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끼니 공백 메운다… 초등 ‘틈새돌봄’ 가동

전국 2500개 시설 순차 운영
아침 간식부터 저녁 식사까지
기존 미이용 아동도 신청 가능

김예영 기자 hoahn01@hanmail.net
2026년 07월 15일(수) 13:31
현수엽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여름방학 초등 틈새돌봄 긴급대책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학교 문이 닫히는 방학에도 아이들의 하루는 멈추지 않는다. 맞벌이와 한부모 가정은 출근해야 하지만 학교 돌봄교실은 지역과 학교 사정에 따라 운영 시간과 대상이 달라 빈틈이 생긴다. 특히 점심을 누가 챙길지, 늦은 오후까지 어디에서 안전하게 지낼지가 큰 걱정이다. 정부가 이 틈을 메우기 위해 지역아동센터와 다함께돌봄센터의 문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넓혀 연다. 오는 27일부터 전국 최대 2500곳에서 초등학생에게 돌봄과 함께 점심·저녁을 제공하는 ‘방학 중 틈새돌봄 사업’이 시작된다.

■ 5600곳 중 최대 2500곳 참여

보건복지부는 오는 27일부터 오는 8월 셋째 주까지 전국 방과 후 마을돌봄시설 약 5600곳 가운데 최대 2500곳을 틈새돌봄 거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지역아동센터와 다함께돌봄센터의 기존 운영시간을 방학에 맞춰 늘리고, 아이들이 머무는 동안 식사까지 제공하는 방식이다.

참여 시설은 두 유형으로 나뉜다. ‘틈새돌봄센터’ 최대 1500곳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오전 간식과 점심, 저녁을 제공해 보호자의 출근 시간부터 퇴근 무렵까지 아이를 돌본다. ‘점심돌봄센터’ 최대 1000곳은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한다. 아이는 점심을 먹은 뒤 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저녁까지 해결할 수 있다.

그동안 일부 지역에서도 방학 연장 운영과 급식 지원이 이뤄졌지만 전국 단위로 점심과 저녁을 함께 책임지는 사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는 방학에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는 시설은 점심만,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운영하는 시설은 저녁만 제공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는 운영시간을 잇고 두 끼를 함께 지원해 보호자가 따로 식사를 마련하거나 아이를 중간에 다른 곳으로 옮기는 부담을 낮춘다.

복지부는 아동 1명당 한 끼에 1만 원씩 식비를 지원하고, 운영시간이 늘어난 데 따른 종사자 운영비도 보탤 방침이다. 하루 두 끼를 제공하면 아동 1명당 하루 2만 원, 주 5일 기준 10만 원의 식비가 센터에 지원되는 구조다.

■ 학기 중 안 다녀도 이용 가능

가장 큰 변화는 이용 문턱을 낮춘 점이다. 학기 중 지역아동센터나 다함께돌봄센터에 다니지 않았던 초등학생도 사전 신청하면 이용할 수 있다. 학교 돌봄교실을 이용하지 못했거나 일정 시간만 이용해 오후 돌봄이 비는 가정도 가까운 센터를 찾을 수 있다. 다만 신청자가 몰리면 센터별 정원에 따라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 ‘누구나 신청 가능’이 곧 ‘모두 이용 보장’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이용료는 센터가 하루 2000원, 주당 최대 1만 원 범위에서 받을 수 있다. 모든 센터가 반드시 이용료를 받는 것은 아니며 실제 부과 여부와 금액은 시설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취약계층은 이용료가 면제된다. 정부는 소액의 이용료를 둘 수 있게 한 이유를 실제 이용 의사가 없는 과도한 급식 신청을 줄이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센터에서는 단순히 식사만 제공하지 않는다. 지역아동센터와 다함께돌봄센터가 기존에 운영하던 놀이, 독서, 체험, 기초학습 등 프로그램과 연계해 아이들이 안전하게 하루를 보내도록 돕는다. 다만 프로그램 내용과 운영 요일, 세부 일정은 지역과 시설별로 다를 수 있어 신청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 오는 23일부터 센터 확인

사업은 오는 27일 시작하지만 이용 가능한 센터 명단은 오는 23일부터 확인할 수 있다. 학부모는 보건복지부와 국가아동권리보장원 누리집에서 가까운 지정 시설을 찾거나 전국 공통번호 1522-1318로 문의하면 된다. 이 번호는 야간 연장돌봄 상담창구로도 쓰이며, 이번 사업에서도 인근 이용 가능 시설을 안내한다. 실제 신청은 이용하려는 센터에 직접 해야 한다. 준비가 끝난 지역과 시설부터 순차적으로 문을 열기 때문에 시작일과 운영기간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정부가 밝힌 2500곳은 확정된 최종 참여 수가 아니라 예산 범위에서 잡은 최대 목표다. 복지부는 지난 5월과 6월 지방자치단체와 센터를 대상으로 수요를 조사했으며, 참여 시설을 계속 모집하고 있다. 사업에 필요한 국비 약 120억 원은 오는 14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지방비 약 120억 원이 더해지면 총사업비는 약 240억 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복지부는 최대 2500곳이 참여하면 매년 방학마다 초등학생 20만 명 이상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지역아동센터와 다함께돌봄센터를 이용하는 초등학생은 약 14만 명이다. 방학에는 기존 정원에 더해 시설 여건에 따라 추가 인원을 받을 수 있고, 하루나 주 단위로 이용 아동이 달라질 수 있어 전체 수혜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학교와 마을이 함께 메운다

이번 사업은 학교 돌봄을 대신하기보다 학교 밖 빈 시간을 보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방학 중 돌봄의 중심은 학교가 맡고, 학교 운영시간 밖이나 학교 돌봄을 이용하지 못한 아이를 마을 시설이 이어받는 구조다. 정부는 오는 겨울방학에도 같은 사업을 운영하고 앞으로 매년 여름·겨울방학마다 이어갈 계획이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방학 중 초등돌봄·교육 우수모델’과의 연계도 강화된다. 교육부는 지난 5월 지역 여건에 맞는 학교·마을 협력모델을 공모해 기초지방자치단체 20곳 안팎을 지원 대상으로 정했다. 전남 영광군은 학교가 오전 프로그램을 맡고 지역아동센터 15곳이 오후와 저녁 돌봄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호남·제주권 최우수 사례에 뽑혔다. 학교와 지역 시설이 시간을 나눠 맡으면 농어촌처럼 이동거리가 길고 시설이 흩어진 지역에서도 돌봄 공백을 줄일 수 있다는 평가다.

현수엽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초등학교 방학이 다가오면 맞벌이 부모들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생길까 마음을 졸이는 경우가 있었다”며 “학교 돌봄을 강화하는 동시에 마을 돌봄센터로 빈틈을 보완해 아이들이 방학에도 잘 먹고 안전하게 지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방학 중 틈새돌봄 사업. [사진=보건복지부]
김예영 기자 hoahn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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