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정에 문 연 특별시의회, 1호는 반도체 조례 송형곤 초대 수장 선출돼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
| 2026년 07월 03일(금) 10: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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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 개의, 공백을 막다
첫 본회의는 무안군 삼향읍 기존 전남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렸다. 밤늦은 시간이었지만 회의장에는 출범을 지켜보려는 관계자와 취재진이 모였다. 광주와 전남이 나뉘어 있던 시간을 끝내고 같은 의사봉 아래 새 이름을 올리는 순간이었다. 그만큼 절차 하나하나가 첫날의 상징이 됐다. 그리고 기록이 됐다. 의회는 0시에 맞춰 집회공고와 의장·부의장 후보 등록 절차를 거친 뒤 0시 5분께 제1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정식 개의했다. 김성일 임시의장이 회의를 이끌었고, 집회 경위 보고 뒤 곧바로 의장 선거가 진행됐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전남과 광주가 하나의 광역자치단체로 다시 묶인 새 행정 체계다. 행정구역이 바뀌면 도장 하나, 민원서류 하나도 근거가 필요하다. 그래서 첫 회의의 핵심은 축하보다 법규였다. 조직을 세우고, 돈의 흐름을 정하고, 교육청과 의회가 움직일 규칙을 같은 시각에 마련해야 했다.
초대 의장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송형곤 의원이 선출됐다. 송 의장은 당선 인사에서 전남광주를 인공지능과 반도체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키우는 국가 전략을 의회가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통합 첫날 의회가 가장 먼저 꺼낸 말은 통합의 상징보다 산업과 민생의 실행이었다.
1호 안건은 산업 신호탄
송 의장은 의장석에 오른 뒤 곧바로 반도체 지원 조례안을 상정했다. 조례안은 투자 유치, 투자 이행 점검, 기반시설 지원을 다루는 반도체 전략위원회 설치를 담았다. 통합특별시장이 관계 기관과 협력 체계를 만들고 기업 투자가 실제 공장과 일자리로 이어지도록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조례는 지난달 30일 정부와 기업이 발표한 서남권 첨단산업 투자 계획과 맞물려 있다. 정부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앰코 등과 투자양해각서를 맺고 서남권에 총 896조 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 가운데 SK와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팹 4기와 AI 데이터센터 등을 추진한다. 통합의회가 첫 안건으로 반도체 조례를 고른 것은 새 도시의 성장 방향을 분명히 보인 선택이다.
첫날 처리된 법규도 많았다. 특별시 조례 233건, 교육 조례 63건, 의회 조례·규칙 34건 등 모두 330건이 본회의를 넘었다. 조직, 재정, 사무 위임, 교육행정, 의회 운영 기준이 한꺼번에 마련돼 통합 행정의 뼈대가 세워졌다. 시장 권한 일부를 시장·군수·구청장에게 맡기는 사무위임 조례도 통과돼 광주 자치구와 전남 시·군이 같은 틀에서 움직일 길이 열렸다. 공식 인장 체계도 청인과 직인 중심으로 단순해졌다. 결재와 민원 처리에 쓰는 도장의 종류를 줄여 책임선을 분명히 하려는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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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식 견제, 전남식 지원
통합 조례의 큰 흐름은 도심 행정에는 광주식 견제 장치를 넓히고, 넓은 농어촌 현장에는 전남식 지원 체계를 살리는 방식이다. 민간투자 사업은 제3자 제안 공고나 기본계획 고시, 투자 공모 전에 의회 동의를 받도록 했다. 실시협약은 20일 이상 시보와 홈페이지에 예고해야 한다. 큰 개발사업이 주민과 의회 모르게 속도를 내지 못하게 하려는 장치다.
재정 감시도 강화됐다. 지방재정투자심사위원회는 채무부담행위와 보증채무, 예산 밖 의무 부담까지 살핀다. 지금 당장 드는 돈뿐 아니라 앞으로 갚아야 할 부담까지 따져 보겠다는 뜻이다. 기금 존속 기한은 오는 2029년 12월 31일로 맞추고, 내년 말까지는 광주와 전남 계정을 따로 운용해 초기 갈등을 줄이기로 했다. 광주 행정옴부즈만위원회와 전남 도민고충처리위원회는 시민고충처리위원회로 합쳐진다.
농어촌과 생활 현장에는 전남형 제도가 넓게 적용된다. 농업인 월급제는 벼 중심에서 식량작물, 과수, 채소 등으로 넓어진다. 먹거리 보장 조례는 공공기관과 학교 급식에 지역 농수축산물을 연결할 근거를 마련했다. 의용소방대 장학금은 대원과 자녀를 모두 대상으로 삼고, 경비도 특별시장과 시장·군수·구청장이 함께 지원할 수 있게 했다.
남은 과제는 안전판
교육 조례는 기관 운영과 교육과정, 학생지원 기준을 하나로 맞추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교육청에는 기획조정실 신설과 제2부교육감 사무 정리가 반영됐고, 지방공무원 정원은 7739명으로 정해졌다. 의회 운영 기준도 첫날 정리됐다. 연간 회의 일수는 120일 이상, 정례회는 해마다 두 차례로 정했다. 시장이나 교육감,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요구하면 임시회를 열 수 있다. 의원 10명 이상이 찬성하면 의안을 낼 수 있고, 교섭단체도 의원 10명 이상으로 구성된다.
민형배 초대 특별시장과 김대중 초대 교육감은 조례 처리 뒤 본회의장에서 취임 선서를 했다. 의회는 오전 정회와 속개를 거쳐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선출 절차에 들어갔다. 산회 뒤 의원들은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합동 참배하며 첫날 공식 일정을 이어갔다. 오는 3일에는 제2차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회 위원 선임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윤리특별위원회 구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