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교육, 지역인재·학력관리 두 축 잡는다

산업 맞춤 인재양성 본격화
학교·기업 잇는 취업망 구축
고3 평가체계 내년 첫 시행

박태영 기자 hoahn01@hanmail.net
2026년 09월 18일(금) 09:48
2026년 미래전략산업 맞춤형 인재 양성 비전 선포식 기념 단체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전남광주교육청]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이 교육 통합 이후 정책의 두 축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지역에서 배운 학생이 지역 기업에 취업해 정착하도록 ‘교육 지산지소’를 앞세우고, 다른 한쪽에서는 전남과 광주가 따로 운영하던 고3 모의평가를 하나로 묶어 학력 지원 체계를 다시 짠다. 교육과 일자리, 입시를 각각 따로 보지 않고 지역의 산업 경쟁력과 학생의 진로·학력을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계획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한다면 통합교육청의 첫 대표 정책이 될 수 있지만, 기업 참여와 채용 연계, 평가의 신뢰도와 예산 투입 효과까지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지역서 배우고 일자리까지 잇는다

교육청은 지난 9일 AI교육원에서 ‘2026년 미래전략산업 맞춤형 인재 양성 비전 선포식’을 열고 ‘교육 지산지소’를 핵심 방향으로 내세웠다. 지역에서 키운 인재가 수도권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지역 기업에서 일하며 성장하도록 교육-취업-성장-정주를 하나의 흐름으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지역인재 채용 연계, 기업과 학교의 맞춤형 교육과정 공동 개발, 교육시설 공동 활용, 현장실습·인턴십과 교원 현장연수 확대, 고졸 취업자의 후학습·숙련교육 지원 등 5개 협력 방향을 제시했다. 특화학교 운영과 학과 재구조화, 교육·취업 연계, 미래전략산업인재원 중심 지원체계 구축을 묶은 ‘STEP’ 전략도 추진한다.

현장과 연결할 학교도 구체화하고 있다. 광주공고와 동일미래과학고, 나주공고 등 협약형 특성화고 3곳에서는 스마트 엔지니어링, AI·AX, 에너지·미래산업 분야의 기업·대학 연계 교육을 운영한다. 지난 선포식에는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에스오에스랩, 현대로오텍, 광주글로벌모터스 등을 포함한 기업·지자체·교육기관 등 29개 기관·단체가 참여했다. 교육청은 학교가 가르치고 기업이 채용하는 단순 구조를 넘어 기업이 교육과정 설계와 현장훈련 단계부터 참여하는 체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11일에는 순천미래과학고, 목포여상, 순천효산고가 전남글로텍학교 2기로 추가 선정됐다. 이들 학교에는 개교 준비금 5억 원을 포함해 학교당 6년간 최대 30억 원이 지원된다. 순천미래과학고는 반도체, 목포여상은 AI 기반 미래형 서비스, 순천효산고는 K-컬처 분야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다시 짠다.

전남광주 교육혁신선도지역 추진 포험 기념 단체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전남광주교육청]

공모사업까지 묶어 지역정착 기반 넓힌다

교육청은 ‘교육 지산지소’를 개별 학교 사업에 그치지 않고 지역 전체의 교육생태계로 넓히려 하고 있다. 교육부의 교육혁신선도지역 공모에도 전남광주특별시와 시·군·구, 대학, 산업계가 함께 대응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광주 5개 자치구와 18개 대학 등 34개 기관이 협약을 맺었다.

공모에 선정되면 1유형은 연간 20억 원, 2유형은 연간 40억 원을 최대 5년간 지원받을 수 있다. 2유형의 경우 최대 200억 원 규모다. 다만 이는 확보된 예산이 아니라 선정될 경우 받을 수 있는 지원 한도다. 교육청은 지역인재 특별전형 확대와 고교·대학·산업체 연계 교육, 학점인정제, 교육격차 해소 등을 묶어 지역 인재가 지역 안에서 배우고 진학하고 취업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정책의 성패는 숫자보다 실제 취업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기업이 교육과정 설계에 얼마나 깊이 참여하는지, 현장실습이 채용으로 이어지는지, 졸업 뒤 지역에 남는 학생이 얼마나 되는지가 핵심이다. 교육청이 참여 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인센티브 마련을 정부와 지자체에 건의하기로 한 것도 기업 참여가 지속돼야 정책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두 모의평가 하나로… 전산 채점 도입

학력 분야에서는 내년 9월 고3 학생을 대상으로 ‘전남광주 지역연합학력평가’를 처음 시행한다. 전남의 ‘J-FINAL 수능 모의고사’와 광주의 ‘최종 완성 모의평가’를 합치는 방식이다. 기존 평가는 문제지와 정답, 해설지를 제공했지만 공식 전산 채점이 없어 학생이 자신의 과목별 위치를 정확히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새 평가는 국어·수학·영어·한국사·사회탐구·과학탐구 등 수능 전 영역을 대상으로 한다. 기존에는 출제 교사 인력풀의 한계로 일부 사회·과학탐구 선택 과목이 빠지는 경우가 있었는데, 통합 출제체계에서는 이런 빈틈을 줄이는 것도 과제다. 학교가 전산으로 응시 신청을 하고 OMR 답안도 전산 채점한다. 학생에게는 개인별 성적분석표와 학습 진단 자료,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고 학교에는 문항별 정답률과 영역별 성취율 등 평가 통계를 제공할 계획이다.

출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전남과 광주 교사가 참여하는 통합 출제본부를 운영하고 합숙형 출제·검토 체계도 도입한다. 교육청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채점 관리본부 수준의 전산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는 2028학년도에는 고1·2까지 대상을 넓히고 2029학년도에는 전국연합학력평가 주관 교육청 참여를 목표로 한다.

통합의 이름보다 결과가 중요

두 정책은 서로 다른 듯 보이지만 방향은 같다. 산업 맞춤형 교육은 학생이 지역에서 일할 수 있는 길을 넓히고, 지역연합학력평가는 학생이 어디에 살든 보다 촘촘한 학력 정보를 받게 하겠다는 것이다. 통합교육청이 규모만 커진 조직을 넘어 교육의 질까지 높였다는 평가를 받으려면 이 두 정책이 실제 학생의 선택지를 넓히는 결과로 이어져야 한다.

특히 교육 지산지소는 협약과 선언만으로 지역 정착이 이뤄지지 않는다. 안정적인 일자리와 임금, 기업의 채용 약속, 대학과의 연계가 뒤따라야 한다. 지역연합학력평가도 시험 한 번을 더 치르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출제의 공정성과 난이도 관리, 개인정보 보호, 전산 채점의 안정성, 기존 전국연합학력평가와의 역할 구분을 분명히 해야 한다. 통합의 효과는 조직 이름이 아니라 학생이 체감하는 변화로 증명돼야 한다.
박태영 기자 hoahn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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