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종, 11개 읍면 누비며 장성 미래 다시 짠다

11개 읍면 돌며 현안 직접 청취
생활민원 정책 전환 속도 높여
권역별 미래전략 실행력에 초점

김예영 기자 hoahn01@hanmail.net
2026년 07월 16일(목) 10:13
김한종 장성군수
김한종 장성군수가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11개 읍·면을 도는 ‘이장과의 소통 대장정’을 마쳤다. 군청에서 보고받는 행정을 넘어 마을 대표에게 주민 불편과 지역 현안을 직접 듣고 해결책을 찾겠다는 현장 행보다. 장성군이 내건 ‘미래로 도약하는 더 큰 성장장성’도 거대한 구호보다 농로와 배수로, 교통과 복지 같은 생활 문제를 풀어내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 운동화 신고 11개 읍면 누벼

김 군수는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읍·면 행정복지센터를 차례로 찾아 이장들과 마주 앉았다. 황룡면에 이어 북이·북일면을 방문했고, 마지막 일정은 서삼면에서 마무리했다. 간담회는 군수가 민선 9기 군정 방향을 설명한 뒤 이장들이 마을별 현안과 건의사항을 제시하고, 관련 부서가 검토 방향을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주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하는 이장을 행정과 마을을 잇는 핵심 통로로 삼은 것이다.
논의의 출발점은 생활 현장이었다. 농기계 통행이 불편한 농로와 집중호우 때 물이 넘치는 배수로, 좁고 위험한 마을안길, 버스 이용 불편, 가로등과 방범시설 확충, 마을회관 보수 등 주민이 날마다 겪는 문제가 테이블에 올랐다. 김 군수는 현장에서 답할 수 있는 사안은 추진 방향을 설명하고, 예산과 법적 검토가 필요한 안건은 담당 부서가 현장을 확인하도록 주문했다.
이 같은 순회 간담회는 처음이 아니다. 장성군은 지난 2024년과 지난해에도 11개 읍·면 이장들을 만나 군정 목표를 공유하고 정책 제안을 들었다. 지난해 간담회에서는 117건의 의견이 접수됐다. 동화면의 낡은 간판을 정비해 달라는 건의는 행정안전부 간판 개선 공모사업 선정으로 이어졌다. 주민의 작은 제안이 사업 발굴과 국비 확보로 연결된 사례다.

■ 생활민원 넘어 발전전략 공유

이번 대장정은 민원을 받는 데 그치지 않고 장성의 미래사업을 주민 눈높이에서 설명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민선 9기 첫 읍·면 순회라는 점에서 이번 간담회는 새 군정의 우선순위를 현장에서 점검하는 자리라는 의미도 크다. 군이 정한 계획을 일방적으로 알리기보다 주민 요구를 사업 순서와 예산 배분에 반영해야 한다는 주문이 뒤따른다. 김 군수는 첨단3지구를 중심으로 인공지능과 반도체, 의료산업을 키우고 농업과 관광을 지역소득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대형 사업이 군민의 일자리와 생활환경 개선으로 이어져야 진정한 성장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남부권은 첨단산업 중심지로 키운다. 첨단3지구에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나노기술 일반산업단지, 주거·교육·공원 시설이 함께 들어설 예정이다. 장성군은 광주와 맞닿은 입지, 호남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를 활용한 물류 여건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국립심뇌혈관연구센터는 지난 5월 기본설계를 마쳤으며 오는 2029년 완공을 목표로 후속 절차를 밟고 있다. 연구와 진료, 의료산업을 묶어 장성을 국가 첨단의료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서부권은 스마트·미래농업의 거점으로 조성한다. 삼계면 국립아열대작물실증센터와 스마트농업 육성지구를 중심으로 공동육묘장, 산지유통, 가공 기반을 갖춰 생산부터 판매까지 연결한다. 기후변화에 대응한 아열대작물 재배와 데이터 기반 농업을 넓히고 청년농이 정착할 수 있는 일자리와 소득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북부권은 관광과 주거, 교육 기능을 강화한다. 백양사와 장성호, 축령산, 황룡강, 필암서원을 하나의 체류형 관광권으로 묶고 음식과 숙박, 지역상권을 연계해 관광객의 소비가 주민소득으로 이어지도록 할 방침이다. 장성읍 대창지구 도시재생과 청년센터 운영, 생활체육시설 확충도 정주 매력을 높이는 사업으로 추진된다.

■ 듣는 행정에서 답하는 행정으로

소통의 성패는 간담회 횟수가 아니라 처리 결과에 달려 있다. 주민 건의를 듣고도 진행 상황이 보이지 않으면 해마다 같은 요구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당장 해결할 수 없는 사안도 불가능한 이유와 필요한 절차, 검토 기간을 주민에게 알려야 신뢰가 쌓인다. 접수한 안건을 단기·중기·장기 과제로 나누고 담당 부서와 예산 반영 여부, 추진 상황을 공개하는 사후 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대형 프로젝트도 같은 기준으로 평가받는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산업단지가 들어서도 지역 인재 채용과 지역 업체 참여가 없다면 주민 체감도는 낮다. 관광객이 늘어도 숙박과 음식, 농특산물 판매로 연결되지 않으면 지역경제 효과는 제한적이다. 스마트농업 시설도 실제 농가의 생산비를 줄이고 판로를 넓히는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
김 군수는 민선 9기 목표로 인구 10만 명과 본예산 1조 원 시대를 제시했다. 그러나 숫자만으로 장성의 성장을 설명할 수는 없다. 청년이 머물 일자리가 생기고 농민이 제값을 받으며 노인과 아이가 안전하게 생활할 때 비로소 군민이 변화를 체감한다. 이번 소통 대장정이 권역별 청사진을 마을의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과정이 돼야 하는 까닭이다.

■ 현장 목소리, 군정 성과로 이어야

이장은 행정의 안내를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 취약계층을 살피고 재난 위험을 알리며 공동체 갈등과 주민 요구를 가장 먼저 접하는 마을의 파수꾼이다. 이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는 일은 군정의 빈틈을 찾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특히 읍·면마다 산업과 농업, 관광 여건이 다른 만큼 획일적인 지원보다 지역 특성에 맞춘 해법을 내놓는 일이 중요하다. 동시에 이장들도 개별 마을의 시설 요구를 넘어 빈집과 돌봄, 교통, 농산물 유통, 청년 정착처럼 여러 마을이 함께 풀어야 할 과제를 제안할 필요가 있다.
김한종 군수의 ‘운동화 행정’은 이제 실행으로 평가받는다. 현장에서 들은 작은 불편을 신속히 고치고, 큰 사업은 주민과 이익을 나누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접수된 건의가 예산과 정책, 공모사업으로 구체화될 때 소통은 행사가 아니라 성과가 된다. 마을에서 시작된 목소리가 장성의 변화를 이끄는 힘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장성군이 24일 군청 아카데미홀에서 소통간담회를 열었다.
김예영 기자 hoahn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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