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만든 ‘할머니와 나와 민들레’ 세계가 봤다

이탈리아 수상 쾌거
청풍초 학생들 참여
폐광지역 역사 담아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2026년 07월 14일(화) 15:37
‘할머니와 나와 민들레’ 영화 스틸컷.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의 작은학교 영상 프로젝트로 제작된 화순 청풍초등학교 학생들의 영화 ‘할머니와 나와 민들레’가 이탈리아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가족영화상을 받았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은 ‘영상으로 담아내는 작은학교’ 프로젝트를 통해 제작한 영화 ‘할머니와 나와 민들레’가 이탈리아 ‘나이트 오브 쇼츠 밀라노 국제단편영화제’에서 최우수 가족영화상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우크라이나 ‘2026 ICJ 국제영화상’ 개막작 선정, ‘2026 스코틀랜드 스칼렛 국제영화제’ 학생영화 부문 특별상에 이어 나온 국제 무대의 또 다른 인정이다. 농산어촌 작은학교 학생들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담아낸 작품이 세계 영화제에 서 잇따라 주목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영화는 박기복 감독과 청풍초등학교 전교생 23명이 함께 만들었다. 학생들은 배우와 연출, 촬영, 스태프로 참여하며 영화 제작 전 과정을 경험했다. 단순히 완성된 영화를 보는 수업이 아니라, 지역을 취재하고 이야기를 구성하며 영상으로 기록하는 프로젝트형 교육이었다.

작품의 배경은 화순 폐광지역이다. 영화 속 아이들은 ‘탐방원정대’를 결성해 화순탄광을 찾아가고, 광부들의 삶과 지역의 역사를 배운다. 치매를 앓는 할머니를 돌보느라 친구들과 멀어졌던 주인공 예슬이가 친구들과 서로를 이해하며 성장하는 과정도 따뜻하게 그려진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희생된 광부들을 위한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 이 장면은 폐광지역이 간직한 아픔과 기억, 세대를 잇는 돌봄과 공동체의 가치를 함께 전한다. 학생들은 지역의 과거를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기억을 오늘의 이야기로 되살리는 역할을 맡았다.

영화제 심사위원단은 작품에 대해 가족의 책임과 학교생활, 세대를 잇는 사랑과 돌봄을 섬세하게 담아냈으며 뛰어난 감성과 스토리텔링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작은학교 학생들의 시선으로 풀어낸 지역 이야기가 나라와 언어를 넘어 공감을 얻은 셈이다.

이번 영화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의 제작 지원과 화순군의 협력으로 완성됐다. 특히 화순 폐광지역을 배경으로 한 현장 촬영을 통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세계인이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로 재해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대중 교육감도 학생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음악교사 역할로 특별출연해 의미를 더했다.

박기복 감독은 ‘이번 수상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세계인이 공감하는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성과’라며 ‘K콘텐츠처럼 지역의 이야기도 충분히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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