 카드를 어떻게 묶어 낼지다. 교통망은 산업단지와 관광지를 잇고, 바이오는 의료관광과 교육을 낳고, 농업은 먹거리 산업으로 커져야 한다. 그래야 공약은 표어가 아니라 생활 변화가 된다.
임 당선인의 첫 4년은 새 사업을 얼마나 많이 벌이느냐보다 흩어진 사업을 얼마나 잘 묶느냐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크다. 인수위가 그 첫 시험대다. 군민이 보고 싶은 것은 거창한 말보다 바뀐 생활이다. 업무보고 책상 위의 계획이 마을과 시장, 학교와 병원에서 확인될 때 민선9기의 힘도 커질 것이다.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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