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 광주권 광역도시계획, 광주와 5개 시·군 새로운 20년을 그린다 광주권 발전 이끌 장기계획 내년까지 수립 광주·전남 통합 초석 될 지 기대 임창균 기자 hoahn01@hanmail.net

2021년 10월 05일(화) 09:35

광주광역시 전경

광주광역시는 전라남도와 함께 ‘2040 광주권 광역도시계획’을 본격 추진한다.

지난 18일 광주시는 ‘2040 광주권 광역도시계획’ 추진을 발표했다. 광주시와 나주, 담양, 장성, 함평, 화순 등 인접 5개 지역을 단일권역으로 설정하고, 이에 대한 발전방향과 추진전략을 담아낼 예정이다. 광주시는 연말까지 국토계획평가와 주민공청회를 추진하고, 내년 초까지 계획 수립을 위해 전남도와 협의를 진행한다. 이후 국토교통부 장관의 승인을 위한 협의 절차를 진행해 ‘2040 광주권 광역도시계획’ 수립을 상반기 내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광역도시계획은 인접한 둘 이상의 시·도의 관할구역을 하나의 광역계획권으로 지정하여, 장기적인 발전 방향과 전략을 제시하는 계획이다. 보통 20년 단위로 수립되는 장기적인 계획이며, 사회·경제적 여건을 고려하여 5년마다 재정비한다.

광역도시계획과 광주·전남 통합논의

‘광역도시계획’이란 단어에서 ‘광역도시’와 ‘메가시티’를 떠올리기 쉽지만, ‘광역도시계획’의 목적이 반드시 이 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광역도시계획’은 지자체가 세우는 ‘도시계획’을 광역권으로 확대한 개념이다. 2000년대 초반 대도시와 주변 행정구역에 걸친 개발제한구역을 효과적으로 조정하기 위해 생긴 것이 바로 ‘광역도시계획’이다. 때문에 광역권의 동반 성장을 위한 관리계획에 머무를 수도 있고, 방향에 따라서 메가시티까지 발전할 수도 있다. 지속적으로 통합 논의가 나오던 광주·전남의 경우, 이번 ‘2040 광주권 광역도시계획’ 수립이 향후 메가시티까지 이어질지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광주전남의 상생과 동반성장, 그리고 다음 세대에게 풍요로운 미래를 물려주기 위해 행정통합 논의가 더 늦기 전에 시작되어야 한다”며 광주·전남 통합을 제안했다. 덧붙여 “지방자치단체의 초광역화나 메가시티는 세계적인 추세”라며 통합 방향에 대해서도 제시한 바 있다.

빛그린산단 방문한 이용섭 광주광역시장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런던이나, 파리, 도쿄 같은 대도시들이 광역도시 혹은 메가시티로 불린다. 이 도시들은 행정구역을 초월하여, 중심도시와 주변 도시들이 같은 경제·생활권으로 일체화되어 있다. 반대로 우리나라는 아직 ‘메가시티’보단 ‘광역도시권’이 익숙하다. ‘수도권’이 대표적이다. 인구 2천6백만여 명을 자랑하는 수도권은 경제규모 만으로도 세계에서 손꼽히는 광역도시권으로, 거점 도시인 서울뿐 아니라 인근 도시까지 함께 성장한 사례라 볼 수 있다. 문제는 인구, 경제력, 산업기반 측면에서 우리나라에서의 수도권의 비중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2019년엔 이미 수도권의 인구가 비수도권의 인구를 넘어섰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방의 광역도시계획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보다 효율적인 광역권의 관리계획을 통해 행정 낭비를 줄이고 거점도시와 인접 시군이 함께 성장해야 한다. 도시계획 전문가는 “지자체별로 개별 사업을 추진하는 것과 별개로, 지역간 입지와 기능을 연계하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 광역차원에서 협력 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며 광역도시계획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현재 수도권, 충청권, 창원권, 대구권, 광주권, 부산권 등 전국적으로 6개 권역에서 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

2020계획으로 엿보는 2040 계획

광주시는 이미 2003년 ‘2020 광주권 도시계획’을 수립하여, 당시 건설교통부로부터 승인받아 실행해 왔다. ‘2020 광주권 광역도시계획’(이하 2020 계획)을 더 들여다보면 ‘2040 광주권 도시계획’(이하 2040 계획)의 윤곽을 미리 그려볼 수 있다.

‘2020 계획’에선 광주도심을 중심으로 2개 순환도로를 축으로 삼아, 담양·장성·나주·화순·함평으로 통하는 5개 방사형 도로망을 구상했다. 이는 현재 충분히 실행됐다 볼 수 있고, 광역권내 원활한 교통을 위한 개선사업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광주 혼잡도로 개선사업’에는 각화동과 북부순환도로 일대가 포함되어 광주-담양 간의 진출입은 물론, 화순으로 이어지는 광주 제2순환도로 이용도 더욱 편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장성삼계와 광주하남 간 도로, 첨단3지구 진입도로 등도 신규 건설되어 광주 북부 쪽 물류경쟁력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2040 계획’엔 도로 뿐 아니라 철도도 더해질 전망이다. 이미 지난 3월 광주시와 전남도, 나주시, 화순군은 광주지하철과 광역철도를 연결하는 노선 단일안에 합의한 바 있다. 나주는 평동역과 상무역을 나주광역철도와 연결시켜 순환노선을 만들고, 나주 혁신도시의 정주여건을 개선할 계획이다. 화순은 소태역에서 전남대병원까지 철도를 연결하고, 향후 생물의약산업단지의 접근성도 높일 계획이다. 이중 광주-나주 광역철도가 지난 7월 국토교통부 ‘제4차 대도시권 광역교통시행계획’에 포함되었다.

교통 뿐 아니라 지역별 개발 방향도 중요하다. 광역권 각 지역의 잠재력과 특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발전 구상이 필요하다. ‘2020 계획’에서는 이미 나주 혁신도시는 물론, 남평 혁신도시 등이 포함되어 있었고, 이에 대한 추가 발전 계획과 새로운 산업단지 등이 ‘2040 계획’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광주 광산구와 함평 월야면에 걸쳐 위치한 ‘빛그린국가산업단지’다. 광주형일자리를 통해 지역인재를 93% 채용한 광주글로벌모터스도 이 곳에 자리 잡고 있으며,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이전이 유력하다. 광주·전남 상생과 향토기업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긍정적인 이전이라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광주의 연구개발 인프라와, 전남의 재생에너지 자원을 연계하는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도 추진중에 있다. 스마트 그리드, 에너지 효율 향상 등의 사업들을 나주 혁신도시, 빛그린산단, 장성나노산단에서 수행할 예정이다. 또한 나주에 한국에너지공대(한전공대)를 설립하여, 일대를 세계적 수준의 산학연 클러스터로 조성할 예정이다.

나주 한전공대 조감도

광주·전남 통합단계로 나아가야

과거 이러한 산업단지들은 해당 지역의 자산으로만 여겨졌으나, 인접 도시간의 이동이 비교적 자유로워진 요즘엔 ‘지역 자산’은 좁은 의미에 불과하다. 광주 시민이 화순, 함평 등으로 출근을 하고, 장성 군민이 나주, 담양으로도 출근한다. 광역권의 산업단지 하나가 여러 지역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 광역권 주민들이 하나의 경제권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지역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광역도시계획의 목표중 하나라 할 수 있다.

광역도시계획은 광주·전남의 장밋빛 미래를 그리게 하지만 우려되는 점도 있다. ‘2020 계획’은 광주권의 계획인구를 220만 명으로 설정했지만 현재 광주권의 인구는 170만 명(광주 144만, 인접 시군 30만)이 조금 넘는다. ‘2040 계획’이 허황된 망상이 되지 않도록 치밀하게 수립해야 함은 물론, 인구 규모를 고려하여 다음 단계까지 대비해야한다. 다른 지역의 광역권 인구가 300만에서 700만 명에 이르는데, 광주권은 전남 전체 인구를 더해야 300만 명을 넘는다. 광주·전남 통합에 대한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는 이유다. ‘2040 광주권 광역도시계획’이 광주권역의 청사진을 그리고 향후 광주·전남 통합의 초석이 되길, 많은 도민과 시민들이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