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석 “협력을 위한 견제”…전남광주시 협치 주문 시장·의장 만나 대화 해법 김예영 기자 hoahn01@hanmail.net |
| 2026년 08월 20일(목) 17: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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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첫날 꺼낸 조정 메시지
지난 17일 선출된 김 대표는 취임 첫날인 지난 18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과 송형곤 통합특별시의회 의장단을 차례로 만났다. 그는 방명록에 “오월정신을 발전시켜 대한민국 메가성장의 원동력으로 만들겠다”고 적고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와 통합시 현안을 논의했다.
김 대표는 민 시장에게 “메가프로젝트의 성공은 당과 정부의 최대 과제이자 사명”이라며 당과 이재명 정부, 전남광주시를 “공동운명체”로 표현했다. 이어 의장단과 만나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지방의회,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상시 협력 체계를 구축해 통합 과정의 갈등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집행부와 의회의 대립도 직접 꺼냈다. 김 대표는 “초반 과정에서 시 집행부와 건강한 긴장 관계가 있다고 들었다”며 “원래 의회가 협력과 견제의 기능이 있지만 이번 대변화의 시기에는 그 의미가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조화롭게 대화하고 해결될 수 있도록 당이 함께하겠다”고 했다.
송 의장이 “견제보다 협치해야 할 일이 훨씬 많다”고 답하자 김 대표는 “협력을 위한 견제”라고 다시 강조했다. 송 의장도 “큰 틀에서 집행부와 건전한 견제를 통해 잘 만들겠다”고 화답했다. 의회의 대응을 문제 삼기보다 견제의 목표를 통합시 성공에 두라는 조정 메시지로 읽힌다.
절차와 권한 놓고 두 차례 충돌
양측의 불신은 첫 조직개편에서 시작됐다. 민 시장은 조직개편 초안을 의회와 공유하며 논의하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시의회는 지난 5일 운영위원회와 관련 상임위원회, 의장실 어디에도 초안이 공식 전달되지 않았다며 공개 반박했다. 조직과 인사, 예산처럼 지역별 이해가 부딪히는 사안일수록 정확한 정보 공유가 먼저라는 게 의회 입장이었다.
정무부시장 시민추천제는 충돌을 더 키웠다. 현행 조례는 정무부시장 2명의 업무를 문화산업과 경제농림 분야로 나눈다. 특별시는 이와 달리 산업·일자리·경제·노동·첨단산업 분야와 시민주권·청년인구·복지·양성평등 분야 후보를 공모했고, 민 시장은 지난 6일 백승주·윤난실 후보자를 지명했다.
의회는 조례와 공모 직무가 맞지 않는다며 인선 전 조례부터 고쳐야 했다고 주장했다. 집행부는 후보 지명은 인사권 행사를 위한 준비 단계이며 조직개편 조례를 개정한 뒤 인사청문을 요청하면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지난 14일 운영위에 출석한 민 시장과 신민호 운영위원장은 30여 분간 설전을 벌였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후보가 공개된 뒤 시민배심원 17명이 바뀐 사실도 드러났다. 후보 공개 전 교체된 4명까지 합하면 108명 가운데 21명이 교체됐다. 의회는 절차의 공정성을 따졌고 집행부는 심사 당일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의회는 유감 표명과 재발 방지 약속이 없으면 행정사무조사나 본회의 현안질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압도적 다수당에 더 무거운 책임
통합특별시의회 91석 가운데 민주당은 83석을 차지한다. 민 시장과 송 의장도 민주당 소속이다. 갈등이 길어지면 지방정부와 의회의 정상적인 견제를 넘어 민주당 내부의 주도권 다툼으로 비칠 수 있다. 김 대표가 취임 첫날 양측을 잇달아 만나 대화를 주문한 배경이다.
특히 민주당이 압도적 다수인 의회는 당대표의 공개 주문을 외면하기 어렵다. 동시에 같은 당이라는 이유로 검증의 강도를 낮추면 스스로 존재 이유를 흔들게 된다. 협력과 감시의 기준은 당이 아니라 320만 시민의 이익이어야 한다.
지금 통합시 앞에는 조직 안정과 부시장 인사뿐 아니라 반도체 메가프로젝트, 국립의대 신설, 2차 공공기관 이전, 지역 간 균형발전 같은 큰 과제가 놓여 있다. 조례 심사와 인사청문이 늦어지면 출범 초기 행정 공백이 길어지고 시민이 피해를 볼 수 있다.
재정 문제도 정교한 공조가 필요하다. 김 대표는 통합으로 확보한 20조 원 규모 재원이 메가프로젝트의 마중물이라고 강조했다. 정확히는 정부가 지난 1월 발표한 지원안이 연간 최대 5조 원, 4년간 최대 20조 원 수준이다. 전액 신규 국비인지, 기존 국비 사업과 이관 재원이 얼마나 포함되는지 등 세부 방식은 아직 협의 과제로 남아 있다. 말뿐인 약속이 되지 않도록 당과 시, 의회가 예산과 제도를 함께 챙겨야 한다.
3자 협의체, 조정하되 간섭 없어야
안도걸 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당위원장도 특별시당과 특별시, 특별시의회가 참여하는 긴밀한 3자 협의체 가동을 제안했다. 시당이 정부와 국회, 지방정부를 잇고 현안을 조정해 통합시와 의회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는 구상이다.
협의체가 성과를 내려면 정례 회의와 사전 자료 공유, 안건별 처리 시한을 갖춰야 한다. 논의 결과도 시민에게 투명하게 알려 밀실 조정이라는 의심을 막아야 한다. 무엇보다 당은 정책과 예산을 연결하는 조정자에 머물러야 한다. 지방자치법이 보장한 의회의 조례 심사와 행정사무 감사·조사 권한까지 당내 문제로 다뤄서는 안 된다.
협치는 잘못을 덮는 합의가 아니다. 집행부는 절차를 지키고 정보를 먼저 내놓아야 하며, 의회는 지적과 함께 실행 가능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당은 두 기관이 시민 앞에서 책임 있게 답하도록 길을 열어야 한다. 김 대표가 말한 “협력을 위한 견제”가 구호를 넘어 통합특별시의 첫 정치 원칙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이제 시험대에 올랐다.
김예영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