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래, 가뭄 막고 체류인구 늘린다

저수지 3곳 59.5㏊ 물 공급
폐교 살려 기업형 거점 확장
청년 제안 13건 예산안 검토

김예영 기자 hoahn01@hanmail.net
2026년 08월 18일(화) 14:18
조상래 곡성군수가 관계 공무원들과 여름철 풍수해 대비를 위해 현장 점검하고 있다.
폭염과 비 부족으로 논밭의 물이 마르는 한편, 인구 감소로 지역 상권과 공동체의 기반도 약해지고 있다. 곡성군이 당장 필요한 농업용수부터 사람이 오래 머무는 체류 기반, 청년의 군정 참여, 골목상권 소비까지 묶어 대응에 나섰다. 조상래 군수는 재난 대응과 생활인구 확대를 따로 떼지 않고 주민의 삶과 지역경제를 함께 지키는 데 군정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평년 59% 저수율…59.5㏊ 긴급 급수

곡성군이 지난 5일 밝힌 관내 저수율은 평년의 59% 수준이다. 비가 내리지 않는 날이 이어지고 폭염까지 길어지면서 농업용수 사용은 빠르게 늘었다. 물을 제때 대지 못하면 벼와 밭작물의 생육 저하가 수확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시기다.
군은 한국농어촌공사 곡성지사와 손잡고 물 부족 우려 지역에 간이 양수시설을 투입했다. 곡성읍 장선리 10㏊, 삼기면 근촌저수지 수혜구역 24.5㏊, 겸면 백운저수지 수혜면적 25㏊ 등 모두 59.5㏊가 대상이다. 가용 수원에서 물을 끌어와 농경지와 저수지에 직접 공급하는 방식이다.
읍·면이 보유한 양수기와 송수호스도 현장에 지원한다. 군은 현장 급수 상황과 농수로 흐름을 수시로 점검하고, 용수 부족이 확인된 곳에 장비와 인력을 우선 배치할 방침이다. 저수율이 낮은 저수지에는 물 채우기를 이어가고, 마을 이장과 농업인에게 문자메시지와 전화로 절수를 안내하고 있다. 한정된 물을 필요한 농경지에 제때 보내려는 조치다. 가뭄이 더 길어지면 급수 지역과 장비를 얼마나 빠르게 늘리느냐가 피해 규모를 가를 전망이다. 저수율과 작물별 생육 상황을 계속 확인하고, 물이 더 급한 곳부터 지원하는 세밀한 대응이 필요하다.

폐교가 업무 거점으로…연중 체류 넓힌다

곡성의 워케이션은 지난 2019년 도시 청년의 지역 살아보기 프로그램인 ‘청춘작당’에서 출발했다. 일부 참가자가 곡성에 정착해 협동조합을 만들고 지역 프로젝트를 운영하자, 군은 여행객이 잠시 다녀가는 관광에서 일하며 머무는 방식으로 정책을 넓혔다. 지난 2022년 심청이야기마을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한 뒤 현재까지 234개 기업에서 임직원 1500명이 참여했다.
숫자보다 눈여겨볼 대목은 방문 시기의 변화다. 세계장미축제가 열리는 5월에 관광객이 몰리던 구조에서 벗어나 직장인과 기업이 연중 찾아와 숙박하고 식사하며 지역을 경험하는 길이 생겼다. 다만 지역경제 효과를 분명히 보여주려면 참가자 수뿐 아니라 평균 체류일, 재방문율, 지역 내 소비액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
군은 개인형과 기업형을 나눈 투 트랙 운영에 들어갔다. 심청러스틱타운은 개인 여행객과 프리랜서, 원격근무자를 위한 공간으로 키운다. 삼기러스틱타운은 폐교된 삼기중학교를 디지털 공유오피스와 장기체류 숙소,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기업·공공기관용 거점으로 바꿨다. 지난 7월 9일 선포식에는 조상래 군수와 김요순 군의회 의장, 권명호 한국동서발전 사장, 지역 주민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첫 참여기업인 한국동서발전 임직원들은 업무와 함께 마을 환경정화, 경로당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기업 연수와 워크숍, 팀빌딩에 주민 교류와 사회공헌을 결합한 것이다. 군은 관광·문화·농촌체험·청년정책을 연결해 한 번 찾아오는 방문객을 오래 머물고 다시 찾는 생활인구로 바꾼다는 구상이다.

청년 제안 13건…아이디어를 예산 후보로

곡성군미래교육재단은 ‘2026년 곡성군 청년시민학교’를 통해 내년도 신규 시책과 주민참여예산 후보 13건을 발굴했다. 참여 청년들은 군 정책 교육과 사례 학습, 현장 워크숍, 팀별 토론을 거쳐 지역 문제와 해결책을 사업 형태로 다듬었다.
지난 7월 29일 최종 토론회에서는 ‘곡성가치 레벨업’, 청년 취미강사 육성, 곡성 리본 맛집 인증, 소상공인 디지털 홍보교육, 마라톤대회 개최 등이 제시됐다. 청년을 지원받는 대상에 머물게 하지 않고 지역 문제를 풀고 예산을 제안하는 주체로 세운 점이 핵심이다.
이들 13건은 확정 사업이 아니라 행정 검토와 주민참여예산 심사 등을 거쳐야 할 제안이다. 제안 발굴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으려면 담당 부서 검토 결과와 채택 여부, 보완 사유를 참여자에게 돌려주는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 군은 올해 6개 분야 61개 사업, 835억 원 규모의 청년정책 시행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청년인구가 4년 연속 감소에서 벗어나 125명 늘어난 만큼, 참여 정책을 일자리·주거·문화·농업 정책과 잇는 일이 다음 과제다.

노점도 카드 결제…지원금을 골목 소비로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지급에서 끝내지 않고 지역 안에서 쓰이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군은 전담팀을 꾸려 신청과 이의신청, 지급과 소비 촉진을 관리했고, 복지부서 자료를 연계해 기준일 뒤 자격이 바뀐 기초생활수급자 등을 찾아 추가로 지급했다.
지원액은 기초생활수급자 60만 원, 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 50만 원, 소득 하위 70% 군민 25만 원이다. 선불카드와 모바일 상품권, 신용·체크카드 가운데 선택해 받을 수 있으며 사용 지역은 곡성군 안으로 제한된다. 연매출 30억 원 초과 업체와 대형마트, 유흥·사행업종 등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군은 지난 2025년 11월부터 전통시장 노점에서도 선불카드와 카드형 지원금을 쓸 수 있는 결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곡성군은 이를 전국 최초 사례라고 설명했다. 카드 단말기가 없어 지원금 소비에서 비켜나 있던 노점까지 사용처를 넓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으로 돈이 흐르게 한 조치다. 지원금 사용기한은 오는 31일까지이며, 쓰지 않은 금액은 자동으로 사라진다.
네 정책의 방향은 분명하다. 급한 물은 논밭으로 보내고, 유휴시설에는 사람과 기업을 불러들이며, 청년의 생각은 예산 후보로 만들고, 지급된 돈은 동네 상점까지 돌게 하는 것이다. 이제 성패는 집행 결과에 달렸다. 농작물 피해를 얼마나 줄였는지, 체류가 소비와 재방문으로 이어졌는지, 청년 제안이 몇 건 채택됐는지 수치로 보여줘야 한다. 현장 대응을 실제 성과로 연결할 때 곡성의 위기 대응은 지역의 체질을 바꾸는 힘이 될 수 있다.
김예영 기자 hoahn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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