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의 안방 침투? 이재명과 민주당의 호남 수성전 尹, 지지율 상승세에 복합쇼핑몰 이슈 점화 임창균 기자 hoahn01@hanmail.net |
| 2022년 02월 21일(월) 13: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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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이 바뀐다?
국민의힘은 호남에서의 선거양상에 대해 연일 장밋빛 미래를 그리고 있다. 당초 호남에서 20% 이상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하루가 다르게 목표치가 올라가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18일부로 “호남 지지율 목표치를 25%에서 30%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갤럽이 15-1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윤석열 후보의 호남 지지율이 전주 6%에서 18%로 크게 올랐고, 리서치뷰가 15-1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전주 23%에서 33%로 올랐다. 대체로 이재명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크게 하락하지 않았기에 무당층이 윤석열 후보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은 그간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에 대해 ‘여론조사 지지율과 실제 득표율은 다를 것’이라는 입장이었으나 대선이 3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결과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지난 3일엔 이준석 대표가 진도를 방문한 자리에, 민주당 소속의 이동진 진도군수와 박금례 진도군의장이 참석한 것에도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김승남 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은 “일반적인 다른 당 대표 방문은 존중 차원에서 이뤄질 수 있지만, 선거상황의 특수성을 따져야한다”고 밝혔다. 이런 민주당의 반응과 언론보도에 대해 김철근 국민의힘 당대표 정무실장은 “민주당이 급해진 모양이다. 평소에 신경써야 할 일”이라고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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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호남은 우리 안방
심상치 않은 호남의 움직임에 민주당은 18일 호남 유세에 총동원령을 내렸다. 이재명 후보는 18일, 순천을 시작으로 목포와 나주를 거쳐 오후에는 옛 전남도청 앞인 5‧18민주광장에서 유세를 벌였다. 민주당에선 줄곧 호남의 ‘이재명 지지열기’를 전국으로 확산하자고 강조했으나 압도적인 지지율이 나오지 않는다면 앞으로 선거운동에서 추진력을 잃게 된다. 이 때문에 전통적 지지기반인 광주‧전남지역을 이재명 후보가 직접 훑으며 표심 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후보는 순천 유세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준비된 대통령이었기에 IMF위기를 극복했다”며 윤석열 후보를 겨냥해 “국정에 모르는걸 당연하게 말하는 리더로는 엄혹한 환경을 견딜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호남득표율 목표치를 30%로 잡았다면 더불어민주당은 민주화의 상징인 광주에서 85%이상, 전남에서 90%이상 득표율을 목표로 삼고 있다. 민주당 광주 선거대책위원회 송갑석 위원장은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의 본격 등판, 윤석열 후보의 ‘적폐수사’발언 등을 근거로 이 같은 목표 득표율을 제시했으며 “각 지역위와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호남 표심 바닥까지 긁어모으겠다는 심정으로 뛰어다니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전남 선대위원장을 맡은 김승남 전남도당 위원장은 ‘지방선거 입후보자 대선 투표소 책임제’를 바탕으로 대선 승기를 잡겠다고 공언했다. 전남도당이 추진중인 투표수 책임제는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에게 투표소를 할당하여 투표서별 대선 투표율을 지방선거 공천에 반영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소속 전남도의원과 기초의원들은 민주당의 대선 승리를 위해 지역구 유세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의 총괄선대위원장의 등판은 민주당에겐 더 없는 호재다. 그간 ‘원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이재명 후보 혼자 뛴다’는 평가와 있었으나 이 전 대표의 등장으로 정리정돈이 되는 모양새다. 당대표 시절에도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역대 가장 좋은 성과 낸 당정청 관계”라는 평을 들은 만큼 내부 잡음을 줄이고 기강을 잡는 데는 제격이라는 평가다. 위원장이 되자마자 여당 인사들을 향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자제령을 내려 논란이 될만한 언급을 차단하려 노력했고, 김혜경 여사의 과잉의전 논란에 대해서도 빠른 사과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선거 유세에서도 “후보처럼 뛴다”는 평을 받을 정도로 호남과 친문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만 이 전 대표의 복귀 이후로도 소소한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추미애 전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대표에게 “이재명 후보를 대장동 범인으로 몬 것을 사과해야한다”고 비판했으나 이재명 후보가 직접 추 전 장관에게 연락해 글 삭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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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에만 없는 복합쇼핑몰 이슈
16일, 윤석열 후보의 광주 유세에서는 복합쇼핑몰 언급이 화제로 떠올랐다. 윤 후보는 광주 광산구 송정매일시장 유세에서 검사 시절 광주에서 근무한 점을 언급하며 “제게는 지역주의라는 것 자체가 없다”며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한 표를 줄 것을 호소했다. 또한 “다른 지역에 다 있는 복합쇼핑몰이 민주당의 반대로 광주에는 들어서지 못했다’면서 자신이 대한민국의 번영과 광주의 발전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여러 커뮤니티와 지역 카페에서는 복합쇼핑몰에 대한 논쟁이 들끓었다. 인구 144만이나 되는 광주에 복합쇼핑몰이 없어서 놀랬다는 반응과 함께, 지금까지 어떤 지역에서 유치를 추진하다 무산됐는지가 화제가 되었다.
실제로 광주는 유통업계에서 복합쇼핑몰의 무덤으로 꼽힌다. 코스트코 순천점은 2014년 조건부 건축허가까지 받았으나 시민단체 반대와 여러 이유로 2016년 입점을 포기했다. 광주시는 2015년 광주신세계와 함께 복합쇼핑몰은 포함한 특급호텔 건립을 추진하여 인근 부지까지 매입했으나 마찬가지로 시민단체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에서는 인근 중소상인들의 생존권을 이유로 들어 반대 입장을 당시 윤장현 시장에게 보내기도 했다.
윤 후보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은 즉각 반박했다. 민주당 선대위 민생실천위원회는 “소상공인 고통을 외면하고, 광주정신을 훼손하는 계략”이라 평했으며 송갑석 광주시당위원장 역시 “지역 경제구조에 대한 상식없이 논쟁을 부추겼다”고 했으나 지역민들의 거센 반발에 한발 물러섰다. 실제로 지난해 실시한 광주시 대형쇼핑몰 유치 여론조사에서는 58%가 적극 유치를 찬성한 바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 주민들의 요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이를 윤석열 후보가 제대로 파고들었다는 평이다. 광주 지역 유권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상황이다. 윤 후보의 언급으로 복합쇼핑몰이 이슈화가 되었고 민주당 역시 입장을 ‘논의’로 전환한 만큼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복합쇼핑몰 유치 전망이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광주에 던진 윤석열의 한 수가 제법 매섭다. 이재명과 민주당은 과연 안방에 성큼 들어온 윤석열을 쫒아낼 수 있을까. 아니면 윤석열의 호남 공략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임창균 기자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