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굴비·쌀·보리·모싯잎송편’, 영광 바다·들녘의 맛 바다와 들녘에 쌓인 영광맛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
| 2026년 09월 04일(금) 16: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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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으로 여는 영광굴비 미래
영광의 맛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법성포다. 바닷바람과 염산면 천일염, 오랜 세월 이어온 가공기술이 만나 영광굴비만의 맛을 만들어왔다. 지금은 연간 약 6960톤이 생산되고 매출 2010억 원, 관련 업체 428곳에 이를 만큼 영광을 대표하는 식품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굴비 산업을 둘러싼 환경은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기후변화와 어획량 감소로 원료인 참조기의 안정적인 확보가 중요해졌고, 명절 선물에 집중된 소비시장도 넓혀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영광군이 참조기 양식 산업화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023년 영광군을 참조기 양식 산업화센터 조성 사업자로 선정했다. 총사업비 160억 원 규모로 양식과 가공·유통, 연구개발과 창업교육을 연결하는 기반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영광군은 순환여과식 스마트양식과 종자 생산·양성기술 등을 접목해 자연산 어획에 의존해 온 참조기 공급구조를 점차 넓혀간다는 구상이다.
굴비를 즐기는 방식에도 변화가 시작됐다. 영광군은 지난해 11월 굴비와 장어를 활용한 가정간편식 개발을 마쳤다. 명절이나 특별한 날 찾던 굴비를 소포장과 간편식으로 일상적인 식탁에 올리려는 시도다. 오랜 전통의 맛은 그대로 간직하면서 소비자의 생활방식에 맞춰 새로운 시장을 열어가는 것이다.
영광쌀, 전국 식탁을 잇는다
바다의 굴비와 함께 영광의 맛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축은 들녘에서 자란 쌀이다. 오랜 생산기반과 꾸준한 품질관리를 바탕으로 영광쌀은 전국에서도 인정받는 경쟁력을 쌓아왔다. 대표 브랜드 ‘사계절이 사는 집’은 ‘2026 전남 10대 고품질 브랜드 쌀’에 선정되며 10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품질·품위와 안전성, 식미 등을 전문기관이 평가하는 까다로운 심사를 10년 동안 통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친환경단지 계약재배와 우렁이농법 등을 이어온 농가와 영광통합RPC의 꾸준한 품질관리가 만들어낸 성과다.
품질에 대한 신뢰는 전국으로 판로를 넓히는 힘이 되고 있다. 영광통합RPC는 오뚜기와 600톤, CJ프레시웨이와 1000톤 규모의 영광쌀 공급계약을 맺었으며 제주지역에도 해마다 30억~40억 원 규모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사계절이 사는 집’은 서울시 학교급식용 쌀로 선정돼 올해부터 오는 2028년까지 서울지역 1000여 개 학교에 영광산 친환경 쌀을 공급한다. 영광 들녘에서 수확한 쌀이 학교급식과 식품기업을 거쳐 전국의 식탁에 오르면서 지역을 넘어 소비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찰보리의 새로운 맛과 쓰임
쌀과 함께 영광의 들녘을 채워온 대표 작물은 찰보리다. 영광은 지난 2010년 보리산업특구로 지정되며 생산과 가공을 연계한 산업 기반을 다져왔다. 지역 공동브랜드 ‘보리올’을 앞세운 찰보리는 밥에 섞어 먹는 곡물을 넘어 빵과 떡, 가루와 차, 간식 등 다양한 가공식품으로 쓰임을 넓히고 있다.
체험과 관광으로도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군남면 영광찰보리 어울터에서는 찰보리 베이커리와 쿠키 만들기, 음료와 수제맥주, 고추장 만들기 등 찰보리를 활용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직접 만들고 맛보며 지역 농업의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어 찰보리는 영광의 새로운 여행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미래농업자원육성센터는 찰보리를 비롯한 지역 농산물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새로운 기반이 될 전망이다. 올해 가공장비 구축이 추진되면서 농업인과 소규모 농업경영체가 제품을 개발하고 시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동가공 기반도 갖춰진다. 영광 찰보리는 이제 단순한 농산물을 넘어 가공식품과 창업, 체험과 관광으로 이어지는 지역 농식품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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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싯잎송편 K푸드를 꿈꾸다
영광의 또 다른 대표 먹거리는 짙은 초록빛의 모싯잎송편이다. 쌀과 모싯잎을 반죽해 빚는 영광모싯잎송편은 은은한 향과 쫀득한 식감으로 오랫동안 지역의 명절과 일상을 지켜왔다. 지리적표시 제104호로 등록됐으며, 지역에서 생산한 쌀과 모싯잎이 떡 제조와 판매로 이어지면서 영광만의 특색 있는 떡산업을 형성하고 있다.
지역 업체들은 지난 2019년 모싯잎송편과 모시떡을 미국 H마트에 수출하며 해외시장 진출 경험을 쌓아왔다. 영광군은 앞으로도 신제품 개발과 온라인 마케팅, 수출시장 개척 등을 통해 해외 판로를 넓혀갈 계획이다.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명절 음식으로 익숙했던 모싯잎송편도 한국의 전통 디저트로 새로운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영광 특산품의 힘은 오랜 시간에 있다. 굴비에는 법성포의 바람과 소금이, 쌀과 찰보리에는 들녘의 계절이, 모싯잎송편에는 지역 사람들의 손맛이 담겼다. 여기에 양식기술과 가공, 새로운 유통망과 체험관광이 더해지면서 오래된 먹거리에도 새로운 변화가 생기고 있다. 참조기는 양식으로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준비하고, 영광쌀은 학교급식과 식품기업을 통해 전국의 식탁에 오른다. 찰보리는 가공식품과 체험관광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모싯잎송편은 세계인의 식탁을 향한 K-푸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바다와 들녘에서 시작된 영광의 맛이 오랜 전통을 품은 채 지역경제를 이끄는 새로운 산업자산으로 가치를 더해가고 있다.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