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 군공항 이전 기대 확산 반도체 산단 발표 뒤 주민 기대감 커져 성지용 기자 hoahn01@hanmail.net |
| 2026년 07월 09일(목) 15: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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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전 광주 군공항 인근 송정동 마을 골목은 오랜 시간 개발 제한을 받아온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좁은 길을 따라 늘어선 단독주택은 낡았고 슬레이트 지붕은 녹슨 채 방치된 곳도 적지 않았다. 주변 아파트들도 군공항 비행경로에 따른 고도 제한 영향으로 대부분 15층 높이에 머물러 있었다.
이 일대는 한때 광산구 중심지로 꼽혔지만 전투기 소음과 개발 제한이라는 이중 부담 속에 점차 낙후됐다. 주민들은 군공항과 가깝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개발에서 소외돼 왔다며 반도체 산단 조성 계획이 지역 변화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공장인 팹이 특별시 서구 마륵동 탄약고 부지와 군공항 일대에 들어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다. 이날 비를 피해 공항 인근 공원 정자에 모인 주민들은 반도체 공장과 군공항 이전 이야기를 나누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주민들은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면 우리 동네도 발전하게 되는 것이냐’, ‘언제쯤 공사를 시작하는지 알고 있느냐’며 서로 질문을 주고받았다.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이 실제 군공항 이전과 맞물릴 경우 수십 년간 이어진 소음 피해와 개발 제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가 컸다.
공항 인근 단독주택에서 20년 넘게 살아온 이남형 씨는 전투기 소음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쁘다고 했다. 이 씨는 ‘연간 20만 원 남짓의 소음 보상금은 매일 하늘을 찢는 듯한 피해에 비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평생을 살아도 전투기 소음은 적응이 안 됐다’고 말했다.
집값 하락과 생활 불편을 감내해 온 주민들도 반도체 산단 조성 소식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선자 씨는 낙후된 동네에 살며 집값이 낮아 자녀들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지 못한 점이 늘 마음에 남았다고 했다. 그는 이번 개발 기대가 현실이 되면 집값 상승을 통해 자녀에게 보탬이 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주해 남은 노후를 준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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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 첨단산업 거점으로 바뀔 수 있다는 기대는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송정동에서 10년째 공인중개업을 하는 윤선아 씨는 사무실에 외지인 문의와 방문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서울에서 한 투자자가 현금을 들고 예약 없이 찾아오는가 하면 대출 조건을 미리 확인하고 온 매수자들도 매물이 없어 발길을 돌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윤 씨는 ‘지난 3월 평당 45만 원에 논을 팔겠다던 땅 주인이 최근 평당 150만 원 이하로는 절대 팔지 않겠다고 통보해 왔다’며 ‘하루아침에 값을 3배 넘게 올렸는데도 매수 문의가 잇따른다’고 말했다.
주민 감소와 상권 침체로 어려움을 겪어 온 골목상권도 반도체 산단 조성의 낙수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공항 인근에서 20년째 사우나를 운영하는 김양근 씨는 ‘소음 때문에 주민들이 떠나 상권이 완전히 붕괴해 폐업을 고민했던 상인들 사이에 대기업 반도체 공장 유치 소식 이후 조금만 더 버텨보자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상 송정다누리상인회 회장은 ‘대기업 반도체 공장 유치로 젊은 인구가 다수 유입되면 벼랑 끝에 몰렸던 골목상권이 과거 활기 넘치던 번화가로 다시 도약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반도체 산단 조성은 군공항 이전과 국가산단 지정, 전력·용수 공급, 기반시설 조성 등 여러 과제가 맞물려 있다. 주민들의 기대가 실제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부와 통합특별시, 관계기관의 후속 협의와 실행 계획이 속도감 있게 구체화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성지용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