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인석 화순소방서장 “현장 중심의 대응체계로 군민 안전 지키겠습니다”

피난약자시설 안전관리 강화
폭염집중호우 대응체계 강화
현장대원 안전관리체계 확립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2026년 08월 06일(목) 09:16
최인석 화순소방서장
“군민 여러분의 가장 든든한 방패이자 이웃 되겠다.”

기록적인 폭염과 국지성 집중호우가 반복되면서 여름철 재난 대응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산지와 농촌 지역이 넓고 요양병원과 바이오산단이 자리한 화순은 온열질환과 산사태, 침수, 특수화재 등 다양한 위험에 노출돼 있다. 본지는 화순소방서장에게 지역 맞춤형 재난 대응체계와 골든타임 확보 대책, 취약계층 보호 방안, 현장 대원의 안전관리 방향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화순소방서장으로 취임한 이후 현장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해 온 업무는.

저는 화순소방서로 부임하기 직전 전남소방본부 대응예방과에서 도내 소방 정책을 총괄했던 경험을 살려, 취임 후 화순군만의 특성을 완벽히 반영한 ‘지역 맞춤형 총력 대응체계’ 구축에 집중해 왔다.

화순은 화순전남대병원을 비롯해 다수의 요양병원이 밀집해 있어 자력 대피가 어려운 피난 약자가 많고, 녹십자 공장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 산업단지가 조성돼 특수 화재 위험성도 동시에 안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요양병원 등 피난약자시설에는 소방 간부들이 직접 현장을 찾아가는 ‘간부담당제 안전컨설팅’을 상시 실시하며 선제적 예방과 실전 같은 대피 훈련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다음달에는 화순군 전남바이오진흥원에서 바이오산단 특수재난에 대비한 긴급구조통제단 종합훈련을 철저히 치러낼 계획이다.

무엇보다 우리 직원들의 열정과 헌신, 그리고 소방공무원으로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가장 자랑하고 싶다.

우리 화순소방서는 밤낮없는 훈련과 예방 활동의 결실로 '2024~2025년 겨울철 화재안전대책 종합평가'에서 전남 최우수 관서를 넘어, 전국 241개 소방서 중 1위를 차지하며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뿐만 아니라, 현장 대응 능력 향상에 매진한 결과 지난해 전남소방기술경연대회 구급술기 분야 1~3위 석권, 올해 응용구조전술 1위 및 전남 최강구조대 선정이라는 눈부신 쾌거도 이뤘다.

화순 군민의 안전을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현장에서 묵묵히 땀 흘리고 있는 우리 대원들이 참으로 든든하고 자랑스럽다.

화순소방서가 진단하는 올여름 주요 재난 위험은.

요즘 여름 날씨를 보면 저 역시도 참 무섭고 걱정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의 경험이나 통계만으로는 예측하기 힘든, ‘극한 호우’와 ‘극한 폭염’이 이제 우리 삶의 일상이 돼버렸다. 화순소방서가 진단하는 가장 큰 위험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국지성 집중호우로 인한 산간·계곡 고립 및 산사태 위험이다. 화순은 만연산, 백아산 등 명산이 많아 여름철 행락객이 몰리는데, 짧은 시간에 쏟아지는 폭우는 하천 범람과 고립 사고를 순식간에 유발한다.

둘째, 장기화되는 폭염으로 인한 농촌 지역 고령자 온열질환이다. 화순은 농업 종사자 비율이 높아, 비닐하우스나 야외 밭에서 작업 중 어르신들이 폭염에 노출돼 쓰러지는 사고가 매년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소방서장으로서 여름철 재난 대응을 지휘할 때 가장 중요하게 두는 원칙은.

지휘관으로서 제 첫 번째 원칙은 언제나 ‘과잉 대응이 늑장 대응보다 낫다’는 것이다. 수많은 현장을 겪어보니, 기후변화로 예측 불가능해진 재난 앞에서는 가용 소방력을 한발 앞서 전진 배치하는 선제적 지휘만이 피해를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뛰는 우리 대원들의 안전이다. “대원의 안전이 무너지면 군민의 안전도 없다”는 것이 제 확고한 신념이다. 특히 찜통더위 속 무거운 방화복을 입고 활동하는 대원들의 체력 소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따라서 장시간 현장 활동 시에는 반드시 교대조를 편성해 활동 시간을 엄격히 단축시키고 있다. 또 현장 회복 시간을 최소 20분 이상 실시하고, ‘수분 보충부터 심부 온도 냉각, 생체징후 확인’에 이르는 6단계 회복 절차를 철저히 거치도록 당부했다. 전 출동 차량에 얼음조끼와 정제염 등을 비치해 우리 대원들이 현장에서 먼저 쓰러지는 일이 없도록 지휘관으로서 꼼꼼히 살피고 있다.

폭염 구급대 운영과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대응체계는.

우리 화순소방서는 지난 5월 15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약 5개월간 폭염으로 인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 소방력을 집중한 ‘119폭염구급대’를 본격 가동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신규 시책으로 ‘AI 기반 온열질환자 발생 예측 시스템’을 도입해 더욱 과학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을 펼치고 있다.

현재 관내 4대의 구급차에 얼음조끼, 식염수, 정맥주사 세트 등 온열질환자 응급처치용 대응 장비를 완비해 현장 도달 즉시 폭염 중대경보에 맞춘 고도화된 전문 처치가 가능하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특히, 면적이 넓고 농촌 지역이 많은 화순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해 촘촘한 그물망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구급차가 원거리 출동이나 타 현장 지원으로 공백이 생길 것을 대비해, 펌프차에 구급 장비를 적재한 ‘펌뷸런스(Pumpbulance)’ 4대(화순, 능주, 동복, 이양)를 폭염 예비 출동대로 추가 편성했다. 구급대원 33명과 펌뷸런스 대원 40명 등 총 8대의 차량과 73명의 전문 대원이 투입돼 응급의료 사각지대를 철저히 메우고 있다.
화순소방서 관계자들이 사찰을 찾아 화재예방과 현장 안전관리 상황을 살피고 있다.

온열질환 사고를 줄이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안전수칙은.

연일 이어지는 가마솥더위 속에서도, "이것만 마저 하련다"며 뙤약볕 아래 밭으로 향하시는 어르신들을 뵐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농작물도 소중하지만,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우리 어르신들의 건강과 생명이다.

가장 더운 시간대인 오후 12시부터 5시까지는 가급적 야외 농작업을 자제하시기 바란다.

부득이하게 작업을 해야 할 경우에는 물을 자주 마시고, 그늘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무리한 작업을 피해야 한다. 농작업 시에는 혼자 작업하지 말고 가족이나 이웃과 함께하며, 서로 안부를 확인하는 '안전 짝꿍'​과 동행해 온열질환을 예방하시기 바란다.

만약 어지럼증, 두통, 메스꺼움 등 온열질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시원한 장소로 이동해 몸을 식히고, 증상이 지속되거나 의식 저하 등 이상이 있을 경우에는 지체 없이 119에 신고해 신속한 도움을 받아야 한다.

화순소방서의 침수 피해 대응체계와 중점 관리지역은.

화순소방서는 기상특보 발효 시 즉시 비상근무체계를 가동해 전 직원이 신속하게 재난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단계별 긴급구조 대응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 수중펌프와 동력소방펌프 등 주요 소방장비에 대한 사전 점검을 실시해 100% 가동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수난구조장비 역시 언제든 현장에 즉시 투입할 수 있도록 최상의 상태로 관리하고 있다.

화순 관내의 상습 침수 우려 지역인 화순읍 대리교차로와 동복댐 하류(동복천) 등 주요 하천 범람 우려 지역을 중점 관리지역으로 선정했다. 기상특보 발효 시 이들 지역에 대한 기동 순찰을 강화하며, 이동식 대형 양수기를 운영하는 화순군청 및 경찰과 협력해 위험 징후 포착 시 즉각적인 도로 통제와 주민 대피를 실행할 수 있는 공조 체계를 가동 중이다.

집중호우에 따른 산사태와 토사 유출에 대비해 관계기관과 구축한 협력체계는.

산사태는 발생 후 대응보다 사전 대피가 무엇보다 중요한 재난이며, 신속한 대피가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이를 위해 화순군청을 비롯한 화순경찰서, 제7391부대, 지역자율방재단 등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여름철 재난 대비 민·관·군 협업체계를 기반으로 산사태 등 각종 자연재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재 화순군은 산사태 취약지역 365곳을 특별 관리 중이다. 집중호우 특보 시에는 단순 재난 문자 발송을 넘어, 체계적인 선제 대피 시스템을 가동한다. 산사태 예측 정보를 바탕으로 신속하게 예보를 발령하고, 대피 명령 시 군청과 경찰, 소방 등 유관기관이 긴밀히 공조해 마을 방송 및 현장 통제로 주민들의 안전한 대피를 지원한다.

여름철 화재 예방을 위해 가정과 사업장에서 점검해야 할 사항은.

여름철 화재의 상당수는 에어컨과 선풍기 등 냉방기기에서 시작된다. 가동 전 실외기 주변의 먼지와 낙엽을 청소하고, 전선의 벗겨짐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에어컨은 멀티탭 대신 전용 단독 콘센트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기차(EV) 화재 예방을 위해 폭염 시에는 그늘진 곳에 주차하고 80% 수준으로 충전하는 것을 권장한다. 일반 차량 역시 폭발 위험이 있는 라이터나 보조배터리를 차량 내부에 방치해선 안 되며, 화재에 대비해 차량용 소화기를 항상 비치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최근 화순소방서에서는 급증하는 차량 화재에 신속히 대응하고자 관내 아파트 관계인들과 함께 '질식소화덮개 활용 진압 훈련'을 실시했다. 산소를 신속히 차단해 전기차 배터리의 열폭주 등을 효과적으로 제압하는 합동 실전 훈련을 통해, 올여름에도 군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

농촌·산간 지역의 여름철 긴급출동 골든타임 확보 대책은.

면적이 넓은 화순군의 특성상 골든타임 확보는 우리 소방서의 가장 큰 숙제이자 목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원거리 지역인 ‘백아119지역대’에 구급차를 분산 배치하고 있으며, 구급차가 출동해 부재중일 때를 대비해 앞서 말씀드린 ‘펌뷸런스’를 적극 활용해 응급처치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또 좁은 농로나 산간 지역에서도 신속, 정확하게 현장을 파악할 수 있도록 관내 지리 조사와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소방차량 출동로 확보 훈련을 월 1회 이상 실시하고 있다.

특히 오는 20일(목) 오후 2시​에는 '2026년 을지연습'​과 연계해 화순읍 내 상습 정체 구간인 (하나로마트~국민은행 교차로~한전 화순지사) 일원에서 '긴급차량 길 터주기 훈련'​을 약 20분간 실시한다.

이번 훈련은 긴급차량의 신속한 출동을 위한 비상차로 확보와 차량 이동 통제, 불시 출동훈련으로 진행된다. 군민 여러분께서는 훈련 중 교통통제에 적극 협조해 주시고, 긴급차량이 접근할 경우 안전하게 길을 양보해 주시기 바란다.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군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
화순소방서 대원들이 여름철 재난 대응훈련에서 긴급구조통제단 운영체계를 점검하고 있다.

소방공무원으로 근무하며 중요하게 지켜온 원칙과 기억에 남는 현장은.

제가 소방공무원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지켜온 원칙은 바로 '소방대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것이다. 소방대원이 안전해야 구조가 필요한 국민을 무사히 구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대원들이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 훈련과 소방장비의 완벽한 가동 상태 유지, 개인 체력 관리는 물론, 심리적 안정과 복지 개선 등 다각적인 요소가 함께 충족돼야 한다.

수많은 현장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2024년 12월 29일 오전 9시경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 현장이다.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목숨을 잃은 참혹한 사고였다. 당시 저는 전남소방본부 대응예방과장으로서 사고 초기 현장 수습 활동을 맡았다.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대형 재난 현장에서 수많은 희생자를 직접 마주하며 이루 말할 수 없는 참담함과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

현대 사회가 갈수록 복잡·거대화됨에 따라 예측할 수 없는 사고 역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책임지는 소방공무원으로서 각종 재난에 철저히 대비하고, 취약한 부분은 없는지 꼼꼼하게 점검하며, 사고 발생 시 현장에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한다.

여름철 재난으로부터 군민을 지키기 위해 보완해야 할 과제는.

앞으로 우리 화순소방서가 더욱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디지털 첨단기술을 활용한 재난 예측 및 스마트 대응체계의 고도화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적극 활용해 화순군 내 재난 취약요인을 사전에 분석하고, 집중호우와 폭염 등 기상이변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촘촘한 재난 감시·대응체계를 구축하겠다. 이를 통해 재난을 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선제적 소방행정을 실현하겠다.

둘째, 현장 소방대원의 전문역량 강화다. 갈수록 복합화·대형화되는 재난환경 속에서 군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장 대응능력이 중요하다. 실전과 같은 고강도 훈련과 전문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드론 등 첨단장비 운용능력을 더욱 강화해 어떤 재난현장에서도 군민을 가장 먼저, 가장 안전하게 보호하는 최정예 소방력을 갖추겠다.

화순소방서는 앞으로도 변화하는 재난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군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든든한 안전지킴이로서 맡은 바 소임을 성실히 수행하겠다.

끝으로 화순군민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은.

존경하는 화순군민 여러분, 화순소방서 200여 명의 소방공무원과 400여 명의 의용소방대원들은 365일 24시간 여러분의 곁에서 깨어 있다. 올여름 유례없는 폭염과 집중호우가 예고돼 있지만, 화순소방서는 언제나 군민 여러분의 가장 든든한 방패이자 이웃이 되겠다.

재난을 이겨내는 가장 큰 힘은 군민 여러분의 안전의식에서 나온다. 기상특보 시에는 외출을 자제해 주시고, 소방서와 지자체의 대피 안내가 있을 때는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군민 여러분 모두가 안전하고 건강한 여름을 보내실 수 있도록 화순소방서 전 직원은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다.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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