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광주, 학교부터 대학‧취업까지 ‘지역이 책임’ 교육과정 자율운영 특례 요청 성지용 기자 hoahn01@hanmail.net |
| 2026년 08월 24일(월) 09: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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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제안 2주 만에 연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특별시교육청, 지역대학은 지난 19일 광주청사 브리핑실에서 ‘전남광주 지역책임 교육대전환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민형배 통합시장과 김대중 특별시교육감, 이근배 전남대 총장, 이주희 동신대 총장, 이호균 목포과학대 총장이 선언에 참여했다. 이주희 총장은 광주전남지역대학교총장협의회장, 이호균 총장은 광주전남전문대학총장협의회장 자격으로 함께했다.
이번 선언은 지난 5일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전남광주를 예로 들어 지역 특성에 맞는 교육 모델 검토를 주문한 지 2주 만에 나왔다. 이 대통령은 특별시법의 교육 특례를 활용해 지역대학이 원할 경우 학생 선발의 자율성을 넓히는 방안을 검토해 보자고 제안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도 초·중·고교 교육뿐 아니라 대학 입시에서도 지역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을 연구하겠다고 답했다.
공동선언의 출발점은 지난 1986년 광주가 전남에서 분리된 뒤 따로 움직여 온 학교와 대학, 산업, 인재 정책을 다시 하나의 광역생활권으로 묶는 것이다. 시와 교육청, 대학은 기관별로 나뉜 책임을 공동의 과제로 바꿔 유아교육부터 대학 진학, 취업과 정주까지 이어지는 체계를 만들기로 했다.
■ 오는 2028학년도 첫 시험대
입시 분야에서는 가칭 ‘전남광주형 지역책임 대입전형 개발위원회’를 설치한다. 지방정부와 교육청, 대학이 참여해 선발 방식과 적용 대상, 평가 기준, 고교 교육과정 연계 방안을 공동으로 설계한다. 현재 일부 의학계열 등에 집중된 지역인재 선발 대상을 반도체와 에너지 등 전략산업 관련 학과로 넓히고 선발 비율도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안이 검토된다.
현행 지방대육성법은 지방대가 해당 권역 고교 졸업생을 특별전형으로 뽑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의·치·한·약학대학과 간호대학 등은 일정 비율 이상을 지역인재로 선발해야 한다. 호남권의 최소 비율은 의·치·한·약학대학 40%, 간호대학 30%다. 새 구상은 의무선발이 보건의료 분야에 집중된 기존 틀을 넘어 공학 등 전략산업 분야까지 통로를 넓히는 데 무게를 둔다.
당장 오는 2027학년도에 새 전형을 적용하기는 어렵다. 각 대학의 오는 2027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이 이미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됐기 때문이다. 이주희 총장은 오는 2028학년도부터 학과 증원이나 전공 신설, 교육과정 개편에 지역 특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오는 2027학년도에도 기존 학과 안에서 융합전공이나 소단위 전공을 운영하는 방식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오는 2028학년도는 제도 시행이 확정된 시점이 아니라 새 방안을 현실화할 수 있는 첫 시험대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 서·논술형 평가 놓고 속도차
학교 교육에서는 서·논술형 평가와 절대평가를 기반으로 한 전남광주형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특례를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에 요청한다. 객관식 정답을 고르는 데 머물지 않고 학생의 사고력과 문제 해결 능력, 창의성을 살피는 수업으로 바꾸겠다는 취지다. 교육청은 고교 3년 동안 학생이 작성한 서·논술형 답안과 학교생활기록부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대학이 함께 살피는 방안을 예로 들었다.
그러나 서·논술형 평가의 대입 반영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대중 교육감은 현행 제도 안에서도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고 본 반면, 이근배 전남대 총장은 오랫동안 굳어진 입시 방식을 바꾸려면 사회적 합의가 먼저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평가자별 편차를 줄일 공통 기준과 학교 간 교육 여건 격차, 학생 부담과 사교육 유발 가능성도 검증해야 한다. 참여 기관들이 지역 간·학생 간 형평성을 지키고 충분한 논의와 검증을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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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략산업 학과 늘려 정주로
산업과 연결되는 학과 정원도 핵심 과제다. 시와 대학은 반도체 등 전략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키우기 위해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대학 정원과 입시 규제 완화를 공동 건의하기로 했다. 전남대도 반도체공학과와 미래에너지공학부 등 첨단분야 학과의 신설·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대학 전체 정원이 묶인 상황에서 전략산업 학과만 늘리려면 중앙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정부 정책과 맞물릴 여지도 있다. 교육부는 지난 6월 ‘5극3특 공유대학’과 ‘초광역 성장엔진 인재육성’ 계획을 내놓고 산업·경제권 단위의 대학 진학-기업 취업-정주 선순환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대규모 지방 투자에 필요한 인력을 빠르게 키우기 위해 가칭 지역협약정원제와 인재양성 신속트랙제 도입 방침도 밝혔다. 특별시는 이 제도와 교육 특례를 학과 정원 확보와 재정 지원의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
지방정부·교육청·대학·기업이 함께하는 협력체계도 구축한다. 대학에서 필요한 인력을 배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의 교육 참여와 현장실습, 채용까지 연결해 지역에서 키운 인재가 지역에 남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선언이 내세운 ‘교육 지산지소’도 지역에서 배우고, 지역대학에 진학하고, 지역기업에 취업해 정착하는 구조를 뜻한다.
관건은 선언을 실제 기회로 바꾸는 일이다. 새 전형의 공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고, 전략산업 학과에 교수진과 실험시설을 갖춰야 한다. 기업의 양질의 일자리와 현장교육 참여도 뒤따라야 한다. 민형배 시장은 이날 발표가 특정 입시제도를 확정한 것이 아니라며 다른 지역에 미칠 영향까지 살펴 시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공동개발기구가 구체적인 기준과 일정, 책임 주체를 얼마나 빠르고 투명하게 제시하느냐에 전남광주형 교육 실험의 성패가 달렸다.
성지용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