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축제 너머 숲과 바다로 깊어지는 장흥의 여름

물축제로 여는 장흥 여행
수문 바다 곁 가족 피서
삼합으로 채운 여름 밥상

정원채 기자 hoahn01@hanmail.net
2026년 07월 14일(화) 10:10
탐진강 전경 [사진=남도여행길잡이]
장흥의 7월은 물에서 문을 연다. 탐진강 물축제가 강변의 열기를 깨우고, 수문해수욕장과 계곡은 한낮의 더위를 씻어낸다. 억불산 편백숲 우드랜드에서는 숲 그늘 아래 숨을 고르고, 저녁이면 장흥삼합이 여행자의 허기를 채운다. 여기에 오는 31일까지 이어지는 전남 숙박 할인 혜택은 머무는 여행의 부담까지 덜어준다. 강과 바다, 숲과 밥상이 가까이 이어지는 장흥은 스쳐 가는 피서지가 아니라 남도의 여름을 차분히 즐기는 여행지다.

탐진강 물축제 여름을 열다

장흥의 여름 피서는 탐진강 물축제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제19회 정남진 장흥 물축제는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장흥읍 탐진강과 편백숲 우드랜드, 빠삐용zip 일원에서 열린다. 여름 강변을 무대로 살수대첩 거리 퍼레이드, 지상 최대의 물싸움, 황금물고기 잡기, 수상 액티비티, 워터플레이존 등이 이어진다. 워터플레이존은 축제 기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마지막 날은 오후 5시에 마무리된다. 물총을 든 아이들, 강변을 따라 걷는 가족, 더위를 씻으러 나온 여행객이 탐진강 한가운데서 같은 여름을 만난다.

정남진 장흥 물축제가 특별한 이유는 물놀이에만 있지 않다. 도심을 흐르는 탐진강이 축제의 무대가 되고, 강을 찾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시장과 숲, 읍내 골목으로 발길을 옮기기 때문이다. 낮에는 물싸움과 체험 프로그램이 더위를 밀어내고, 저녁에는 공연과 야간 콘텐츠가 강변의 시간을 붙잡는다. 잠깐 들렀다 가는 피서가 아니라, 강에서 놀고 숲에서 쉬며 장흥의 맛까지 즐기는 여름 여행으로 이어진다.

바다를 찾는다면 안양면 수문해수욕장이 먼저 떠오른다. 올해 장흥 수문해수욕장은 오는 13일부터 피서객을 맞는다. 득량만을 바라보는 잔잔한 바다, 해변을 따라 선 해송, 비교적 완만한 수심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에게 잘 맞는다. 탐진강 물축제가 장흥 여름의 활기를 보여준다면, 수문해수욕장은 바다 쪽 장흥의 느린 쉼을 보여준다.

그늘·계곡에서 식히는 여름

물놀이가 한낮의 열기를 씻어낸다면, 억불산 편백숲 우드랜드는 그늘과 바람으로 더위를 식혀 주는 쉼터다. 장흥읍을 내려다보는 억불산 자락에는 편백숲 산책로와 치유의 숲, 목재문화체험관, 전남목공예센터가 이어져 걷고 쉬고 체험하는 시간을 한곳에서 보낼 수 있다. 숲길에 들어서면 코끝에 은은한 편백 향이 닿고, 발밑에는 마른 흙과 편백잎이 부드럽게 밟힌다. 강과 바다에서 물놀이를 즐긴 뒤 숲으로 오르면 나무 그늘 아래에서 땀을 식히기 좋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은 목재 체험과 산책을 함께 즐길 수 있고, 조용한 휴식을 원하는 여행자는 완만한 숲길을 따라 걸으며 잠시 쉬어 갈 수 있다.

계곡 피서지로는 천관산 장천재계곡과 용둠벙계곡, 봉덕계곡, 유치자연휴양림 일대가 꼽힌다. 장천재계곡은 천관산으로 오르는 길목에 있어 산행 전후 쉬어 가기 좋은 곳이다. 물가에 앉아 발을 담그면 산에서 내려오는 바람과 물소리가 한낮의 열기를 덜어 준다. 용둠벙계곡과 봉덕계곡은 해변처럼 넓게 펼쳐진 피서지는 아니지만, 산그늘 아래 물길을 따라 쉬어 갈 수 있는 곳이다. 유치자연휴양림은 계곡과 숲이 가까워 낮에는 물가에서 더위를 식히고, 저녁에는 숲속 숙소에서 여름밤을 보낼 수 있다.

장흥삼합으로 채운 여름밥상

장흥의 대표 음식은 장흥삼합이다. 한우와 키조개 관자, 표고버섯을 한 불판에 올려 굽는 음식으로, 장흥의 들과 바다와 산에서 나는 재료가 한 상에 모인다. 한우의 고소함, 표고의 향, 관자의 쫄깃함이 불판 위에서 차례로 올라와 입맛을 돋운다. 강과 바다, 숲을 지나온 여행자가 저녁 식탁 앞에 앉으면 장흥삼합은 단순한 한 끼를 넘어 그날의 여정을 정리하는 음식이 된다. 물놀이와 숲길 산책을 마친 뒤 장흥삼합 한 상을 마주하면 여름 여행의 허기도 자연스럽게 채워진다.

7월 장흥의 제철 맛은 갯장어에서 시작된다. 여름 갯장어는 회로 먹으면 담백하고, 뜨거운 육수에 살짝 익혀 먹는 샤브샤브는 보양식으로도 손색없다. 된장물회도 장흥의 여름 식탁에서 빼놓기 어렵다. 생선회에 된장과 김치, 차가운 국물을 더해 구수하면서도 시원한 맛을 낸다. 수문항 주변에서는 바다에서 난 재료가 상 위에 오르고, 읍내 식당가로 들어서면 시원한 물회, 따뜻한 탕 한 그릇이 여행자의 허기를 달랜다.

정남진 바다에서 닫는 하루

장흥 여행의 마지막 장면은 해질녘 바다에 남겨두면 좋다. 정남진전망대와 소등섬, 수문해변을 잇는 해안길은 낮의 물놀이와는 다른 표정을 보여준다. 탐진강과 수문 바다에서 더위를 식힌 뒤 해안길로 발길을 옮기면 장흥의 여름은 한결 차분해진다. 북적이는 축제장을 지나 조용한 바다 앞에 서면 장흥의 7월이 더위를 피하는 여행지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강과 숲, 바다와 음식이 하루 안에서 이어지는 곳. 장흥은 여름을 더 깊게 머물게 하는 여행지다.
편백숲 우드랜드.

장흥의 7월은 강에서 시작해 숲을 지나 바다로 저문다. 탐진강 물축제와 수문해수욕장에서 더위를 씻고, 편백숲 우드랜드나 계곡 그늘에서 잠시 땀을 식히면 하루가 한결 가벼워진다. 해질 무렵 정남진전망대와 소등섬으로 발길을 옮기면 물놀이로 시작한 여정이 바다 풍경으로 이어진다. 올해는 전라남도 숙박비 할인 혜택도 여행 부담을 덜어 준다. 장흥을 포함한 전남 인구감소지역 숙박시설 이용객은 오는 31일까지 ‘대한민국 숙박세일 페스타’를 통해 1박 상품 최대 3만 원, 연박 상품 최대 7만 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하룻밤 머무는 일정까지 더하면 장흥의 여름은 스쳐 가는 피서가 아니라 남도의 계절을 차분히 맛보는 여행이 된다.
정원채 기자 hoahn01@hanmail.net
이 기사는 이슈전남광주 홈페이지(issuegj.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issuegj.co.kr/article.php?aid=3812498411
프린트 시간 : 2026년 10월 19일 17:55: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