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광주, 내년 5조 원 인센티브… 서남권 반도체 육성 성장 동력 확충 사업 본격화 성지용 기자 hoahn01@hanmail.net |
| 2026년 09월 04일(금) 1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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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지원위, 재원 구조를 짜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로 제1차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지원위원회를 열고, 내년 재정 인센티브 지원 방안을 확정했다. 첫 회의에서 통합의 재정 틀을 구체화한 것이다. 지원위원회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정부와 통합특별시, 도시개발·지방분권·교육자치 분야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기구다.
전체 5조 원 가운데 4조3500억 원은 새로 만드는 ‘통합지방정부지원기금’에 출연한다. 이 기금은 통합특별시장이 관리한다. 2조8500억 원은 일반지원 계정, 1조5000억 원은 반도체지원 계정으로 나뉜다. 일반지원 계정은 지역의 성장 동력을 넓히고, 교통·주거 등 정주 여건을 높이는 사업에 쓴다. 산업단지 하나를 만드는 데서 멈추지 않고 일자리와 주택, 학교와 병원, 문화·교통 여건까지 함께 갖춰야 기업과 인력이 머문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나머지 6500억 원은 통합특별시로 넘어오는 특별지방행정기관 등의 사무와 연계해 지원한다. 단순히 한꺼번에 돈을 내려보내는 방식과는 성격이 다르다. 국가 사무를 맡게 되는 만큼 그 업무를 수행할 재원을 함께 뒷받침하는 구조다. 정부는 특별법에 기금 설치와 운용 근거를 마련하고, 재정 인센티브가 지역 성장에 제대로 쓰이는지 운용 실태도 점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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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1조5000억, 기반부터
반도체지원 계정의 1조5000억 원은 이번 5조 원 안에 포함된 금액이다. 별도의 돈이 추가로 더해지는 것이 아니다. 정부는 지난달 25일 국무회의에서 서남권 반도체클러스터 조성 통합재정지원 사업을 의결했다. 내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1조5000억 원씩, 모두 6조 원을 반도체 기반시설과 산업생태계 조성, 전문 인력 양성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계정은 그 4년 지원의 첫해 몫을 담은 셈이다.
반도체 공장은 전기와 물을 매우 많이 쓴다. 공장 건물만 지어서는 생산을 시작할 수 없다. 안정적인 용수와 전력망, 도로와 철도 같은 물류망, 협력업체가 들어설 공간, 근로자가 살 주거지가 함께 필요하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6월 서남권 첨단산업 육성 전략에서 댐과 하수 재이용수를 활용한 용수 공급, 발전설비와 송전망 구축, 인재 양성 등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재정은 이런 기반을 먼저 갖추는 데 쓰일 가능성이 크다.
민간 투자의 규모도 크다. 산업통상부 발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서남권에 약 470조 원, 삼성전자는 호남에 425조 원, 앰코는 광주에 1조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내놨다. 모두 합치면 896조 원 규모다. 장기 투자계획이어서 실제 투자 시기와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정부의 1조5000억 원은 이 대형 계획을 실제 공장 가동과 지역 일자리로 잇기 위한 마중물 성격이 강하다.
돈보다 먼저 풀어야 할 과제
핵심은 돈의 크기보다 쓰는 순서다. 반도체지원 계정으로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업 목록과 연도별 배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사업이 몇 곳의 대형 기반시설에만 쏠리면 지역 기업과 청년이 체감할 기회는 줄어들 수 있다.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키우고, 지역 대학과 직업교육기관이 필요한 인력을 길러내며, 인근 주민의 생활 환경을 지키는 설계가 함께 나와야 한다.
반도체 계정의 성패는 지역경제에 이익이 넓게 퍼지느냐에 달려 있다. 대기업 공장 주변 기반시설만 늘리고 지역 중소기업이 공급망에 들어가지 못하면 기대효과는 제한된다. 정주 여건도 부수적인 문제가 아니다. 연구자와 기능 인력이 가족과 함께 이주하려면 교육·의료·문화시설과 빠른 광역교통이 필요하다. 일반지원 계정은 반도체 계정과 따로 움직이기보다 이런 생활 기반을 연결하는 데 쓰여야 한다.
용수 확보와 전력 공급도 피할 수 없는 과제다. 반도체 생산에는 하루도 끊기지 않는 전기와 깨끗한 물이 필요하다. 가뭄과 기후위기, 기존 농업·생활용수 수요까지 살피지 않으면 산업 육성은 지역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 정부가 용수와 전력 기반시설을 앞세운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공급량과 재원, 환경 영향, 주민 보완책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한 총리는 통합특별시가 수도권 일극 체제를 넘어 지역이 주도하는 성장의 새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첨단반도체 혁신 제조와 미래전력시스템, 광역교통망을 함께 갖춰 남부권 발전의 중심축이 돼야 한다는 주문이다. 민형배 통합특별시장도 지원 재원을 전문가와 시민 의견을 폭넓게 모아 목적에 맞게 쓰겠다고 밝혔다.
국회·특별법, 남은 두 관문
이번 결정은 ‘지원 방안 확정’ 단계다. 정부는 5조 원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하기로 했지만, 실제 예산이 되려면 국회 심의와 의결을 거쳐야 한다. 정부가 마련하기로 한 기금의 설치·운용 근거도 특별법에 갖춰야 한다. 큰 숫자만 앞세워 이미 모든 절차가 끝난 것처럼 보아서는 안 되는 이유다.
통합특별시는 앞으로 기금 운용 계획과 반도체 지원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정부는 기금 운용 실태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지원 과정과 성과를 시민에게 꾸준히 설명하고, 지역 고용과 협력업체 참여, 정주 여건 개선이라는 결과로 답해야 한다. 내년 5조 원은 전남광주가 ‘통합’이라는 이름을 산업과 삶의 변화로 증명할 수 있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성지용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