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숲 해변과 굴비 한 상으로 만나는 영광의 여름 노을 따라 걷는 영광 바다 정원채 기자 hoahn01@hanmail.net |
| 2026년 07월 10일(금) 17: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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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바다에 머무는 여름
7월의 영광에서 바다는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다. 그중 백수해안도로는 서해의 굴곡과 노을의 빛을 함께 품은 길이다. 백수읍 길용리에서 백암리 석구미까지 이어지는 해안길은 서해의 굽은 바다를 따라 부드럽게 흘러간다. 차창 밖으로는 갯벌과 바위, 작은 마을과 바다가 번갈아 스치고, 해가 서쪽으로 낮아질수록 풍경은 조금씩 붉은 빛을 머금는다. 이 길이 오래 기억되는 것은 차창 밖으로 스치는 바다 풍경에만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해안 아래로 이어지는 노을길은 여행자를 차에서 내려 걷게 만들고, 바람과 빛이 머무는 풍경을 몸으로 느끼게 한다.
하루가 저물 무렵, 노을전시관에서는 백수해안도로의 바다와 노을이 가장 또렷하게 만난다. 바람이 낮아지고, 바다의 빛이 붉게 번지고, 수평선 너머로 하루의 열기가 천천히 가라앉는 시간은 여행의 속도까지 느리게 만든다. 7월의 백수해안도로는 더위를 피해 달리는 길이면서, 하루의 열기를 천천히 내려놓는 저녁의 길이다.
가마미해수욕장은 바다와 그늘을 함께 품은 영광의 대표 여름 피서지다. 반달처럼 휘어진 백사장 뒤로 소나무숲이 이어지고, 완만한 해변에는 가족 단위 피서객의 발걸음이 모인다. 올해는 다음달 13일부터 오는 8월 17일까지 개장하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물놀이가 가능하다. 아이들은 물가를 오가며 더위를 식히고, 어른들은 솔숲 그늘 아래에서 한낮의 햇볕을 피할 수 있다. 바다 앞쪽으로는 작은 섬들이 떠 있어 낮에는 시원한 해변 풍경이 펼쳐지고, 해질 무렵에는 칠산바다의 낙조가 여행의 끝을 붉게 물들인다. 바다와 숲그늘이 가까운 이 해변은 물놀이와 휴식, 저녁 풍경을 한자리에서 누리는 영광의 여름 쉼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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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밖에서 만나는 물길
영광의 물놀이는 바다에서만 이어지지 않는다. 읍내 가까운 우산근린공원 어린이 물놀이장은 한여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모이는 자리다. 영광군민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이 물놀이장은 올해 7월 18일부터 오는 8월 23일까지 문을 열고,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매주 월요일은 쉬어 간다. 멀리 피서지를 찾지 않아도 물줄기 아래에서 더위를 식힐 수 있어, 아이들에게는 여름방학의 가까운 놀이터가 된다. 바닷가까지 나서기 어려운 가족에게도 우산근린공원은 일상 속에서 여름을 건너는 작은 피서지다.
대마 안골계곡은 영광의 여름 여행에 숲그늘을 더해주는 곳이다. 태청산 자락에 자리한 계곡에는 편백과 소나무가 이어지고, 그 사이로 흐르는 물소리가 한낮의 열기를 낮춘다. 바다가 탁 트인 시원함을 준다면, 안골계곡은 산그늘 속에서 천천히 쉬어 가는 서늘함을 건넨다.
그늘 따라 걷는 여름산길
불갑산은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산이다. 가을이면 상사화로 이름을 알리지만, 여름의 불갑산은 짙은 숲그늘로 여행자를 맞는다. 불갑사로 들어서는 길에는 나무 그늘이 깊게 드리우고, 서두르지 않아도 산의 기운이 천천히 스며든다. 바다에서 달아오른 몸과 마음을 잠시 식히고 싶을 때, 오래된 사찰의 고요함은 여름 여행의 속도를 한 박자 늦춰준다.
물무산 행복숲도 7월 영광에서 놓치기 아까운 산책길이다. 맨발 황톳길과 숲길은 빨리 걷는 길이 아니라, 발걸음을 늦추며 머무는 길이다. 아이들에게는 숲을 몸으로 느끼는 체험 공간이 되고, 어른들에게는 여행 중 잠시 숨을 고르는 쉼터가 된다. 영광의 여름은 바다만으로 다 설명되지 않는다. 해변의 열기와 숲의 그늘이 함께 놓일 때, 7월 영광의 여행은 더 깊어진다.
칠산바다에서 차린 밥상
영광 여행에서 밥상은 풍경만큼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 중심에는 법성포 굴비거리가 있다. 굴비정식과 보리굴비, 고추장굴비, 조기매운탕은 법성포를 대표하는 메뉴다. 특히 여름에는 차게 말아낸 밥에 보리굴비를 곁들이는 상차림을 찾는 이들이 많다. 녹차물에 말아낸 밥 위에 짭조름한 보리굴비 한 점을 올리면, 더위에 무뎌졌던 입맛이 다시 살아난다.
영광의 여름 밥상에는 굴비만 오르지 않는다. 칠산바다에서 나는 보리새우는 여름부터 가을 초까지 맛이 오르는 수산물로, 굴비와는 또 다른 계절의 맛을 전한다. 살이 두툼한 덕자는 찜으로 올렸을 때 담백한 맛이 살아나고, 민물장어는 더위에 지친 몸을 달래는 보양식으로 찾는 이들이 많다. 여기에 간장게장과 청보리한우까지 더해지면 영광의 식탁은 바다와 들의 맛을 함께 품는다.
영광의 여름은 한 가지 풍경으로만 남지 않는다. 오전의 숲길에서는 불갑산과 물무산의 그늘이 더위를 늦춰주고, 낮의 법성포에서는 굴비 한 상이 여행의 허기를 채운다. 오후가 되면 가마미해수욕장과 안골계곡의 물가가 한낮의 열기를 식히고, 해가 낮아질 무렵에는 백수해안도로의 바다가 붉은 빛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래서 7월의 영광은 바다만 찾는 피서지도, 음식만 기억되는 여행지도 아니다. 숲에서 쉬고, 물가에서 더위를 덜고, 법성포의 밥상 앞에 앉았다가 노을을 따라 천천히 돌아 나오는 길이 하나의 여름으로 이어진다. 빠르게 지나치는 여행보다 한 장면씩 머물며 걷는 여행에 가까운 곳. 영광의 여름은 그렇게 바다와 숲, 밥상과 노을이 겹쳐지며 오래 남는다.
정원채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