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피하지 않고 예산 판단 내린 100일

반값여행 예산 삭감 놓고 공개 논쟁
군정질문 21건·결산·추경 동시 심사
보완안 제시 땐 재심사 가능성 열어

김영희 기자 hoahn01@hanmail.net
2026년 10월 01일(목) 16:05
지난 8월 강진군의회 윤영남 의장이 신전면 가뭄현장에 방문했다.
취임 100일을 앞둔 강진군의회. 윤영남 의장의 첫 석 달은 의회의 가장 기본적인 권한인 예산·결산·감사를 실제 숫자와 현장에 대입해 보는 시간이었다. 삭감액이나 지적 건수 자체보다 왜 조정했고, 무엇을 다시 확인했으며, 그 판단을 다음 회기까지 어떻게 이어갈지가 새 의회의 색깔을 가른다.

정례회는 9일간 열렸다. 2025회계연도 결산과 예비비,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사했고 대면·서면을 합쳐 군정질문 21건을 진행했다. 인구감소와 지역경제, 농촌 인력난 같은 군정 현안이 질문대에 올랐다. 상임위원회는 관련 현장도 방문했다.

논란의 중심은 반값여행 예산이었다. 군은 관광객 소비를 지역 상권으로 연결하는 사업이고 지방소멸대응기금 평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필요성을 주장했다. 군의회는 사업 자체를 폐지하려는 것이 아니라 혜택이 외부 관광객과 일부 업종에 치우칠 수 있어 군민에게 더 직접적인 효과가 돌아가도록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냈다. 최종적으로 반값여행 20억원을 포함해 20억2000만원을 삭감한 추경을 의결했다.

삭감된 20억원은 관광객 지원사업의 재원이었다. 의회는 혜택이 관광객과 일부 업종에 집중될 수 있고 사업 효과를 더 검증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반면 상인들은 소비 감소를 우려하며 반발했다. 양쪽의 이해가 정면으로 부딪힌 사안이다. 윤 의장 체제가 첫 100일에 마주한 가장 큰 시험은 바로 이런 예산 갈등을 공개된 근거로 설명하는 일이었다.

윤영남 의장의 첫 100일은 예산 삭감을 둘러싼 반발 때문에 다른 의장들의 초기 활동보다 갈등 장면이 선명하다. 갈등이 있었다는 사실을 지우면 오히려 의회의 판단 근거를 설명할 기회도 사라진다. 반값여행 사업을 다시 심사하게 될 경우 첫 삭감 때 제시한 조건과 보완안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공개하는 것이 의회 신뢰와 직결된다.

윤영남 의장 체제의 첫 100일은 갈등이 있는 예산을 피하지 않았다는 데 특징이 있다. 반값여행 사업을 둘러싸고 군과 의회가 다른 판단을 내놓으면서 공개 논쟁이 생겼다. 집행부는 관광객 소비와 지방소멸대응기금 평가를 근거로 사업 필요성을 주장했고, 의회는 군민에게 돌아가는 직접 효과와 업종별 편중 가능성을 문제로 봤다. 어느 한쪽의 주장만으로 결론 내리기 어려운 사안이었다.

의회가 20억원 규모 예산을 삭감한 뒤 보완안이 제시되면 다시 심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남긴 것은 중요하다. 삭감이 사업 폐지를 의미하지 않고 사업 설계의 수정 요구라는 점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지방의회 예산심사가 정치적 찬반으로만 보이지 않으려면 무엇을 고치면 예산을 다시 검토할 수 있는지 조건을 설명해야 한다. 그 기준이 공개될수록 주민도 판단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군정질문 21건은 이 논쟁과 별개로 강진의 구조적 과제를 드러냈다. 인구감소와 농촌 인력난, 지역경제는 관광사업 하나로 해결되지 않는다. 관광객 유입 정책과 군민 소득, 농업 인력, 청년 정착을 각각 따로 추진하면 예산 효과가 분산될 수 있다. 의회가 질문을 통해 사업 사이의 연결을 요구하는 이유다.

첫 100일에 만든 회의와 점검의 틀이 다음 본예산과 행정사무감사에서도 같은 기준으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

강진의회가 첫 100일의 방향을 실제 성과로 이어가려면 논쟁적 예산의 공개 기준과 재심사을 회기마다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100일 동안 남긴 숫자는 출발점이다. 삭감한 사업이 어떻게 보완됐는지, 결산에서 확인한 문제가 다음 예산에서 고쳐졌는지, 감사 지적이 실제 행정 변화로 이어졌는지를 다시 보는 일이 더 중요하다. 윤영남 의장 체제의 다음 100일은 첫 판단의 결과를 검증하는 시간이다.
김영희 기자 hoahn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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