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길 따라 포구로, 골목 따라 밥상으로…7월 나주 여행 포구에서 시작되는 여름길 김예영 기자 hoahn01@hanmail.net |
| 2026년 07월 15일(수) 13: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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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에서 시작하는 여름
영산포 선창에서 황포돛배에 오르면 나주 여행은 영산강 물길 위에서 시작된다. 황토빛 돛을 단 배는 강을 따라 움직이며 영산포가 포구로 번성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영산강이 바다와 이어지던 때, 이 물길에는 생필품과 농산물, 사람들의 발길이 오갔다. 1977년 자취를 감췄던 황포돛배는 지난 2008년 다시 운항을 시작했고, 지금은 나주를 대표하는 강 유람 체험이 됐다. 선창 주변에 남아 있는 영산포 등대는 현존하는 유일한 내륙 등대 시설로, 배가 드나들던 영산포의 옛 위상을 말해준다.
배에서 내리면 선창길을 따라 영산포 등대와 영산포 역사갤러리, 철도공원이 이어진다. 영산포 등대는 강을 오르내리던 배의 길목을 지키던 시설이고, 역사갤러리와 철도공원은 영산포가 물류와 교통의 중심지였던 시절을 보여준다. 선창 주변을 둘러본 뒤 차로 동강면 쪽으로 이동하면 느러지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에 서면 영산강이 크게 휘돌며 만든 한반도 모양의 물길과 주변 들판이 한눈에 들어온다. 영산포 선창에서 시작한 물길은 이곳에서 넓은 들판과 굽이치는 강줄기로 다시 펼쳐진다.
읍성 골목에 깃든 역사길
나주 원도심의 중심에는 금성관이 있다. 금성관은 나주가 호남의 정치·경제·문화 거점이었음을 보여주는 대표 유적이다. 조선시대 객사 건물 가운데 규모가 큰 편에 속하며, 지난 2019년 보물 제2037호로 지정됐다. 금성관 주변으로는 나주목사내아와 나주목문화관, 나주향교, 서성문과 남고문이 이어져 원도심 안에서 나주의 옛 행정 중심지를 차례로 만날 수 있다.
금성관에서 목사내아로 이어지는 골목에는 오래된 담장과 나무그늘이 남아 있고, 나주목사내아에서는 나주목에 부임했던 목사의 생활공간을 살펴볼 수 있다. 성문과 객사, 관아와 향교가 가까운 거리에 모여 있어 나주읍성 일대는 조선시대 지방도시가 어떻게 짜였는지 보여주는 현장이다.
나주읍성 일원에서는 오는 9월 19일까지 ‘나주읍성 문화대잔치’가 열린다. 도심캠핑, 수문장 교대의식과 취타대 공연, 골목유람 ‘나주읍성 달빛산책’ 등이 주요 프로그램이다. 금성관과 목사내아, 나주향교를 돌아본 걸음은 해가 진 뒤 읍성 골목으로 이어진다. 낮에는 유적을 보고, 밤에는 골목과 공연을 만나는 일정이 7월 원도심 여행에 다른 표정을 더한다.
강과 산으로 떠나는 피서
나주의 피서는 강과 산을 따라 이어진다. 나주호 물가에 자리한 중흥골드스파&리조트 워터락은 숙박과 물놀이를 함께 묶는 여름 휴가지다. 올해 성수기 운영은 지난 1일부터 다음달 23일까지 이어지며, 실내 휴안수와 실외 레인보우 오션, 사우나 시설이 시간대별로 문을 연다. 물놀이와 숙박을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의 이동 부담을 덜 수 있다.
금성산 생태물놀이장은 금성산 자락의 계곡물을 활용한 자연 계곡형 물놀이 시설이다. 올해는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17일까지 운영되며, 계곡물을 끌어들인 풀장과 어린이 물놀이시설이 여름 이용객을 맞는다. 약 1만㎡ 규모의 시설에는 연령대별 풀장이 들어서고, 샤워장과 매점, 주차장도 함께 운영된다.
남평읍 드들강 솔밭유원지는 물놀이장과는 다른 여름 쉼터다. 영산강의 지류인 지석강 주변 솔밭을 중심으로 조성된 휴식 공간으로, 오래된 소나무 숲과 강변 산책로가 한낮의 그늘을 만든다. 주변에는 탁사정과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를 작곡한 안성현 선생의 노래비가 있어 짧은 산책에도 이야깃거리가 남는다. 한낮에는 소나무 그늘에 머물고, 해 질 무렵에는 지석강 변을 따라 걸을 수 있다.
나주의 맛으로 닫는 하루
나주 여행의 끝은 밥상에서 완성된다. 금성관 앞 곰탕거리는 나주를 전국에 알린 맛의 중심이다. 맑은 국물에 고기를 넉넉히 올린 나주곰탕은 한여름 땀을 흘린 뒤에도 속을 편하게 채운다. 금성관 일대에는 곰탕집들이 가까운 거리에 모여 있고, 오래된 장터 음식의 맛을 오늘의 원도심 풍경 속에 이어가고 있다.
영산포에서는 홍어가 포구의 역사와 함께 이어진다. 옛 영산포구 주변에는 지금도 홍어 음식점과 도매상이 모여 있다. 홍어가 나주 음식문화로 자리 잡은 데에는 흑산도 인근 바다와 영산강 뱃길, 영산포 포구의 역사가 놓여 있다. 냉장 시설이 넉넉하지 않던 시절, 흑산도 인근에서 잡힌 홍어는 여러 날 뱃길을 거쳐 영산포로 옮겨졌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숙성됐다. 이렇게 알싸한 맛을 갖게 된 홍어는 영산포의 대표 음식으로 남아 지금도 홍어삼합과 홍어찜, 홍어회로 상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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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에는 나주의 밥상을 관광 동선과 연결한 행사도 진행된다. 나주시는 ‘2026 나주방문의 해’를 맞아 오는 8월 31일까지 ‘맛으로 잇는 나주, 맛잇나 미식여행 이벤트’를 운영한다. 나주밥상 지정업소를 이용하고 영산포 홍어거리, 나주관광 10선, 향토음식체험문화관, 남도의병역사박물관 가운데 한 곳을 방문해 인증하는 방식이다. 곰탕거리와 홍어거리에서 시작한 나주의 맛이 원도심과 포구, 관광지로 이어진다.
나주의 7월은 한 가지 색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영산강의 물빛, 금성관 기와의 그늘, 금성산 계곡의 차가운 물, 영산포 홍어의 알싸한 향, 곰탕 국물의 맑은 온기가 한 도시 안에서 이어진다. 황포돛배가 닿는 선창에서 출발해 읍성 골목과 금성산 물놀이장, 곰탕거리와 홍어거리로 이어지는 여정에는 나주의 오래된 시간과 오늘의 여름이 함께 담긴다. 강과 산, 포구와 원도심이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 다른 장면을 만들고, 그 장면들이 모여 나주다운 여름 여행을 완성한다.
김예영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