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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불안감으로 인한 초저출산, 외국인에 대한 막연한 혐오, 외식업과 문화산업, 여행업의 쇠태 등 많은 전문가들이 더 이상 코로나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
이에 본지는 '김영희의 남미 여행기'라는 코너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삭막해진 세계 정세 속에서, 여행에 대한 소중한 추억들을 되살려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편집자주>
요즘 같을 때면 푹푹 찌는 날씨를 피해 어디라도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그러나 ‘코로나’라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을 맞아 선뜻 출발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보고자 꺼낸 사진첩은 이런 나에게 많은 위로가 된다. 여행을 좋아하기에 그동안 수많은 나라를 다녀왔다. 그곳에서의 추억 또한 아직 생생하다.
하지만 모든 일에 있어서 우선순위가 있듯, 나에게도 가장 설렜던 여행지가 있는데, 바로 ‘남미’이다. 남아메리카라고 불리는 이 대륙의 여정은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다.
▲ 여행의 시작, 페루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 2019년 11월. 딸과 함께 인천 공항에서 여행을 시작했다. 페루까지 한 번에 가는 직항 항공이 없던 상황. 약 14시간 소요되는 비행기를 2번 연속으로 갈아탔다. 그래서인지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페루 리마에 도착했을 때에는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이대로 그냥 시간을 흘려보낼 수 없어 도착한 후 곧바로 구시가지 투어를 했다. 아르마스 광장(Lima Plaza de Armas)... 식민지 시대의 유럽풍 건축물들로 둘러싸여 있었고, 199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한다. 열대 나무들이 인상적이었던 그 광장 안에는 휴식을 즐기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광장의 북쪽과 동쪽으로는 각각 대통령 궁과 산프란시스코 리마 대성당이, 나머지 양쪽과 산 마르틴 광장으로 이어지는 우니온은 번화한 거리가 형성되어 있었다. 이는 센트로 지구의 메인 거리로 옷가게, 카페, 음식점 등 온갖 상점들이 줄지어 있어 눈과 귀가 즐거웠었다.
▲ 오아시스 마을의 신비
이후, 리마에서 버스로 4~5시간 소요되는 ‘와카치나’라는 곳으로 갔다. 시내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뿜었던 그곳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만큼 신비스러웠다. 사막 한가운데 거대한 야자수들로 둘러싸인 오아시스가 있었고, 샌드보딩을 즐기기 위한 사막의 모래 언덕이 즐비했다.
RC카를 확대시켜 놓은 듯한 버기(지프차)를 타고 사막을 질주하는 ‘버기 투어’를 했는데 말할 수 없는 스릴과 공포를 느꼈다. 고운 모래로 이루어진 사막과 이카 시내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전망은 아무리 좋은 사진기로도 온전히 담지 못할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 잉카제국의 향기를 찾아서
다음 투어는 잉카제국의 문명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고도 3740m 안데스 산맥의 고원에 있는 ‘쿠스코’였다.
쿠스코의 중심지 아르마스 광장(Cuzco Plaza de Armas)에는 스페인 식민 시대의 관청들과 성당들이 잉카의 주춧돌 위에 세워져 있다. 12각의 돌이 박힌 잉카의 돌벽을 토대로 해서 세워진 종교 예술 박물관이나 잉카 제국의 황금 궁전 터에 세워진 산타도밍고 성당은 잉카 문명을 파괴한 약탈자들의 건물이었다. 이 성당은 지진으로 그 모습이 사라졌지만 남아있는 잉카의 건물은 제국 건축의 견고함을 증명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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