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놀이·연꽃 한자리에”…무안서 즐기는 여름휴가

백련 피는 회산백련지 여름
해송 그늘 아래 펼쳐진 바다
갯벌 생명이 숨 쉬는 여름길

박태영 기자 hoahn01@hanmail.net
2026년 07월 28일(화) 15:14
홀통해수욕장 전경. [사진=무안군]
여름 무안의 하루는 회산백련지의 연꽃 사이에서 시작된다. 이른 아침 넓은 연못에서는 초록 연잎 사이로 흰 백련이 꽃잎을 펼치며 한여름 풍경을 만든다. 한낮에는 서쪽 해안의 해송 그늘 아래에서 바람을 맞고, 물이 빠진 갯벌에서는 게와 짱뚱어가 남긴 흔적을 따라 걷을 수 있다. 해가 기울 무렵 볏짚 불에 구운 돼지고기와 장어구이가 식탁에 오르면 무안의 여름 하루도 비로소 완성된다. 무안의 여름은 연꽃의 고요함과 바닷바람, 갯벌의 생명력과 고장의 음식이 차례로 이어지며 서로 다른 여름 풍경과 맛을 보여준다.

백련지서 즐기는 여름날

일로읍 회산백련지는 아침 풍경이 가장 선명하다. 햇빛이 뜨거워지기 전 생태탐방로와 관측데크에 오르면 커다란 연잎 위에 맺힌 물방울과 막 꽃망울을 연 백련이 눈앞에 펼쳐진다. 바람이 연못을 가로지를 때마다 연잎이 물결처럼 흔들리고, 데크길과 정자에서는 수면을 가득 메운 연꽃 군락이 한눈에 들어온다. 화려한 시설보다 넓은 연못과 연꽃이 만들어내는 고요한 풍경이 발길을 오래 붙잡는다.

연꽃이 잔잔한 아침 풍경을 만든다면, 바로 곁 물놀이장에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물소리가 이어진다. 지난 16일 문을 연 회산백련지 물놀이장은 다음 달 23일까지 운영된다. 파도풀을 중심으로 성인풀과 어린이풀, 유아풀이 나뉘어 있고, 워터드롭과 조합놀이대가 물놀이의 재미를 더한다. 이용료는 성인 8000원, 청소년·어린이 7000원, 어르신·유아 6000원이며 무안군민에게는 2000원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물놀이를 마친 뒤에는 황토맨발길과 수상유리온실로 산책길이 이어진다. 해가 지면 연못과 산책로에 경관조명이 켜져 낮과는 다른 회산백련지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해송 숲과 백사장 피서길

회산백련지를 지나 서쪽 해안에 닿으면 연꽃과 연못은 해송 숲과 백사장 풍경으로 바뀐다. 지난 17일 문을 연 톱머리와 홀통해수욕장은 다음 달 17일까지 운영한다. 톱머리에서는 얕고 완만한 물가와 해송 그늘이 가족들의 여름 쉼터가 된다. 홀통에서는 소나무 숲 아래 캠핑 풍경이 펼쳐지고, 해변 가까이에서 파도 소리를 들으며 밤을 보낼 수 있다.

톱머리해수욕장은 완만하게 이어지는 백사장과 오래된 해송 숲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수심이 비교적 얕고 해변 경사가 급하지 않아 여름철이면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백사장 뒤편의 해송은 한낮에도 짙은 그늘을 드리우고, 썰물 때면 해변 너머로 갯벌이 넓게 모습을 드러낸다. 해가 기울면 해안선과 갯벌 위로 붉은빛이 번져 낮의 물놀이장은 저녁 노을을 바라보는 장소로 분위기를 바꾼다.

현경면 홀통해수욕장은 백사장과 소나무 숲, 캠핑장이 한데 이어진다. 해변 가까이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보낼 수 있어, 물놀이를 마친 뒤에는 텐트 앞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저녁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한낮에는 소나무 그늘이 뜨거운 햇볕을 가려주고, 해가 지면 캠핑장 불빛 너머로 잔잔한 바다가 펼쳐진다.

백련지 파도풀장 전경. [사진=무안군]

갯벌과 예술이 머무는 길

해제면 무안황토갯벌랜드에서는 무안갯벌의 생태와 변화하는 물길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무안갯벌은 국내 최초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으며 람사르습지에도 등록됐다. 생태갯벌과학관에서는 갯벌의 형성 과정과 그 안에 사는 생물들을 전시와 체험으로 풀어낸다. 밖으로 이어진 탐방로에서는 펄 위를 움직이는 게와 짱뚱어 등을 살펴볼 수 있으며, 전망 공간에 서면 갯벌과 서해가 맞닿은 넓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무안군오승우미술관과 초의선사 탄생지에서는 무안의 예술과 차 문화를 만날 수 있다. 미술관에서는 오승우 화백의 작품과 기획전시를 선보이며, 남도의 산과 들, 바다를 화폭에 담아온 작가의 시선도 함께 따라가 볼 수 있다. 조선 후기 우리나라 차 문화를 중흥시킨 초의선사의 자취가 남은 탄생지는 그의 생애와 다도 정신, 연꽃차와 무안의 차 문화를 이해하는 길잡이가 된다.

짚불과 장어로 채운 저녁

몽탄면에서는 볏짚 불에 구운 돼지고기가 저녁 밥상에 오른다. 돼지짚불구이는 삼겹살을 석쇠에 가지런히 올린 뒤 볏짚을 지펴 강한 불길에 단시간 구워내는 무안의 대표 음식이다. 구운 고기에 칠게를 갈아 만든 칠게장과 무안 양파로 담근 양파김치를 곁들이면 이른바 ‘짚불삼합’이 완성된다. 지역에서 쉽게 구하던 볏짚을 조리 불로 활용한 돼지짚불구이에는 무안 농촌의 생활과 음식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짚불구이와 함께 명산 일대의 장어구이도 무안의 여름 밥상에서 빼놓기 어렵다. 장어는 무더위로 입맛과 기운이 떨어지기 쉬운 여름철에 즐겨 찾는 대표적인 보양식이다. 햇볕 아래 연꽃밭과 해변, 갯벌을 돌아본 뒤 마주하는 장어구이 한 상은 지친 몸을 달래는 저녁이 된다. 짚불구이가 무안 농촌의 생활과 조리법을 담고 있다면, 장어구이는 무더운 날 기운을 보충하는 든든한 한 끼가 된다.

무안의 여름은 한 가지 풍경에 머물지 않는다. 회산백련지의 연꽃과 물놀이장에서 시작한 하루는 톱머리·홀통해수욕장의 해송 숲과 백사장, 황토갯벌랜드의 갯벌로 이어진다. 오승우미술관과 초의선사 탄생지에서는 예술과 차 문화를 만나고, 해가 저문 뒤에는 볏짚 불향을 머금은 돼지짚불구이와 장어구이, 무안 양파가 오른 밥상이 여행의 끝을 채운다. 연꽃과 바다, 갯벌과 음식이 어우러진 무안의 여름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서로 다른 빛과 맛으로 오래 기억된다.
박태영 기자 hoahn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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