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교육 100일… 교실·지역 살릴 4대 과제 가동

민주역사 배워 시민역량 강화
교권 보호망 강화·수업 전환
첨단산업 연계 진로교육 확대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2026년 10월 16일(금) 09:41
김대중 전남광주통합교육감. [사진=연합뉴스]
지난 8일 출범 100일을 맞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이 교실의 변화와 청년의 지역 정착을 잇는 교육정책 실행에 나섰다. 김대중 교육감은 지난 7일 ‘K-민주주의 교육’, ‘꿈이 피어나는 교실 지원’, ‘미래산업 인재양성’, ‘통합과 조직 재구조화’를 4대 핵심과제로 확정해 발표했다. 학생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지역에서 배운 기술로 일자리를 얻어 지역에 뿌리내리도록 돕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100일이 두 교육청의 조직을 안정시키는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통합의 효과를 학생과 교사가 체감하는 변화로 연결하는 단계다.

역사에서 일상으로

첫 과제는 전남·광주가 함께 쌓아 온 역사를 학생들의 삶과 연결하는 민주시민교육이다. 학생독립운동과 5·18민주화운동의 뜻을 배우고, 인권과 공동체 문제를 스스로 살펴 해결책을 찾는 교육으로 넓힌다. 역사적 사건을 기억하는 데서 나아가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고 자신의 생각을 근거 있게 설명하는 힘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오는 2029년 학생독립운동 100주년에는 학생 주도 프로젝트 ‘1929→2029, 우리가 잇는다’를 추진한다. 이를 오는 2030년 5·18민주화운동 50주년 기념사업과 연결한다. 지방자치단체와 시민사회도 참여해 학생들이 지역의 역사와 오늘의 문제를 함께 탐구하도록 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체험 공간 ‘K-민주주의 전당’ 건립도 추진한다. 다른 지역과 해외 청소년도 찾는 민주교육 거점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헌법 교과서는 자체 제작해 보급한다. 학생들이 헌법에 담긴 권리와 책임을 이해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도록 돕는다.

교사 보호와 평가 전환

교실 지원은 교육활동 보호, 평가 방식 전환, 행정업무 경감을 함께 추진하는 방식이다. 교사가 수업에 집중할 여건을 만들면서 학생의 생각을 살피는 평가를 확대한다. 새로운 평가가 교사의 업무만 늘리는 일이 되지 않도록 지원책도 함께 마련한다.

교육청은 교육감 직속 교육활동보호 종합대책 추진단을 이달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전담기구와 권역별 교육활동보호센터를 신설할 계획이다. 교육활동 침해가 발생하면 교권보호관이 학교에 상주해 초기 대응과 조사, 법률 지원, 상담·치유, 학교 복귀를 돕는다. 24시간 상담 창구와 학교별 맞춤 지원도 마련해 교사가 민원과 법적 부담을 혼자 감당하지 않도록 한다.

100% 전환을 목표로 추진하는 서·논술형 평가는 내년 초등학교 5·6학년과 중학교 1학년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정답을 고르는 능력에 치우친 평가를 학생이 자신의 생각과 풀이 과정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바꾸려는 것이다. 다만 교육공동체의 의견을 반영해 학교가 준비할 수 있는 방법과 속도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장의 준비를 정책 실행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취지다.

이를 뒷받침할 선도교원 200명도 이달부터 양성할 계획이다. 내년 3월 개원 예정인 교육과정개발평가원은 학교급과 교과별 특성에 맞는 평가자료를 개발하고 AI 평가 지원 시스템을 보급한다. 평가의 공정성을 높이는 기준과 교사의 전문성을 지키는 지원이 함께 갖춰져야 교실의 변화도 안착할 수 있다.

배움을 지역 일자리로

미래산업 인재양성의 목표는 학생의 배움이 지역 대학 진학과 기업 취업, 지역 정착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교육청이 내건 ‘교육 지산지소’도 지역에서 인재를 길러 지역에서 활동하도록 돕는다는 뜻이다. 학령인구 감소와 청년의 수도권 유출에 대응하려면 교육과 일자리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판단이 담겼다.

이를 위해 AI·반도체 분야 영재학교 3곳과 지역산업에 특화한 과학고 3곳 체제를 추진한다. 영재학교는 광주과학고에 광주과학기술원(GIST) 부설 영재학교와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 부설 영재학교를 더하는 구상이다. 과학고는 기존 전남과학고 외에 2곳을 추가하며, 내년 공모·지정을 추진한다. 학교별 교육은 AI·미래차, 에너지·반도체, 우주항공·신소재 등 권역별 산업과 연결한다.

직업계고도 지역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방향으로 재편한다. 목포공업고와 해남공업고의 반도체 특화 마이스터고 전환, 가칭 광주반도체마이스터고 신설을 추진한다. 반도체 공동실습센터 구축과 기업 협약 확대를 통해 학생들이 실제 공정을 익히고 취업할 기회를 넓힌다.

지역에 이주하는 기업 임직원 자녀를 위한 전·입학과 고입 특례도 추진한다. 긴급·저녁·주말 돌봄을 확대하고 지자체·대학과 지역책임 대입전형, 지역인재전형 확대를 협의한다. 지역책임 대입전형은 지역 학생의 성장 과정과 산업 연계를 대학 입시에 반영하는 구상이다. 진학과 취업, 자녀 돌봄을 연결해 지역에 살 수 있는 조건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행정 권한을 학교 가까이

행정 혁신은 본청의 집행 권한을 교육지원청과 현장으로 옮기는 데 초점을 맞춘다. 본청은 정책 기획과 조정에 집중하고 교육지원청은 학교가 맡던 행정업무를 직접 수행하도록 한다. 학교업무지원센터도 현장 수요에 맞게 손질해 내년 시범 운영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행정업무 통합 처리 플랫폼을 구축해 같은 자료를 여러 차례 제출하는 부담을 줄인다. 새 정책을 시행하기 전에 학교 업무가 얼마나 늘어나는지 따지는 ‘교육정책 현장영향평가제’도 도입한다. 정책의 필요성과 함께 교실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 시행·개선·중단 여부를 판단하는 장치다.

광주 동·서부교육지원청에는 교육장 공모제를 시범 도입해 지역 특성에 맞는 교육자치를 강화한다. 통합으로 먼 곳에 발령받는 교직원에게는 이주·주거·교통 지원을 추진한다. 노후하고 비좁은 광주청사의 광산구 신창동 이전도 예정대로 추진해 학생 체험과 교육 현장을 지원하는 복합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 교육감은 “지난 100일은 두 교육청 조직을 안착시키는 기간이었다”며 “이제 통합 시너지를 바탕으로 교실과 지역을 함께 살리는 교육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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