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 재생에너지 인재 2800명 육성…교육부 600억 지원

목포대 중심 7개교 원팀 구축
산학연 43곳 현장협력 본격화
성과예산 4000억 등급별 차등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2026년 09월 10일(목) 14:44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거점국립대 패키지 지원대학 선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교육]
교육부가 지방정부가 지역 산업에 맞는 대학 지원사업을 직접 설계하고, 대학과 기업이 함께 인재를 키우는 ‘지역성장 인재양성체계(앵커)’를 본격화한다. 지난 8일 발표된 초광역 성장엔진 인재육성사업에는 전국 19개 협업 모델 가운데 6개가 선정됐다. 모델별로 약 4년간 매년 최대 150억 원, 총 최대 600억 원이 투입된다. 오는 2030년까지 반도체·인공지능(AI)·재생에너지·수소 등 지역 전략산업 인재 약 1만4000명을 키우는 것이 목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국립목포대를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분야 모델에 이름을 올렸고, 4년간 K-그리드·RE100 융합인재 2800명 양성에 나선다.

시도 경계 넘어 ‘산업권’으로

이번 정책의 핵심은 대학 지원의 출발점을 중앙정부가 아니라 지역으로 옮긴 데 있다. 교육부는 지난 4월 앵커 추진방안을 마련해 시도 단위 인재양성 체계를 산업·경제권 단위로 넓히고, 지역 정주와 취업 같은 성과에 따라 지원을 달리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지역이 전략산업과 필요한 인력을 정하면 대학은 교육과 연구를 맡고, 기업은 현장 수요와 취업 연계를 더하는 구조다.

초광역 성장엔진 사업에는 지방정부·대학·기업이 함께 만든 19개 모델이 접수됐다. 교육부는 산업 수요가 분명한지, 학생 교육이 실제 취업과 정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시도 간 협업 구조가 실현 가능한지를 중심으로 평가해 6개를 골랐다. 경남·인천·강원은 제조 AI전환과 로봇 분야 1500명, 경북·대구는 반도체 소재·부품과 AI제조로봇 분야 3000명, 세종·충북은 반도체 분야 2000명을 키운다. 전북·경기는 수소와 피지컬AI 분야 2000명, 충남·경기·대구는 AI 기반 첨단바이오 분야 2600명을 목표로 잡았다. 전남광주의 2800명을 합하면 6개 모델의 목표 인원은 약 1만4000명이다. 교육과 연구뿐 아니라 취·창업, 기술사업화까지 하나의 패키지로 묶은 것이 특징이다. 선정 결과는 약 10일간의 이의신청을 거쳐 최종 확정되며, 구체적인 재정 배분 내역은 9월 중 통지된다.

국립목포대학교 전경. [사진=국립목포대학교]

전남광주, 재생전력 인재 2800명

전남광주 모델은 국립목포대가 주관한다. 국립순천대, 국립목포해양대, 동신대, 조선이공대, 호남대, 한국에너지공과대가 함께 참여해 7개 대학 협력체계를 꾸린다. 여기에 산·학·연 혁신기관과 기업 43곳이 참여해 교육-연구-기술사업화-취·창업-지역정착을 연결한다. 지원 규모는 연간 최대 150억 원, 4년간 최대 600억 원이다.

지역이 잡은 핵심 분야는 재생에너지 기반 ‘지산지소형 K-그리드·RE100’이다. 전남광주의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과 광주의 첨단산업 기반을 묶어 전력을 지역에서 생산하고 효율적으로 저장·공급·관리하는 전문인력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대학들은 공동교육과정을 만들고, 한 대학이 단독으로 운영하기 어려운 고비용 심화교육을 초광역 단위로 나눠 맡는다. 학생은 기업 현장의 실제 문제를 평균 2회 이상 다루며 즉시 투입 가능한 실무 역량을 쌓도록 설계됐다.

지원 분야도 교육에 그치지 않는다. 기업 수요 발굴에서 공동 연구개발, 시제품 제작, 시험인증과 현장실증, 기술이전, 기업 성장까지 전 과정을 연계한다. 에너지저장장치(ESS), 가상발전소(VPP), 전력 수요예측, 계통 안정화, 분산에너지 통합, 에너지 AI와 전력품질 관리 등이 주요 교육·연구 분야다. 취·창업 지원도 하나의 체계로 묶어 학생이 교육을 받은 뒤 지역기업과 연결되도록 한다. 성과지표 역시 단순 교육 인원만 보지 않고 기업 연계 프로그램, 지역정주 취업, 창업기업 육성, 기술사업화까지 함께 살핀다. 국립목포대는 이 인력 기반이 재생에너지 산업뿐 아니라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안정적인 전력망 구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 S·전남 B… 성과예산 차등

교육부는 초광역 모델 선정과 함께 앵커 1차 연도 연차점검 결과도 공개했다. 지난해에는 광주와 전남이 각각 사업을 추진했기 때문에 이번 평가는 두 지역을 분리해 진행했다. 지난달 11일부터 22일까지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서면평가와 대학 현장점검, 지방정부 면담을 실시한 결과 광주는 최고 등급인 S를, 전남은 B를 받았다. 부산·충남도 S등급에 포함됐다. 첫 점검인 만큼 취업자 수 같은 단기 실적보다 지방정부와 대학이 함께 사업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체계를 제대로 갖췄는지에 무게를 뒀다. 교육부는 모든 지역에서 우수한 점과 보완할 점이 함께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연차점검 결과는 실제 재정 배분으로 이어진다. 교육부는 약 4000억 원의 성과예산을 등급에 따라 차등 배분한다. 성과예산과 올해 기본배분액을 합한 규모는 지난해 기준값과 비교해 C등급은 최소 약 80%, S등급은 최대 약 120% 수준이 될 전망이다. 다만 광주와 전남의 구체적인 배분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각 지역의 이의신청 절차를 거친 뒤 9월 중 최종 통보될 예정이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전경. [사진=나주시]

성패는 취업과 정주에 달렸다

앵커의 목표는 대학에 돈을 더 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지역에서 배운 청년이 지역 기업에 취업하고 정착하는 흐름을 만드는 데 있다. 전남광주 모델도 인재 2800명 배출뿐 아니라 기업 연계 취업, 창업기업 육성, 기술사업화, 지역정주 취업 성과를 함께 관리한다. 교육부는 매년 성과를 점검해 사업비를 차등 지원하고, 지역별 강점은 키우고 부족한 부분은 다시 설계하도록 자문도 제공할 계획이다.

최은옥 교육부 차관은 지역에서 성장한 인재가 지역대학에서 배우고 지역기업의 핵심인력으로 자리 잡는 선순환이 균형발전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정책의 성패는 지원 규모보다 실제 일자리와 기업 성장, 청년 정착으로 얼마나 이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전남광주가 재생에너지 강점을 인재와 산업 경쟁력으로 연결한다면, 이번 사업은 대학 지원정책을 넘어 지역 성장의 새 축이 될 수 있다.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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