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중수청 58% 충원… 형사사법 새 체제, 공백 없어야
서은선 기자
2026년 10월 02일(금) 13:20
광주광역공소청. [사진=연합뉴스]
검찰청이 사라지고 2일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동시에 출범했다.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검사의 직접수사권은 폐지되고, 수사는 중수청과 경찰 등 사법경찰관이 맡고 공소청은 기소와 공소 유지에 집중하는 체계로 바뀌었다. 수사와 기소를 한 기관이 함께 행사하던 구조를 나눠 상호 견제를 강화하겠다는 것이 새 제도의 핵심이다.

순기능으로 기대되는 부분은 권한 분산이다. 수사기관이 모은 증거를 공소청이 다시 검토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면 한 기관의 판단에 수사와 기소가 함께 묶이는 문제를 줄일 수 있다. 공소청이 직접수사 대신 공판과 피해자 보호, 범죄수익 환수 등에 역량을 집중할 여지도 커진다. 불송치심사부를 두고 경찰의 위법·부실 수사 여부를 살피도록 한 것도 수사·기소 분리에 따른 통제 공백을 줄이려는 장치다.

하지만 제도의 성패는 조직도를 어떻게 나눴느냐보다 사건이 실제로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되느냐에 달렸다. 광주의 출발부터 과제가 적지 않다. 광주지방중수청은 정원 240명 가운데 140명으로 출범해 충원율이 58.3%에 그쳤다. 전국 6개 지방중수청 가운데 가장 낮다. 민간 건물을 사용해 자체 유치장도 없어 광주 동부경찰서 시설을 빌려 써야 한다. 전국 중수청 역시 총정원 2874명 가운데 1900명으로 출발했다.

인력 부족은 단순한 숫자 문제가 아니다. 중대범죄 수사는 계좌 추적과 압수수색, 디지털 포렌식, 법리 검토가 함께 필요한 경우가 많다. 경험 있는 수사관과 전문인력이 충분하지 않으면 사건 처리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 광주와 전남 등 호남권 사건이 인력 부족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늦게 처리되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출범 직후 90일의 과도기도 중요하다. 기존 검찰이 수사하던 사건 가운데 일부는 공소청이 최대 90일까지 마무리하고, 나머지는 경찰이나 중수청으로 넘긴다. 이 기간 사건 분류와 이관이 꼬이면 제도 변경의 부담은 고스란히 사건 당사자에게 돌아간다. 누락·중복 수사나 공소시효 문제를 막기 위한 기관 간 공동 점검이 필요한 이유다.

또 하나의 위험은 ‘사건 핑퐁’이다. 공소청 검사가 기록을 검토하다 수사가 부족하다고 판단해도 직접 보완수사에 나서는 대신 수사기관에 보완을 요구하는 구조다. 결과를 받아 다시 판단하는 과정이 반복되면 구속사건은 시간에 쫓기고 피해자는 절차 지연을 겪을 수 있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가 책임까지 분산시키는 결과가 돼서는 곤란하다. 개정 수사준칙도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협력과 보완·재수사 요구 절차를 별도로 정비했다.

앞으로는 기관의 간판보다 연결 구조를 촘촘히 다듬어야 한다. 우선 광주중수청의 부족한 인력을 채우고 회계·금융·디지털범죄 등 전문 분야 수사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경찰·중수청·공소청 사이 사건 이첩과 보완수사 기준도 구체화해야 한다. 어느 기관이 언제 사건을 넘겼고, 보완수사를 몇 차례 요구했으며 처리에 얼마나 걸렸는지도 투명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국민에게 중요한 것은 검찰청이라는 이름이 사라졌느냐가 아니다. 신고와 고소를 어디에 해야 하는지 헷갈리지 않고, 사건은 지체 없이 처리되며, 부실수사와 잘못된 기소가 줄어드는지가 핵심이다. 권한을 나눈 만큼 견제는 강해져야 하고 기관을 나눈 만큼 협업은 더 빨라져야 한다.

공소청과 중수청 출범은 형사사법 개편의 끝이 아니라 검증의 시작이다. 새 제도에 대한 평가는 간판이 바뀐 날이 아니라 국민이 더 신속하고 공정한 형사사법 서비스를 받게 됐는지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 광주에서 그 첫 시험이 시작됐다.
서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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