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향엽 의원, 국가폭력 재심청구권 확대법 대표발의

4촌 이내 친족 청구 허용
여순사건 권리회복 추진
헌법불합치 후속입법 추진

박태영 기자 hoahn01@hanmail.net
2026년 07월 28일(화) 10:08
권향엽 의원. [사진=의원 측]
더불어민주당 권향엽 국회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을)이 국가폭력 사건 피해자의 권리구제를 확대하기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권 의원은 지난 10일 국가폭력 사건에 대한 재심청구권자의 범위를 넓히는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국가폭력 사건의 특수성을 반영해 재심청구권자의 범위를 확대함으로써 억울한 피해자와 유족의 권리 회복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려는 취지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이 사망하거나 심신장애 상태에 있을 경우 배우자와 직계친족, 형제자매만 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폭력 사건은 진상규명까지 수십 년이 걸리는 경우가 많아,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가족들이 이미 사망한 뒤에야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로 인해 피해자와 유족이 법적 구제를 받지 못하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 같은 제도의 한계는 여수·순천 10·19 사건에서 뚜렷하게 드러났다. 1948년 여순사건 당시 포고령 위반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뒤, 2년 후 방첩부대 등에 의해 법적 절차 없이 살해된 희생자들의 가족이 재심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희생자들은 배우자와 자녀가 없었고 부모와 형제자매도 모두 사망한 상태였다. 결국 조카들이 재심을 청구했지만, 현행법상 재심청구권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이 사건을 계기로 유족들은 헌법소원을 제기했고,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국가폭력 사건에 적용되는 현행 재심청구권 제한 규정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국가폭력 사건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재심청구권자를 제한하는 것은 피해자의 권리구제를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른 후속 입법으로서 의미를 갖는다.

개정안의 핵심은 재심청구권자의 범위를 4촌 이내 방계혈족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여순사건과 같은 과거사정리법 적용 대상 사건이나 중대한 국가폭력 사건의 경우, 직계가족이 모두 사망했더라도 조카 등 가까운 친족이 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내용이다. 이는 장기간에 걸쳐 진실이 밝혀지는 국가폭력 사건의 특성을 반영한 조치로 평가된다.

권향엽 의원은 “국가폭력 사건은 진실이 드러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재심청구권자의 범위 역시 그 특수성을 반영해야 마땅하다”며 “국가폭력 희생자의 권리구제와 명예회복이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재심청구의 문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태영 기자 hoahn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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