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산, 광주 반도체단지 잇는 무안 신산업 전략

전력·용수 공급체계 확충
공항 연계 수출물류망 구축
화합물 특화산단 조성 구상

김예영 기자 hoahn01@hanmail.net
2026년 08월 27일(목) 09:45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범시민추진위 출범식에서 김산 무안군수가 8대 핵심분야 중 ‘기반조성’ 대표위원으로 공동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무안군]
광주 군공항 부지에 들어설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가 호남 산업 지도를 다시 그릴 출발선에 섰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5일 무안군 현경면 일원 약 105만 평(3.47㎢)을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지정하면서 무안 신산업 구상의 기반도 마련됐다. 광주의 대형 메모리 생산시설과 연계해 화합물·국방반도체 특화산업과 항공물류 기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전력·용수·교통망을 투자 일정에 맞춰 갖추고, 국가산단 후보지와 공항을 산업 공급망으로 연결해야 대규모 투자가 일자리와 기업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후보지 지정은 지난해 12월 17일 광주 군공항 이전 6자 협의체 발표에 담긴 ‘무안 국가산업단지 신속 지정’의 후속 조치다. 국토부는 사업 필요성과 입지 적정성 등을 검토해 후보지를 확정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무안군은 기업 유치와 실수요 확보, 조성 절차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김산 무안군수는 지난 24일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범시민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기반조성 대표위원으로 공동선언문을 낭독하며 무안의 역할을 제시했다. 광주의 대형 반도체 생산시설과 맞물려 특화산업과 항공물류 기능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896조 투자, 이제 실행이 관건

광주상공회의소에서 출범한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범시민추진위원회에는 행정·의회·경제·교육·연구·노동·시민사회 관계자 200여 명이 참여했다. 추진위는 기반조성·투자 확대·일자리 창출 등 8대 실천과제를 정했다.

김 군수는 행정계 기반조성 부문 대표위원으로 공동선언문을 낭독하고 서명했다. 그는 국가산업단지 개발과 전력·용수·교통 등 핵심 시설을 제때 구축하고, 행정절차가 늦어지지 않도록 정부·국회·관계기관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기반시설과 인허가의 실행력을 강조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 6일 광주 군공항 부지를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입지로 결정했다. 약 250만 평의 부지를 확보할 수 있고 평탄화가 이뤄져 조성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광주 도심과 KTX역이 가깝고 도로·공항·항만을 잇는 물류 접근성도 고려했다.

정부와 기업이 지난 6월 29일 발표한 서남권 투자계획은 삼성 425조 원, SK 470조 원, 앰코 1조 원 등 모두 896조 원 규모다. 삼성은 메모리 팹 2기와 국가 인공지능 컴퓨팅센터를, SK는 메모리 메인 팹 2기와 1GW급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계획했다. 앰코는 광주 첨단 패키징 팹 공장 증설 계획을 내놨다. 투자 시기와 규모는 후속 협의를 거쳐 구체화할 계획이다.

전력·용수, 투자 속도와 맞춰야

반도체 공장은 대규모 전력과 깨끗한 물을 끊김 없이 써야 한다. 공급 시기를 놓치면 공장 착공과 가동 일정도 흔들린다. 정부는 댐과 하수 재이용수 등을 활용해 용수를 공급하고 발전설비와 송전망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단지 조성 기간은 5년 이내로 단축하고, 기반시설 비용은 최대 100%까지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전력 공급은 이행 단계에 들어갔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국전력은 지난 12일 전력공급 협약을 맺었다. 호남권 산단에서는 6GW 이상의 전력 수요가 예상된다. 정부는 오는 2029년 초기 팹 가동에 맞춰 1단계 약 3GW, 2단계 누적 6GW 이상을 공급할 계획이다.

무안 국가산단 후보지와 공항 물류 거점도 광주 생산시설과 도로·전력·용수망으로 이어져야 한다. 국토부는 무안공항역을 포함한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을 오는 2027년 완료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군수가 맡은 기반조성 역할은 무안의 산업부지와 물류 수요를 광역 계획에 반영하고, 인허가와 투자 지원 절차를 앞당기는 데 있다.

특화산업·항공물류 함께 세운다

무안군은 국가산단 후보지 일원에 ‘차세대 화합물반도체 전주기 생산기지’와 ‘국방반도체 특화단지’를 유치하는 방안을 내놨다. 광주의 대형 메모리 생산시설과 연계해 연구개발·실증·생산·물류를 잇는 산업망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화합물반도체는 높은 전압과 온도에서도 성능을 내 전기차, 통신, 우주항공, 방위산업 등에 활용된다.

국방반도체는 통신·탐지·제어 등 무기체계의 핵심 기능을 뒷받침한다. 무안이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연구기관을 유치하면, 광주와 부품 조달·연구·생산을 잇는 공급망의 한 축을 세울 수 있다.

무안국제공항은 이 구상의 물류 관문이다. 반도체와 첨단부품은 값이 높고 납기 관리가 중요해 안정적인 운송 체계가 필요하다. 군은 공항을 활용해 글로벌 반도체 수출입을 지원하는 항공물류 허브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화물터미널, 보세구역, 정밀부품 보관시설, 통관 인력, 국제 화물노선 확보가 뒤따라야 한다. 공항과 산업단지를 잇는 도로망도 필요하다.

군공항 이전, 지역 상생도 풀어야

호남권 반도체 산단은 광주 군공항 부지를 활용하는 사업이다. 군공항 이전과 지역 지원 협의가 원활하게 진행돼야 산단 조성도 속도를 낼 수 있다. 무안군과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군공항 이전과 무안지역 지원사업을 함께 논의할 전담팀을 가동했다. 무안 망운면·현경면 일대 국가산단 조성과 공항 물류 기능 확충 등이 논의 대상에 올랐다.

무안의 산업 구상은 후보지 지정으로 출발점을 마련했다. 산업단지계획 승인과 기업 참여, 국비 확보, 전력·용수 수요 검토를 차례로 풀어야 한다. 공항 물류 허브 역시 화물 수요와 국제노선 확보가 뒷받침돼야 한다. 구체적 사업계획과 주민이 납득할 상생 방안도 필요하다.

김 군수는 “각 지자체의 강점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완성도 높은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공항 등 핵심 자원을 바탕으로 전력·용수·물류 기반을 확충해 무안을 차세대 반도체 산업의 핵심 배후 거점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광주의 대형 팹과 무안의 특화산업·물류망이 제 역할을 하려면 중앙정부, 기업, 지자체가 같은 시간표로 움직여야 한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패는 현장의 기반시설과 상생 협의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서는 통합광주 광산구 송정동 군 공항 일원. [사진=연합뉴스]
김예영 기자 hoahn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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