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도시 살림, 첫 정례회서 기준 세운 100일

1조원대 추경·결산 첫 회기서 점검
조례·일반안건 24건 심사
산업지원과 시민생활 균형에 초점

김영희 기자 hoahn01@hanmail.net
2026년 10월 01일(목) 15:52
광양시의회 이기연 의장이 제350회 정례회를 주재하고 있다.
취임 100일을 앞둔 광양시의회. 이기연 의장의 첫 석 달은 의회의 가장 기본적인 권한인 예산·결산·감사를 실제 숫자와 현장에 대입해 보는 시간이었다. 삭감액이나 지적 건수 자체보다 왜 조정했고, 무엇을 다시 확인했으며, 그 판단을 다음 회기까지 어떻게 이어갈지가 새 의회의 색깔을 가른다.

이 의장은 지난 7월 1일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됐다. 3선 의원으로 과거 제7대 전반기 부의장을 지낸 경험이 있다. 새 의회에서는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집행부 사업을 점검하는 구조를 세웠다.

광양은 산업도시다. 철강과 항만, 이차전지와 신산업이 동시에 움직이고 있어 예산심사에서 산업 지원과 시민 생활 재정의 균형이 계속 문제로 남는다. 1조1540억원 추경을 원안 의결한 만큼 의회에는 집행 과정까지 확인할 책임이 따라온다. 사업별 집행률과 연말 이월 여부가 다음 결산에서 다시 드러난다.

정례회에서 처리한 24건에는 의원 발의 조례가 포함됐다. 조례의 성과는 가결 건수보다 시행 뒤 변화로 확인된다. 지원 대상이 실제로 늘었는지, 새 절차가 시민 불편을 줄였는지, 예산이 필요한 조례라면 재원이 확보됐는지를 다음 회기에서 다시 볼 필요가 있다.

이기연 의장은 제7대 전반기 부의장을 지낸 뒤 다시 의장단을 이끌게 됐다. 과거 의회 운영 경험이 있는 만큼 첫 정례회에서는 회기 절차를 안정적으로 진행하는 데 무게가 실렸다. 제3회 추경을 원안 의결한 선택은 집행부 계획의 필요성을 인정한 결과다. 동시에 연말 결산에서 집행률과 성과를 다시 확인하겠다는 전제가 붙어야 한다.

광양은 산업 투자 규모가 큰 만큼 지방재정이 직접 맡는 영역과 기업·정부가 맡는 영역을 구분해야 한다. 시의회가 기업 투자를 자신의 성과로 쓸 수는 없다. 대신 산업단지 주변 교통, 환경, 주거, 노동자 생활기반처럼 지방예산이 책임지는 분야를 점검할 수 있다. 24건의 조례와 일반안건도 이런 생활 기반을 얼마나 보완했는지를 시행 후에 확인해야 한다.

광양시의회 첫 정례회가 원안 의결 중심으로 끝났다는 사실은 이후 점검 책임을 더 키운다. 예산을 삭감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감시가 약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대신 집행부가 제시한 사업 일정과 성과지표를 의회가 받아들인 만큼, 다음 결산에서 그 약속을 같은 기준으로 대조해야 한다. 이 의장의 첫 100일은 그 기준선을 세운 기간이다.

광양의 미래산업 정책은 성장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항만과 산단 확장에 따른 교통·환경 부담, 산업재해 위험, 청년 주거와 교육 문제도 함께 따라온다. 조례와 일반안건 24건을 처리한 첫 회기는 이런 생활규칙을 새 행정체계에 맞게 정비하는 작업이었다. 앞으로는 산업지원 예산이 일자리와 지역업체, 시민 서비스에 어떤 효과를 냈는지 결산을 통해 반복 확인해야 한다.

첫 100일은 산업도시 의회가 어떤 기준으로 돈을 보고 사업을 볼 것인지 정하는 시간이었다. 이기연 의장의 다음 과제는 대형 투자계획이 발표될 때 환영 입장만 내는 데 그치지 않고 고용효과와 환경비용, 기반시설 부담을 함께 묻는 것이다. 집행부와 기업이 제시하는 숫자를 의회가 다시 검증하고 시민에게 설명하는 과정이 쌓일수록 광양시의회의 정책 역량도 선명해질 수 있다.

첫 100일에 만든 회의와 점검의 틀이 다음 본예산과 행정사무감사에서도 같은 기준으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

100일 동안 남긴 숫자는 출발점이다. 삭감한 사업이 어떻게 보완됐는지, 결산에서 확인한 문제가 다음 예산에서 고쳐졌는지, 감사 지적이 실제 행정 변화로 이어졌는지를 다시 보는 일이 더 중요하다. 이기연 의장 체제의 다음 100일은 첫 판단의 결과를 검증하는 시간이다.
김영희 기자 hoahn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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