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빛그린산단, 함평 미래경제의 출발점 전문가 TF, 성장 전략 설계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
| 2026년 09월 04일(금) 16: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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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전략은 산단 홍보에 머물지 않는다. 공장을 세울 땅을 공급하는 데서 더 나아가 전력을 안정적으로 쓰고, 사람과 물류가 오가며, 관련 기업이 모이는 산업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다만 TF 출범과 투자협약, 광역 협력은 출발이다. 계획이 고용과 생산으로 이어지려면 실현 시기와 책임, 예산을 분명히 해야 한다.
281억 협약, 제조 기반 시험대
군은 지난달 25일 ㈜목우에이치텍·㈜성원에스피와 총 281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두 기업은 빛그린국가산업단지 3만2524㎡ 부지에 자동차 부품 제조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생산품은 트럭 적재함 도어와 차량 지붕에 다는 루프랙 바 등이다.
이번 협약은 대규모 첨단산업 구상에 앞서 제조 현장의 수요를 보여준다. 자동차 부품기업이 실제 생산거점을 정하면 납품과 물류, 설비·유지보수 수요가 함께 생길 수 있다. 군은 두 기업이 안정적으로 뿌리내리도록 교통·용수·전력, 인허가 절차의 어려움을 먼저 살펴야 한다.
협약만으로 성과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공장 건립과 가동, 고용이 실제로 이뤄져야 지역경제 효과도 생긴다. 군은 인허가와 기반시설 지원을 서두르는 한편 착공·가동 시점과 신규 채용 규모를 관리해야 한다. 완성차와 부품기업, 지역 인력이 함께 연결돼야 자동차 부품 집적화라는 목표도 힘을 얻는다. 산단 입주가 지역 밖의 자재·인력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지역 기업과의 거래를 늘리는 방안도 함께 준비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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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5명, 성장의 설계도
지난달 21일 출범한 TF에는 진우삼 한국RE100위원회 위원장과 광주과학기술원(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AI·반도체 분야 전문가 5명이 참여했다. 첫 회의에서는 반도체와 RE100, 미래차를 묶는 산업 육성 방안이 논의됐다.
전문가들은 용인·화성의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살펴 광주 군공항 이전 부지에서 추진이 거론되는 반도체 프로젝트와 함평의 산업 기반을 연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경우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들어올 수 있도록 산업용지와 전력, 인력을 미리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반도체와 AI는 이름만으로 기업을 부르지 않는다.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산업용지와 물류망, 전문 인력을 갖춰야 한다. TF가 할 일은 유망 업종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떤 기업이 언제 입주할 수 있는지 빈 땅과 전력 용량, 인력 수요를 숫자로 따지는 일이다. 전력 수요와 공급 가능량을 먼저 공개하는 일도 기업의 신뢰를 얻는 기본이다.
군은 RE100 산단 지정·확대와 재생에너지 생산·연계, 금호타이어 이전과 연계한 미래차 생태계, AI·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배후산업 육성을 주요 과제로 잡았다. RE100은 기업이 쓰는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바꾸는 흐름이다. 전력 소비가 큰 기업에 안정적인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느냐가 산단 경쟁력을 가를 것이다.
광산구와 풀어야 할 연결망
빛그린국가산업단지는 함평군 월야면과 광산구 일원에 걸쳐 있다. 전체 면적은 407만여㎡이고, 이 가운데 함평 지역은 222만여㎡다. 두 지자체가 따로 움직일 수 없는 이유다.
지난달 28일 이남오 군수와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군청에서 만나 RE100 시범단지, 첨단산업, 교통·전력 인프라 협력을 논의했다. 함평군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 유치를 위한 100만 평 규모 산단 확장, 신산업선의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 광산구 삼도∼함평군 나산 광역도로 확장 등을 제안했다.
특히 산단을 오가는 노동자가 편하게 출퇴근하고 원자재와 제품이 제때 오가려면 도로와 철도 계획이 같이 움직여야 한다. 대규모 공장에는 변전·송전 설비도 필수다. 행정구역 경계가 투자 속도를 늦추지 않도록 두 지자체가 공동 실무협의체를 꾸리는 일도 필요하다.
RE100 시범단지와 산단 확장, 철도·도로·송변전망은 아직 추진·제안 단계다. 두 지자체는 우선순위와 사업비 부담, 정부 설득 논리를 함께 정리해야 한다. 산업단지의 경쟁력은 땅값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전력과 물류, 통근 시간이 기업의 입지를 좌우한다.
투자 약속, 생활경제로 이어져야
빛그린산단은 자동차와 첨단부품소재, 디지털정보가전 등의 유치업종을 품은 국가산단이다. 지금 함평에 필요한 것은 새 산업을 붙여 넣는 일이 아니다. 기존 자동차 산업의 기반을 살리고, 그 위에 AI·반도체와 친환경 전력 수요를 연결하는 순서다.
주민에게 미래산업은 먼 말이 아니다. 자녀가 지역에서 일할 수 있는지, 소상공인의 손님이 늘어나는지, 세수가 지역 서비스로 돌아오는지로 느낀다. 그만큼 군은 투자 수와 협약액뿐 아니라 지역 고용과 지역업체 거래가 얼마나 늘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기업 유치의 성과는 협약식 숫자보다 일자리와 지역 내 소비, 협력업체 증가로 확인된다. 군은 입주기업의 공장 건설과 고용 계획, 전력·교통 사업의 진척, 청년 인력 양성 성과를 정기적으로 공개할 필요가 있다. TF도 자문을 모으는 창구에 머물지 말고 누가 언제 무엇을 할지 정하는 실행기구가 돼야 한다.
빛그린산단은 함평에 주어진 넓은 땅이지만, 아직 완성된 성장의 답은 아니다. 지난달 잇따른 투자협약과 광역 협력은 방향을 보여줬다. 이제 필요한 것은 재생에너지와 교통망, 기업 지원을 차례로 채워 산업의 흐름을 실제 공장과 일자리로 바꾸는 일이다.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