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평은 꽃무릇, 영광은 상사화… 붉은 꽃길로 물든 남도 함평·영광 붉은꽃축제 나란히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
| 2026년 09월 18일(금) 09: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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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릇 붉게 물든 모악산길
모악산의 꽃무릇은 용천사를 중심으로 40여만 평에 걸쳐 펼쳐져 있다. 등산로와 용천사 진입도로를 따라 약 4km 이어지는 군락은 9월이면 숲 아래와 산비탈, 길 가장자리까지 붉게 물든다. 오래된 나무 사이로 낮게 피어난 꽃무릇과 용천사로 향하는 숲길이 어우러지며 모악산 특유의 가을 풍경을 보여준다.
꽃무릇축제는 지난 2000년 시작됐다. 해마다 꽃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에 맞춰 열리며, 올해도 모악산 숲길과 꽃무릇 군락을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꽃무릇 숲 나들이와 등산로 소원 리본 달기가 진행되고, 모악산 정상까지 오른 뒤 인증사진을 남기면 기념품도 받을 수 있다. 붉은 꽃길을 따라 걷는 산책부터 정상까지 오르는 산행까지 모악산 곳곳에서 꽃무릇을 만날 수 있다.
꽃무릇을 직접 심어보는 시간도 마련된다. ‘꽃무릇 프로미스데이’에서는 구근을 심은 참가자에게 꽃무릇 구근과 기념품을 제공한다. 모악산 치유센터에서는 꽃무릇 화분 만들기와 아로마 향기 목걸이, 샤인머스캣 비누 만들기를 비롯해 온열 테라피와 건강 측정, 꽃차 시음 등이 진행된다. 숲길을 걷는 시간 사이에 잠시 쉬어가거나 손으로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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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공연과 농특산물 한자리
축제 기간 모악산 곳곳에서는 공연도 이어진다. 개막일인 16일 가수 박현빈의 축하공연에 이어, 오는 19일에는 개그맨 정성호의 ‘웃음치유 토크콘서트’와 가수 길려원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마지막 날인 20일에는 꽃무릇 노래자랑과 가수 현진우의 축하공연, 박상철의 ‘꽃무릇 콘서트’가 열린다. 국악과 밴드, 통기타 등을 중심으로 한 숲속 버스킹과 ‘숲속의 찾아가는 디제이’도 축제 기간 만날 수 있다.
축제장과 해보면 소재지를 오가는 ‘꽃무릇길 순환버스’도 운행한다. ‘꽃무릇길 순환버스’는 16일에 이어 오는 19일과 20일 해보면 문장터미널과 축제 주차장 사이를 오가며 꽃무릇공원과 용천사를 찾은 관광객의 이동을 돕는다.
지역 상점과 연계한 행사도 진행된다. 축제장이나 해보면 상점에서 당일 합계 1만 원 이상 사용한 영수증을 제시하면 현장 뽑기에 참여할 수 있으며, 경품으로 함평 농특산품 등이 제공된다. 축제장에는 지역 농특산품 판매장과 먹거리 부스도 마련돼 꽃구경과 함께 함평의 먹거리와 농특산품을 함께 선보인다.
상사화 따라 걷는 불갑산길
함평 모악산에서 시작된 붉은 꽃길은 영광 불갑산에서도 이어진다. 제26회 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는 오는 18일부터 27일까지 열흘간 불갑사 관광지구 일원에서 열린다. 영광은 상사화를 군화로 지정해 지역을 대표하는 꽃으로 가꿔왔다. 해마다 9월이면 불갑사 주변과 불갑산 자락에 붉은 상사화가 피어나며 산길을 따라 긴 꽃길이 펼쳐진다.
상사화는 봄에 잎이 먼저 돋았다가 여름이면 자취를 감추고, 그 뒤 잎이 없는 자리에서 꽃대가 올라와 꽃을 피운다.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이런 특성 때문에 예부터 그리움과 기다림, 이루지 못한 사랑이라는 의미를 품어왔다. 해마다 9월이면 불갑산 자락을 붉게 물들이는 꽃길에 이런 상사화의 이야기가 겹쳐지며 축제의 분위기를 더한다.
올해 축제는 ‘꽃에 집중하고 여유롭게 머무르는 축제’를 내세웠다. 대표 프로그램인 ‘상사화 꽃길걷기’를 비롯해 사진 인증과 상사화 우체통 편지쓰기, 공예 체험 등이 이어지고, 꽃길 사이에는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붉게 물든 산길을 걷고 불갑사까지 돌아보며 상사화가 핀 불갑산의 가을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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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화에 담은 사랑과 기다림
오는 20일 불갑사 전통문화체험관에서는 사찰음식 체험이 열리고, 같은 날 금강문 앞에서는 ‘불갑사 동행웨딩’이 진행된다. 결혼식을 제대로 올리지 못했던 지역 내 부부를 위한 자리로, 상사화에 담긴 그리움과 사랑의 이미지를 ‘동행’이라는 이야기로 풀어낸 프로그램이다.
치유와 야간 프로그램도 이어진다.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상사화 홍보관에서는 ‘상사화, 꽃과 마음을 잇다’ 치유특강이 열리고, 24일부터 26일까지 상사호동산에서는 ‘사랑이 피는 밤, 상사화 시네마’가 진행된다. 낮에는 꽃길을 걷고, 저녁에는 상사화가 핀 야외에서 영화를 감상하며 축제를 이어갈 수 있다.
축제 캐릭터 ‘상사호’에도 상사화의 이야기를 담았다. ‘상사화를 사랑한 불갑산의 호랑이’라는 뜻으로, 홀로 남은 상사화 잎과 꽃을 품어주다 호랑이의 털과 줄무늬까지 붉게 물들었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상사화에 따라붙던 그리움을 서로를 기억하고 보듬는 사랑의 이야기로 풀어냈다.
9월의 함평과 영광은 붉은 꽃이 가장 선명한 때를 맞는다. 모악산 숲 아래에는 꽃무릇이 번지고, 불갑산 자락에는 상사화가 피어난다. 16일 시작된 함평 꽃무릇축제에 이어 오는 18일 영광 상사화축제까지 막을 올리면서 이번 주말 남도의 가을은 두 산자락의 붉은 꽃길과 함께 깊어간다.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