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가 주목한 무안갯벌, 걷고 느끼는 아홉 날의 축제 등재 이후 처음 열리는 생태축제 박태영 기자 hoahn01@hanmail.net |
| 2026년 08월 27일(목) 10: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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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구역에서 세계유산으로
세계자연유산으로 이름을 올린 무안갯벌에는 20여 년에 걸친 보전의 시간이 쌓여 있다. 드넓은 펄과 갯골에는 크고 작은 생물들이 터를 잡고, 먼 길을 날아온 철새들은 이곳에서 먹이를 찾고 쉬어간다. 계절과 물때를 따라 생명의 움직임이 이어지는 무안갯벌은 황해 생태계를 잇는 중요한 공간으로 일찍부터 주목받았다.
보전의 역사는 지난 2001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무안갯벌은 우리나라 제1호 연안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고, 지난 2008년에는 람사르습지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해 신안 증도갯벌과 함께 국내 최초 갯벌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지난 2024년에는 습지보호지역이 기존 42㎢에서 113.34㎢로 크게 넓어지며 보호의 범위도 한층 넓어졌다.
무안갯벌에서는 대형저서동물 250종과 염생식물 56종, 물새 52종이 확인됐다. 흰발농게와 저어새, 알락꼬리마도요 같은 희귀·보호종도 이곳을 찾는다. 갯벌의 물길과 펄은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가 되고, 철새들에게는 긴 이동길에 먹이를 찾고 쉬어가는 중요한 공간이 된다.
이 같은 가치는 지난달 25일 부산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다시 확인됐다. ‘한국의 갯벌’ 확대 등재가 결정되면서 무안갯벌도 세계자연유산에 포함됐다. 황해의 생물다양성을 지탱하고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의 중요한 기착지 역할을 해온 점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오랫동안 주민들의 삶과 함께한 무안갯벌은 이제 세계가 함께 지켜갈 자연유산으로 새로운 시간을 맞고 있다.
갯벌 위에 열린 바다의 길
축제 첫날, 사람들의 발길은 바다 쪽으로 길게 뻗은 탐방다리로 향한다. 무안황토갯벌랜드 앞바다에 놓인 길이 1.5㎞의 목교다. 물이 빠진 갯벌 위로는 구불구불한 갯골과 넓게 펼쳐진 펄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까이에서는 작은 생물들이 움직이고, 시선을 멀리 두면 드넓은 갯벌 너머로 서해가 펼쳐진다. 육지에서 바라보던 갯벌과는 또 다른 풍경을 만나는 길이다.
오는 29일 이곳에서는 무안갯벌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기념행사에 이어 탐방다리 걷기대회가 열린다. 1.5㎞ 길을 따라 걸으며 올해 새롭게 세계자연유산에 이름을 올린 무안갯벌을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본 갯골과 펄, 그 사이에 깃든 생명의 움직임은 세계유산으로 이름을 올린 무안갯벌의 생태를 한눈에 보여준다. 탐방다리에서 시작된 발걸음은 곧 갯벌 체험과 축제장 곳곳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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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만나는 무안의 갯벌
축제의 중심에는 직접 몸으로 느끼는 갯벌 체험이 자리한다. 대표 프로그램인 갯벌장어잡기는 올해 운영 횟수를 늘렸고, 생태갯벌 체험 공간도 한층 넓어졌다. 운저리 바다낚시와 칠면초 맨발걷기, 갯벌생태체험도 마련돼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무안의 바다를 만날 수 있다. 갯벌을 가까이에서 살펴보고 물길과 생물의 움직임을 따라가다 보면 늦여름 바다의 풍경도 한층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지난해 5만2000여 명이 찾았던 축제는 올해 세계자연유산 등재 이후 처음 열리면서, 익숙했던 갯벌 체험에도 새로운 의미가 더해졌다.
늦여름 한낮에는 물놀이장과 쉼터가 잠시 발길을 붙잡는다. 낙지광장 물놀이장에는 새 워터타워가 들어섰고, 농게쉼터 2층에서는 창밖으로 펼쳐진 갯벌을 바라보며 쉬어갈 수 있다. 축제장 곳곳에도 그늘막과 쉼터를 보강해 한낮의 더위를 피할 공간을 넓혔다. 잠시 숨을 고른 뒤에는 생태갯벌과학관으로 발길이 이어진다. 과학원리 ‘싸이팝’ 특별전시와 과학강연, 이동식 과학체험, 스타카도 등이 마련되고, 작가와 함께하는 바다예술체험과 동화캠프, 작은영화관도 문을 연다. 야외에서 만난 갯벌의 모습은 실내에서 과학과 예술, 이야기로 다시 이어지며 축제의 또 다른 장면을 만든다.
갯벌 끝에서 만난 무안의 맛
축제의 즐거움은 무안의 먹거리로도 이어진다. 농수특산물 판매장에서는 지역에서 난 농수산물을 선보이고, 양파김치 담그기 체험도 마련돼 관광객들이 무안 농특산물의 맛과 특색을 직접 접할 수 있다. 갯벌과 바다에서 시작된 축제의 풍경이 무안의 들과 밥상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바다와 들에서 난 먹거리를 한자리에서 마주하며 무안이라는 지역이 품은 또 다른 매력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올여름 무안갯벌은 조금 더 가까운 풍경으로 사람들을 만난다. 탐방다리를 걷고, 펄에 발을 디디고, 갯골 사이의 작은 생물을 들여다보는 동안 세계자연유산이라는 이름도 한결 친숙하게 다가온다. 아이들은 갯벌을 마음껏 누비고, 어른들은 바다와 갯벌이 빚어내는 풍경을 천천히 바라본다. 같은 자리에서도 물때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이 펼쳐지는 것도 무안갯벌만의 풍경이다. 세계자연유산 등재 뒤 처음 열리는 올해 축제는 이런 갯벌의 생태와 풍경을 사람들 곁으로 한층 가까이 가져온다. 아홉 날 동안 걷고 체험하고 쉬어가는 사이, ‘갯벌이 살아있다’는 올해의 주제는 올여름 무안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한마디로 남는다.
박태영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